[스포주의] 회복술사의 재시작 5권 리뷰 -주인공의 정력은 어디서 오는 걸까-
조금 진한 스포일러가 들어가 있습니다. 성적인 표현도 좀 있고요. 글도 깁니다. 싫으신 분은 빽 하시거나 페이지를 닫아 주세요.
'괴롭힘을 당했으니 복수를 하는 건 당연한 거다.' 이 작품의 주인공 '케얄가(본명 케얄)'의 모토가 이것입니다. 그에겐 복수는 또 다른 복수를 낳는다 같은 고리타분한 설교 같은 건 애초에 탑재되어 있지 않죠. 첫 번째 생에서 당했던 단순한 괴롭힘을 넘어서는 인격과 인간으로서 최소한으로 보장되어야 할 존엄까지 파괴한 용사 무리와 지오랄 왕국에 대해 어쩌면 그의 복수와 증오는 당연하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두 번째 생에서 복수를 다짐하죠. 촌에서 잘 살고 있는 자신을 용사라 부추겨 대려 갈 때는 간이라도 내줄 것처럼 그러더니 도착해서는 쓰레기 취급에 밤이면 밤마다 역강X(1)을 당해야 한다면, 이후에는 약에 절여서 인격을 없애고, 개돼지처럼 혹사 시키고, 마왕을 무찌르러 여행 중일 때는 여성 동료들에게 성추행 당하는 건 예사고 남자 동료에게는 등짝 좀 보자를 당하는 나날이 지속된다면 과연 맨정신으로 있을 수 있을까.
자, 나의 복수극이 시작된다. 좀 다른 말이긴 한데, 어릴 적 부모에게 학대를 당한 아이가 커서 자기 자식에게 같은 행동을 할 확률이 꽤 높다고 하죠. 오히려 반대로 가족을 극도로 아끼는 경우도 있다고는 합니다만. 아무튼 우리의 주인공 케얄가는 두 번째 생에서 전자를 선택해버립니다. 니들도 같은 꼴을 당해봐라. 현자의 돌만 있으면 세계를 다시 쓸 정도로 힘을 가진 용사에 아무리 쓰레기 스킬이라도 갖다 붙이기 나름이라고 설정을 무적으로 만들어 놓았는데 아무도 주인공에게 대적할만한 인물이 없어요. 이쯤 되면 남은 건 유린 밖에 없겠죠. 근데 주인공은 복수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수단으로만 이용한다는 것입니다. 복수를 뛰어넘어 허무를 향해 달려가는 것이 아닌, 자신이 겪었던 인격과 존엄을 파괴하는 데만 몰두한다는 것인데요. 마법의 용사 왕녀 플레어, 감언이설로 자신(주인공)을 꾀고 약에 절게 만들어 인격을 말살하고 성추행을 일삼았던 그녀는 주인공에게 있어서 최악의 존재였죠.
검의 용사는 플레어에게 괴롭힘당하는 주인공을 질투해서 역시나 성추행에 두들겨 패는 걸 일상으로 삼았더랬습니다. 대포의 용사는 허구한 날 등짝 좀 보자고 하는데 배겨날새가 없었어요. 그렇게 첫 번째 생을 마감한 주인공은 두 번째 생에서 복수를 다짐하죠. 근데 보통 이런 일을 당하면 트라우마로 인해 같은 일에는 거부감이 생기기 마련이잖아요. 하지만 주인공은 이에는 이라는 듯 아랫도리로 복수극을 펼치기로 마음먹게 되죠. 사실 당한 만큼 돌려준다. 뿌린 대로 거두는 법이라는 격언처럼 가해자도 똑같은 일을 당하게 해줌으로써 복수는 완성된다. 여기까지는 정상적인 흐름인데 문제는 이걸 뛰어넘는다는 것입니다. 주인공은 복수라는 미명 아래 강X을 밥 먹듯이 해대죠. 여기엔 복수 대상자 뿐만이 아니라 길 가다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이 있다면 남자는 죽이고 여자는 강X을 합니다. 물론 여기엔 주인공이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개연성이 있긴 있어요.
가령 이브(차기 마왕)를 보호하면서 그녀(이브)를 죽이려 오는 암살자라든지 정보를 모으러 온 이브 반대파의 척후병이 나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개연성을 들이 대죠. 근데 문제는 그냥 둬둬 별다른 일 없이 넘어갈 일인데도 상대로 하여금 먼저 공격케하고 옳거니 이건 복수해도 정당하다며 남자는 죽이고 여자는 강X을 해버립니다. 클라이맥스는 어떤 도시에서 알게 된 친구를 노른 공주(플레어 동생, 이후 주인공에 의해 엘렌으로 개명 당함)를 잡기 위해 일부러 죽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그래놓고 복수라며 노른 공주를 붙잡아 역시 강X을 해버리는 만행을 저지르죠. 사실 노른 공주도 주인공에게 있어서 적이나 마찬가지였지만 첫 번째 생에서 거의 접점도 없었고, 두 번째 생에서도 그를 그다지 괴롭히지도 않았어요. 단순히 지오랄 왕국의 둘째 왕녀라는 이유만으로 주인공의 먹이가 되어 버린 것입니다. 다른 히로인들인 이브와 세츠나 그리고 검성 크레하도 별반 다르지 않는 일을 당하죠.
