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 보석을 토하는 소녀 5권 리뷰

라노벨 리뷰 | 2017. 8. 20. 15:56
Posted by 현석장군

 

많은 도서를 읽지는 않았지만 유독 필자를 곤혹스럽게 하는 장르가 있습니다. 바로 보석을 토하는 소녀라는 작품이 그러한데요. 이 작품은 제목과 내용에 상당한 괴리감이 존재합니다. 그러니까 제목으로 그 작품의 내용을 유추했다가 덜컥 구입했더니 내용은 전혀 딴판이라는 거죠. 이런 작품들이 은근히 있습니다. 물론 어쭙잖게 유추했다가 피 본건 너고, 막말로 보는 안목이 없어서 그렇다 같은 비아냥을 들어도 할 말은 없습니다만,(그래서 6권부터는 구매를 고려하기로 했습니다.)


여튼 이번 에피소드는 클루의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로 크게 두 가지가 들어가 있는데요. 첫 번째로는 민완 경찰 '나츠'에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나츠'는 여경으로써 남다른 정의감에 마을 치안을 담당하며 오늘도 불철주야 순찰을 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클루와는 좋은 사이를 유지하고 있지만 그녀(클루)의 상사 '스푸트니크'와는 세상에 둘도 없는 앙숙으로 자리 잡고 있는 건 유명하죠. 왜 이런 앙숙관계가 되었는지 나오지만 이건 크게 중요하지 않으니 넘어가고 둘의 관계에서 역설적이게도 스푸트니크와 클루가 처음 이 도시로 와서 자리 잡을 때의 과거 이야기가 나오면서 조금은 클루의 성장기를 엿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남자이면서 '마법 소녀' 나기땅으로 분장해서 필자에게 어안이 벙벙하게 만들었던 샤오란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여존남비의 극치를 보여주는 마법사 협회에서 남자의 몸으로 부회장인지 부부회장인지의 자리까지 올라간 엘리트입니다. 1권 시작 초반 스푸트니크와 클루가 보석점을 냈다는 소식을 접하고 밤중에 나기땅으로 변장해서 찾아온게 이들과의 인연의 시작이었는데요. 샤오란은 단순히 호기심에서 찾아온 게 아닌, 마법사 협회와 샤오란은 클루가 보석을 토하고 있다는 걸 어느 정도인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마법사 협회는 3권인지 4권인지에서 본격적으로 클루를 납치하려다 미수에 그치기도 했었죠. 보석은 마법을 부릴 때 촉매 역할을 하는 아주 중요한 소모품입니다. 그런데 보석은 고가죠. 그런 보석을 토하는 클루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고요. 여튼 납치라는 최악의 상황에서 그녀(클루)를 구해준 건 퍙숑이라는 의문의 마법사, 그리고 지금은 죽고 없는 샤오란의 약혼녀의 이름(이명)도 퍙숑, 죽은 줄로만 알았던 샤오란의 약혼녀 퍙숑의 등장은 본격적으로 클루에 관련된 이야기의 서막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죽은 약혼녀를 잊지 못해 마음앓이를 해왔던 샤오란, 그런데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약혼녀가 사실은 살아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그녀의 죽음 뒤에 마법사 협회가 자리 잡고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이야기는 차츰 파국을 향해 달려갑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참 거식한 게 나츠 에피소드를 거쳐 샤오란에 이르러 이거 클루와 무슨 관련이 있을까? 샤오란과 그의 약혼녀 퍙숑은 또 무슨 관계고 같은 지리멸렬한 이야기에 책을 몇 번이나 덮었더랬습니다. 차라리 0.5 같은 외전 형식이었다면 수긍이라도 할 텐데...


그런데 읽다 보니 전혀 무관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됩니다. 나츠 에피소드에서 과거 도적단에게서 구출된 지 얼마 되지 않은 클루가 스푸트니크 외에 처음으로 타인(나츠)을 접하며 서툴지만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은 찡하게 다가옵니다. "때릴 거야?" 사람을 두려워하는 클루가 나츠에게 던진 말입니다. 이것이 그녀(클루)가 걸어온 길이 얼마나 힘들고 괴로웠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했군요. 사실 이 작품의 본질은 이것입니다. 클루의 체질로 인해 그녀가 걸어온 길이 얼마나 힘들고 괴로웠는지 그리고 그 상처를 보다듬어 주는 사람이 누구인지 하는...


하지만 정작 내용은 전혀 딴판이었죠. 물론 알게 모르게 스푸트니크는 클루의 체질을 개선 혹은 낫게 해주려 백방으로 노력 중이고 그 결과 바람둥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같은 이야기도 내포하고 있습니다. 여튼 그렇게 과거와 현재를 비추며 그녀(클루)를 둘러싼 주변 인물들이 그녀(클루)를 얼마나 보살펴주고 보호해주려는지 단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츤데레처럼 그런 거 아니거든?라는 식으로 작가가 수줍음이 많은지 표면적(대놓고)으로 구체화해주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래서 성질 급한 사람과 겉만 보는 사람에겐 이 작품은 전혀 맞질 않을 것입니다.


맺으며, 샤오란의 약혼녀 퍙숑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 이후 클루의 체질 광석증에 관련된 에피소드로 넘어가지 않을까 싶군요. 그동안 알게 모르게 클루가 앓고 있는 광석증에 대한 복선이 더러 투하되긴 했지만 그런 것보다 현실을 살아가며 좋게 말하면 좋아하는 사람을 바라보며 마음을 아파하는 청춘 드라마이고 나쁘게 말하면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것이 벌써 연애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걸까 하는 눈살 찌푸러지는 일의 연속이었습니다.


사실 5권도 사실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클루를 조금 더 성장시켰더라면 좋았을 텐데 아직 이해도가 낮아서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걸 잘 이해하지 못하는 그녀에겐 연애는 조금 이른 게 아닐까 했군요. 거기다 벌써 다른 사람에게 연애 관련을 조언까지 해주다니 작가가 너무 앞서가는 게 아닐까 했습니다. 슬슬 작품의 본질에 접근하고는 있지만 그건 부차적이고 진짜는 이쪽이라는 것마냥 제목과 내용이 따로 노는 괴리감은 당분간 계속되지 않을까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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