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 세계 최고의 암살자, 이세계 귀족으로 전생하다 1권 리뷰 -중2병, 화려하게 날아오르다-
중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특별한 건 없습니다. 필자는 이 작품에 대해 흥미보단, 월별 구매량이 정해져 있는데 그 구매량에 맞추려다 보니 이 작품이 낑겨온 것인데요. 그렇다곤 해도 시놉시스의 내용 중 "내 임무는 용사를 죽이는 것"에 조금 혹한 것도 있었습니다만. 사실 용사가 주인공이거나 서브 주인공이 되어 어쨌거나 정의를 관철하기 위해 노력하는 작품이 주류인 라노벨계에서 용사가 악당으로 비춰지는 내용에 혹하지 않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단도직입적으로 읽고 나서 흥미롭다거나 재미있었나?로 접근해 보면 일단 1권으로는 애매하다는 것입니다. 설정을 좀 소개하자면, 흔하디흔한 이세계 전생물에 실패와 좌절이 없는 먼치킨물이죠. 여신에게 치트를 받고 이세계에서 이를 바탕으로 괴물이 되어 가며, 하렘이 존재합니다. 현실 지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마법을 창조하기도 하고요. 주인공은 현실에서 세계 최고의 암살자였고 나이가 들자 토사구팽 당한 후 요단강 건넌 뒤 이세계로 옵니다.
그 과정에서 주인공은 여신에게서 미래에 용사를 암살해달라는 의뢰를 받습니다. 여기엔 필자가 예전에 언급한 적이 있는, 마왕을 무찌른 용사는 그 힘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에 의해 새로운 마왕이 될 수밖에 없다는 무거운 주제가 깔려 있죠. 다만 이 작품에서는 미래에 마왕을 무찌른 용사가 자기 힘에 취해 폭주하여 세계를 멸망 시킨다고 여신은 말합니다. 하지만 보통 이런 말은 악당이 흔히 하는 블러프에 지나지 않으며, 주인공이 의문을 내비치 않는 것에서 악당은 결국 여신이 될 수밖에 없다는 복선으로 다가옵니다. 이미 그런 전조도 보이기도 하고요. 사실 현실적으로 보면 이런 설정은 이야기(목적)를 이끌어가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이고, 결국 요점에 다가갈수록 나쁜 용사가 아니었습니다, 흔히 일본 서브컬처에서 표현되는 "다녀왔어요", "어서 와!"로 귀결되겠죠. 그래서 매우 알기 쉬운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런 부분들에서 라노벨이라는 특성을 매우 잘 살렸다고 할 수 있죠.
주인공은 이세계에서 암살 업을 하고 있는 남작(계급)가에 둘째(첫째는 비명횡사한 듯)로 태어나 아버지에게서 암살에 관련한 모든 기술을 전수받고, 여신에게서 받은 치트와 현실에서 암살 업을 했던 경험을 살려 자신만의 기술을 닦아 갑니다. 용사는 매우 강력하여 어쭙잖은 실력으로는 상대조차 되지 않는다는 설정으로 정면에서 맞붙으면 아무리 노력한 들 이길 수 없는 게 이세계 용사라고 합니다. 그래서 주인공은 자신의 전문 분야인 암살을 극한까지 끌어올려 용사에 대응한다는 시나리오를 작성해 가죠. 그래서 주인공 먼치킨은 일견 개연성을 충족 시키기도 합니다. 그런데 초점이 여기에 맞춰져 있다 보니 좀 삭막한 모습들을 보여줍니다. 암살에 익숙해진다며 사형수를 대량으로 데려와 교보재로 쓰고, 이세계 전생물이 다 그렇듯 스킬과 능력 맞추는데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보니 그림으로 치면 살풍경한 장면들이 많습니다. 또한 중2병식 설정이 많이 들어가 있기도 하죠.