그래서 진정으로 주인공에게 마음을 주는 히로인은 있는가 하는 물음을 던진다면 답은 없다입니다. 플레어, 노른 공주는 스킬로 성격과 인격을 개변 시키고, 세츠나는 레벨 한계 돌파라는 먹이를 던지고 노리개로 삼아 버렸습니다. 크레하와 이브는 감언이설로 농락해버리는, 본심에서 우러러 나오는 호감이 아니라 인위적으로 조작해서 탄생한 호감, 과연 주인공은 히로인들에게 사랑받고 있는가. 이 세상 쓰레기 남자 주인공이 있다면 압도적인 1위가 이 작품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것은 첫 번째 생에서 자신이 당했던 짓을 똑같이 히로인들에게 해주고 있는, 마음에 안 드는 여자에겐 더 심한 짓을 하는 것에서 첫 번째 생에서의 용사들보다 질이 더 안 좋다고 할 수 있어요. 어떻게 이런 설정에 이런 주재인 작품이 전연령가일까. 이전에도 언급했지만 출판사의 능력이 대단하다고도 할 수 있기도 한데 한편으로는 우려스럽기도 합니다.
글이 길어지는군요. 아무튼 이번 5권은 이브를 마왕으로 만들기 최종편입니다. 그리고 새로운 이야기의 서막편이기도 하고요. 첫 번째 생에서 가련한 마왕 '이브'를 잊지 못해 두 번째 생에서 그토록 찾아 헤맸던 이브를 만나 진실된 사랑이 꽃 피나 했더니 몸만 탐하는 역시나 쓰레기 그 이상의 모습을 보이지 않는 주인공에 찬사를 보냈었는데요. 주인공의 진짜 목적은 현 마왕이 가지고 있는 현자의 돌을 탈취였을 뿐, 사실 이브를 마왕의 자리에 앉히는 건 장식장 위에 놓여 있는 헌돌을 빼내고 그 위에 새로운 돌을 얹힌다는 그 이상의 의미는 없어 보였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격한 전투씬도 없어요. 이브가 세 번 소환하면 죽는다는 신조를 꺼내 마을 사람들을 학살케하는 모습은 이놈 어딜 봐서 용사 찌끄레기인가하는 의문을 심어주기도 했고요. 이브의 종족이 다른 마족들에게 괴롭힘을 당했다고 지가 당한 것도 아닌데 복수랍시고 되뇌는 장면은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마왕을 뛰어넘어 새로운 이야기로 넘어갈 때는 역시나, 그동안 여러 작품들을 보면서 느낀 게 일본 작가 중 상당수는 신(神)에 뭔가 환상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닐까 했군요. 이 작품에도 나와요. 마왕을 뒤에서 움직인 게 누구인가 하는, 그로 인해 자신(주인공)이 한 짓은 뻘짓이었고, 이번에 마왕이 된 이브는 주인공 이기심 때문에 원하지도 않은 희생양이 되게 생겼죠. 그 나름대로 이브를 지키려고 노력은 하겠다지만 어디까지나 장난감이 망가지는 게 싫어서 지, 진실로 그녀를 사랑해서 그러는가 하면 글쎄? 아닌 거 같은 데라는 말 밖에 할 수가 없어요. 그만큼 주인공은 좋은 말로 하면 정신이 망가져 있고, 나쁜 말로는 dog쓰레기라 할 수 있어요. 물론 이런 느낌은 필자의 주관적이라서 다른 분들과 의견이 다를 수 있습니다. 사실 중간중간 주인공은 정상적인 사고관을 보이기도 해요. 하지만 비정상적인 사고관을 더 비추는지라 퇴색되어 버리죠.
맺으며, 4권에서 하차하려 했습니다만. 6권쯤에서 완결 짖지 않을까 해서 흥미 차원으로 5권을 구입하였군요. 그토록 보고 싶어 했던 이브도 만났고, 남은 복수자는 대포의 용사 브렛 밖에 없는 데다, 지오랄 왕국은 검의 용사는 요단강 건너갔고, 플레어 왕녀와 노른 공주, 검성 크레하가 주인공에게 떨어진 이상 별다른 전력이 없는 왕국으로서는 주인공을 막을 제간이 없어 보였거든요. 근데 4권에서 조짐은 있었지만 그래도 신(神)까지 들먹이면서 새로운 이야기로 접어들 줄이야... 허구한 날 섹X만 해대고, 자기 좋을 대로 이유를 붙여 강X도 밥 먹듯이 하고, 그러다 보니 이야기에서 개연성은 찾아 볼 수가 없어요. 복상사로 죽어 버리면 재미있어 질텐데. 애초에 체액으로 레벨 한계를 돌파한다는 주재 자체가 동인지에서나 볼법한 거 아니었는지. 게다가 소설가가 되자에 연재된 작품의 폐해 중 하나가 주인공이 고생을 안 한다는 것입니다. 첫 번째 생에서 고생은 했다지만, 그래도 두 번째 생에서 난관을 넘을 때 극적인 장면이 있었으면 좋았겠건만 '나는 무적이다'라는 대사는 정말 치가 떨렸군요. 진즉에 4권에서 하차하는 건데...
- 1, 용사 채액은 남녀 구분없이 레벨 한계를 돌파 해준다는 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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