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 최흉의 버퍼 [화술사]인 나는 세계 최강 클랜을 이끈다 2권 리뷰 -말빨로 세계를 통일할 기세-
중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아르마(히로인 2호, 정상적인 성장 과정을 거치지 않아 맛이 갔음)와 코우가(사무라이, 역시 성장과정이 순탄치 않아 인생이 비굴모드)를 동료로 영입하고 랭크 업도 하면서 파티는 구색을 갖춰 갔지만 주인공은 이에 만족할 성격이 아니었죠. 동료를 노예로 팔고 폭력단 하나를 궤멸 시키면서 원하는 데로 안 좋은 의미로 일약 스타가 된 주인공은 누군가를 발판으로 삼아 더욱 도약하기로 마음먹고 다음 희생양을 찾습니다. 본 작품의 주인공은 견실하게 마물을 쓰려트려 가며 차곡차곡 성장하여 최강이 되기보다는 누군가를 이용해서 빛을 얻으려는 성향을 가졌습니다. 그래서 자기보다 강한 시커(모험가)나 폭력단 두목에게도 시비 터는 걸 마다하지 않죠. 그렇게 도발하여 상대가 발끈하면 상대는 이미 주인공 의도에 말리게 됩니다. 주인공 의도에 말리면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말빨이 매우 좋습니다. 근데 주인공은 자기가 이기지 못할 거 같으면 상대가 바라는 이익을 던져 관심을 끌기도 하고 약점을 잡아 협박하기도 합니다.
이익을 얻은 쪽은 주인공을 찬양하고, 약점이 잡힌 쪽은 찍소리를 못하고 이용당하기만 하죠. 이번 2권에서는 더욱 위로 올라가기 위해 도시에서 제법 인지도가 있는 클랜을 함정에 빠트려 궤멸 시킵니다. 이 클랜은 범법자도 아니고, 누구에게 폐를 끼치는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인지도가 있다는 이유로 이들과 시합해 이겨 자신(주인공)의 가치를 드높이려 하죠. 근데 그냥 싸워서는 상대가 안 되니까 내부에서 붕괴 시키려 동료들 간 서로 이간질 시키고, 그렇게 작은 구멍에서 시작된 누수는 시합 때 큰 구멍이 되어 주인공이 별다른 힘을 들이지 않아도 상대 팀은 알아서 붕괴해버리고 맙니다. 이 과정이 상당히 악랄하죠. 리더가 배신할 거라는 둥 사람 심리와 정신적인 공격은 그렇다 치더라도 시커 협회 소속 공무원을 매수하고 공문서를 위조해서 상대로 하여금 어떻게든 시합에 나오게 유도를 하고 고기 방패로 이용하는 장면들은 어떻게 봐도 좋게 비치지만은 않습니다.
그러고 나서 시커의 세계는 냉혹하고, 미리 대비하지 않은 쪽이 잘못이라고 하죠. 공무원 매수에 공문서까지 위조했는데 이걸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패배한 팀은 파티가 해산되고, 악랄하게 당했는데도 세상은 승자만 찬양합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왁자지껄 평범하게 생활했던 파티가 한순간에 주인공 때문에 풍비박산이 나버렸죠. 그러나 주인공은 내부 문제로 언젠가 붕괴할 파티를 내가 써먹는 게 뭐가 문제냐는 식으로 자기 합리화를 해댑니다. 그렇게 붕괴한 파티에서 그 파티의 리더를 흡수하여 전력을 보강한 주인공은 더욱 위로 가기 위해 이번엔 나라 최강이라는 레갈리아에 도전하기로 하죠. 레갈리아는 7팀에게만 주어지는 칭호로서 강자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마침 운 좋게도 1년 뒤, 등장했다 하면 기본으로 세 개의 나라가 궤멸하는 사상 최강의 비스트(마물)가 출현할 거라는 예측이 뜨면서 주인공은 공포를 느끼기 보다 이걸 이용해 최강의 길에 오르려 합니다.