가령 주인공 스승으로 오는 메인 히로인 '디아'는 사촌이고(동인계에서 흔한 설정), 숲에서 하녀가 되는 여자애를 줍고(보통 노예에 해당), 여신이 등장하는 치트가 있고(주인공 먼치킨은 필수 코스), 용사가 있고(더블어 마왕도), 하렘이 있고(14살에 벌써 3명 접수), 현실 신문물을 전파하는 것(우매한 이세계 사람들), 그걸 응용해서 총기류를 만드는 것(열처리는?), 그리고 중2병의 하이라이트로 마안(데빌 아이즈)을 붙이는 것, 생각만으로 뭐든 만들어내는 능력(희귀 광석, 화장품), 한창 사춘기를 구가하는 청소년의 로망인 120mm 전차포(그러니까 열처리는?)는 이 작품의 백미죠. 주인공은 이걸 14살 될 동안 다 이뤄냅니다. 그래서 이 작품은 현실을 직시하는 어른(성인)이 봐선 안 됩니다. 너무나 비현실적이라서 아마 1/3도 못 읽고 냅다 던져버릴 테니까요. 반대로 중2병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환장하는 작품이 되겠죠. 그래서 6권이나 정발 되었을 테고요(참고로 애니화도 됨). 아마 나름대로 독자층이 형성되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렇게 주인공은 스승 '디아'를 필두로 하녀 '타르트', 상인 '마하'를 하렘이자 암살 조수로 기용하고 본격적으로 암살 업을 시작합니다. 암살은 용사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일단 암살 업을 하는 집안에서 태어났으니 본업도 해야만 합니다. 1권은 암살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고 가짜 신분을 만들기 위해 여러 일을 하는 등 기반을 닦는데 많은 지면을 할애합니다. 또한 자신의 스킬을 수련하는데 집중하고요. 사실 이 과정에서 스킬만 있으면 만능이라는 듯이 노력이라곤 개뿔도 없이 마구 만들어내고 스킬을 수련해가는 통에 헛웃음이 끊이질 않았군요. 사실 먼치킨은 좋은데 실패와 좌절에서도 배우는 것이 있을 텐데 작가는 이런 점을 간과하는 것 같아 많이 아쉽기도 합니다. 암살계 특성상 실패는 곧 죽음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이게(먼치킨) 이런 작품의 특징이기도 하니까, 딱히 읽는 독자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니니 왈가왈부할 필요는 없겠죠.
맺으며: 이 작품은 '흔해빠진 직업으로 세계최강' 하위 버전쯤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다고 아류작이라는 소리가 아니니 오해는 없길 바라고요. 스킬 명이라든지, 총기류라든지, 전차 포라든지, 마안(데빌 아이즈)이라든지, 온갖 중2병 요소는 다 나옵니다. 거기다 사촌과 하녀(노예) 히로인 속성은 오타쿠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들이죠. 흔직세 또한 이런 점들을 높게 사서 인기가 있는 것이고요. 다만 이 작품(암살 귀족)은 흔직세가 가진 중2병 본연의 개그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위 버전 그 이상은 되지 않으며 그로 인해 꽤 딱딱한 느낌을 받죠. 이걸 해결하기 위해 하하 호호 단란한 주인공의 가족을 연출하려 했는지 모르겠지만 도리어 이질감만 잔뜩 선사합니다. 뒷구멍으로는 암살을 하고, 사형수들을 데려와 교보재로 쓰는 집이 요리를 누가 만들지를 두고 밝은 분위기를 내고 백치미 넘치는 엄마 속성이 더해져 웃음기 넘치는 가족애는 어딘가 삐뚤어지고 망가진 세계를 보는 듯했군요.
위에서 할 말 다 해놓고 할 말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사실 1권으로 이 작품을 예단하긴 힘들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일 중요한 용사가 아직 등장하지 않았거든요. 진짜 악당일지 아니면 여신의 농간에 의해 혐의를 뒤집어쓰고 있는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니까요. 먼치킨과 노력 없는 능력 발현을 빼고 이 작품을 접해보면, 주인공이 전생 전에 암살자로서 느끼지 못했던 인간의 따스함을 느껴가며 인간다움으로 완성되어가는 그런 면도 없잖아 있습니다. 가족을 소중히는 기본 패시브니까 일일이 열거할 필요는 없을 테고요. 그래서 저 위에서도 언급했던 "다녀왔어요", '어서 와"의 부분은 주인공이 아니라 주인공에 이끌려 세상으로 나오는 '용사'가 되지 않을까 그런 느낌도 있습니다. 이세계의 근본이 되는 여신으로부터 존재를 부정 당하는 용사의 이야기니까 어쩌면 2권부터는 중2병 요소보다는 인간미를 좀 더 부각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그래서 필자는 고민에 빠졌군요. 1권의 이야기가 워낙 허황된 이야기라 2권 구입을 망설였는데 1권 후반부터 인간미를 넣어 놓기 시작하는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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