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 우주군 사관, 모험가가 되다 1권 리뷰 -SF와 이세계 판타지의 만남-
중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사실 필자는 이 작품이 라이트 노벨인줄 알고 구매했더랬죠. 가격도 7천 원이나 했고, 온라인 서점 앱에서는 만화(코믹)라고 쓰여 있는 걸 찾지 못해서 평소처럼 구매 후 택배 도착하자마자 뜯어보니 똭!!!! 그렇다고 딱히 만화(코믹)을 싫어하는 건 아닌데, 원작이 라이트 노벨인 만화(코믹)는 더 이상 구매를 안 하려 했던 필자는 술 진탕 마시고 새벽 찬바람 맞은것마냥 정신이 번쩍 들었군요. 아무튼 이 작품은 라이트 노벨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제목은 다소 다른데, 일본명은 '우주 항공 사관, 모험가가 되다'입니다. 발매 당시 SF와 우리가 아는 이세계 판타지를 엮어 놓아 신선하다는 평을 들었으나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SF는 흐려지고 이세계 판타지가 부각되어서 실망하는 분위기인가 보더군요. 일본에서는 현재 4권(라노벨)이 발매되어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미발매입니다. 아무래도 일단 만화(코믹)로 먼저 간 보고 라노벨을 출시하지 않을까 싶은데 어찌 될진 모르겠군요.
주된 이야기는 지적 생명체 '벅스'와 인류와의 접촉으로 촉발된 전쟁을 그리고 있는데요. 주인공은 우주함 사관이 되어 벅스의 본거지를 찾다가 의문의 공격을 받아 타고 있던 우주함이 격침, 탈출해서 불시착한 행성이 이세계 판타지를 기반으로 살아가는 세상이었습니다. 주인공은 도착하자마자 마물에게 쫓기던 히로인 '클레리아'를 구해주는데요. 사실 이런 부분은 히로인이 위기에 빠졌다, 주인공이 구해준다, 이후 같이 동행한다, 메인 히로인이 된다. 같은 클리셰의 범주에 들어가기도 하지만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의사소통 부제라는 것이군요. 여느 이세계물처럼 스킬 혹은 여신에게서 능력을 받아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걸 막아놓으면서 차별을 꾀합니다. 그러다 보니 손짓 발짓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서로 이해하려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죠. 그리고 히로인 '클레리아'의 성격도 참 흥미로운데요. 주인공이 도와줬다고 대뜸 호감도 맥스를 찍는 것보다는 도와주는 것에 고마워하고, 그의 발목을 잡지 않으려 배려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군요.
주인공은 마물과 싸우다 다친 '클레리아'를 도와주며 생색내지 않는 젠틀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뭐 주인공은 언제나 상냥해야 된다는 이 업계의 불문율이니 어쩔 수 없겠죠. 팔, 다리를 다친 그녀에게 의족(표지 참조)을 만들어 주고, 그러고 보니 등장하자마자 팔, 다리가 잘린 히로인이라니 꽤나 파격적인 작품이기도 합니다. 아무튼 그녀를 내버려 둘 수 없어서 그녀가 가고자 하는 장소까지 동행하기로 하는데요. 여기서도 흥미로운 게 여느 작품이라면 대충 흘려버릴, 밥하는 장면 등 현실감 있는 생활상을 보여준다는 것이군요. 히로인 입장에서는 뭐 이런 다재다능하고 착한 사람이 다 있을까 주의 깊게 관찰하며 장래에 남편감 보는 듯한 시선은 이런 작품의 클리셰가 되겠죠. 여기서 중요한 점은 그 시선이 노골적이지 않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그녀는 주인공이 다친 자신을 버려도 이해하는 그런 부류가 아닐까 하는, 이러 면에서 비록 만화(코믹)이지만, 만화(코믹)임에도 이런 걸 느끼게 해주는 작가의 능력은 좋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맺으며: 사실 세계관이 말이 안 되는 게, 벅스는 범 우주적으로 침공 중인데 어째서 이 행성은 안전한가를 두고 의문이 생기는 건 어쩔 수가 없군요. 뭐 이건 나중에 밝혀지겠죠. 어쨌거나 고도의 문명과 낙후된 문명의 만남에서 지구 역사 중 하나인 대항해시대 같은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고 침공하는 그런 이야기를 엿볼 수 있었군요. 라노벨 업계로 표현하면 결국은 이세계 전생의 한 축이 되겠고요. 주인공은 문명(스킬, 스테이터스)의 이기를 이용해 마물을 퇴치하고 히로인을 도와주죠. 히로인의 반응도 딱 이세계로 전생한 주인공을 보는 시선이고요. 아마 이것 때문에 처음엔 우와! 하다가 독자들이 등을 돌리지 않았을까 싶습니다만. 필자는 그것보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등장인물들의 감정에서 이 작품을 평가해야 되지 않을까 합니다. 솔직히 작화는 거짓말로도 좋다고 할 수 없어요. 그럼에도 필자가 이 작품에 대해 호의적인 건 등장인물들의 성격 때문이군요.
'만화(코믹) 리뷰&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포주의] -코믹- 최약 테이머는 폐지 줍는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1권 리뷰 (1) | 2025.01.30 |
---|---|
[스포주의] 던전 관리자 1권 리뷰 -어쩌면 블랙 기업에 취직- (0) | 2022.03.11 |
[스포주의] 코믹(만화) 이세계 피크닉 1권 리뷰 -심리묘사는 일단 합격점- (0) | 2021.01.31 |
[스포주의] 고블린 슬레이어 코믹 6권 리뷰 -행동력, 배려, 죽어랏!- (0) | 2020.07.01 |
[스포주의] 변경의 노기사 코믹 1권 리뷰 -원작의 분위기를 제법 잘 살린 코믹- (0) | 2020.05.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