그냥 이런 식으로 흘러가요. 주인공에게 있어서 시커(모험가)란 서로 경쟁하며 잡아먹는 존재이고, 그러해서 이용한들 죄책감은 개미 눈곱만큼도 없다는 주의죠. 약자가 도태하는 건 진화론에 근거할 수 있지만, 주인공이 하는 짓은 약자를 도태시키는 걸 떠나 악랄하게 이용한다는 것입니다. 자기가 먼저 도발 해놓고 상대가 발끈하면 '뭐? 신발롬아?' 이런 식이죠. 여기엔 남녀노소가 없습니다. 이렇게 도발이 성공하면 그걸 이용해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리려 하죠. 악랄하다는 의미는 여기에 있는데, 약자에겐 약자의 방식이 있다며(주인공은 화술사로 최약체) 정보원을 이용해 상대의 약점과 정보를 철저히 모아 상대를 지옥으로 떨어트려 버리죠. 여친 임신한 것까지 까발려 난처하게 해주겠다는 놈은 주인공밖에 없을 것입니다(패드립이자 가족을 가만히 두지 않겠다는 협박). 그래서 주인공에게 찍히면 누가 되었든 그걸로 끝이 됩니다. 아무리 강한 비스트(마물)라도, 아무리 강한 파티라도 주인공에게 농락당할 뿐이죠.
뭐, 경쟁 사회에서 타인을 끌어내리고 이용해서 내가 위로 올라가는 거야 있을 수 있는 일이긴 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주인공이 최강의 클랜 중 하나를 꼬드겨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리려 작업하는 것이나, 황제까지 들먹이며 이용하려는 행동들은 목숨 아까운 줄 모르는 바보 같지만서도 한편으로는 사나이라면 이 정도 배포는 있어야지 같은 가슴 울리는 것도 있죠. 상대가 누가 되었든 기죽지 않고, 상대가 비아냥 대면 그 몇 배를 돌려주고, 그러다 싸움으로 번지면 밟아주고, 질 거 같으면 이익이 되는 말을 던져 현혹하는 말 솜씨를 보고 있으면 이 쉑기 곱게 죽지는 않겠다는 생각을 들게 하죠. 그러나 작가는 주인공을 나쁜넘으로 만들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결국은 승자만이 웃는 세계를 만들어 가죠. 진 쪽에게는 비참함이 남습니다. 주인공에 의해 와해된 파티는 다른 파티에 들어가면 그나마 양호하고, 고향으로 내려가는 걸로 끝을 맺죠. 그걸 또 수긍하는 세상이고요. 다음 차례는 자기가 될 수도 있는데...
맺으며: 드럽고, 치사하고, 비겁하게. 인간은 남을 이용할 줄 알아야 돼. 죄책감은 나약한 자나 갖는 것, 공포는 최대한, 사과는 먹는 것, 어른 공경은 어른 공격으로, 상대의 약점을 잡는 건 최고의 공격, 도덕이나 윤리는 애초에 배우지도 않았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 근데 그 하룻강아지가 범을 잡아먹는다. 주인공을 표현 하라면 이렇습니다. 악당물로서는 손색이 없습니다. 정의에 익숙한 독자라면 거부감이 상당하지 않을까 싶군요. 문제는 이제 주인공을 밟아줄 캐릭터가 한정적이 되어 간다는 것이고, 그럴수록 주인공은 더욱 폭주하는 경향을 보이죠. 이게 재미있나로 접근하면 재미없다고 하겠습니다. 한 번의 실패도 없고, 한 번의 패배도 없이 성장하는 캐릭터에 무슨 의미를 찾아야 할까. 뭐, 픽션에서 의미를 찾아봐야 소용없겠습니다만. 아무튼 소재는 좋은데, 진행에서 즉흥적인 장면이 꽤 많습니다. 진행 과정을 일절 보여주지 않았으면서 마치 준비했다는 듯이 꺼내고 보여주고 등장시키는 통에 주인공 띄워 주려는 작가의 노력은 알겠는데 좀 어이가 없더라고요.
아무튼 주인공이 그렇게 바랐던 인형술사 동료도 영입하고 이로써 5인 체재가 된 주인공은 이제 어느정도 인지도를 올렸으니 다음 스텝으로 레갈리아를 목표로 합니다. 그리고 1년 뒤 찾아올 최강의 비스트를 맞아 싸울 연합군 지휘권을 손에 넣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그리고 할아버지의 원수가 살아 있다는 걸 알게 되었으니 이에 대한 대처도 해야 합니다. 근데 말빨로 황제까지 끌어들여 무투대회를 열겠다느니, 최강의 레갈리아 클랜들을 동요시킬 수 있는 경지까지 올랐으면 이게 최강이 아니면 뭐가 최강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군요. 그리고 주변은 머리가 근육으로 채워져 있는지 주인공 말빨에 농락 당하는 걸 보면 이건 전형적인 주인공은 똑똑, 주변은 멍청하다라는 이세계 전생물 같은 느낌도 듭니다. 이외에도 새로운 세력을 등장시켜 주인공과 대결 시키려나 본데, 너무 강한 모습들을 보여 드래곤 볼 찍을 작정인가 하는 생각도 들게 합니다. 언제부터 마법물이 이능력 배틀물이 되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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