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농도의 스포일러가 들어가 있으니 주의 바랍니다.' 






이 작품은 니시오 이신 작가가 10년전에 자신이 격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자서전 내지는 수필 형식으로 풀어내는 논픽션 소설 입니다.


10년전 니시오(작가 본인이 주인공이라서 앞으론 '니시오'라 지칭)가 아직 스무살일때 대학을 다니며 작가가 되기 위해 출판사 이곳 저곳에 문을 두드리지만 번번히 퇴짜를 맞아가는 어느날, 대학 수강을 위해 바삐 가던 도로 횡단보도에서 어린 여자 초등학생이 트럭에 치여 숨지는 끔찍한 장면을 목격하게 됩니다. 그리고 길 건너편에 서 있던 트럭에 치여 숨진 여학생의 친구로 보이는 다른 여학생(니시오는 그녀를 U라 지칭)의 기이한 행동을 발견하면서 그는 1주일간 여자 초등학생 U에 의한 감금 생활이 시작 되는데요. 참고로 이 작품을 읽기 위해서는 경우에 따라서 독해력이 필요 합니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이 작품은 여자 초등학생 U에 의해 감금된 니시오의 1주일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것은 이 작품에서 중요한 스포일러에 속합니다. 그럼에도 밝혀야 되는건 부모의 과도한 기대를 받은 아이가 가족이라는... 아니 부모라는 감옥을 벗어나지 못하고 강요된 행동이 강제로 새겨지고 심겨진 기억과 행동에서 오는 슬픈 자화상이고, 그로인해 우리나라든 일본이든 핵가족의 폐해를 고스란히 아이가 받아야되는 문제점을 고발하고 있기 때문 입니다. 


여튼 니시오는 교통사고에서 죽은 친구를 끌어안고 오열하기전 U의 기이한 행동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그는 그 길로 어째서인지(사실 내용이 언급되지만 지금에서야 필자는 기억 못함) 집으로 돌아 갑니다. 그를 바라보는 U의 시선을 모른 채, 며칠이 지나고 다시 그는 U와 조우 하는데요. 느닷없이 그녀는 니시오가 타고 질주하는 자전거에 리코더를 던져 넣어 그를 궁중부양하게 만들어 버리고, 그녀가 이런 짓을 저질렀다는걸 꿈에도 모른 채 니시오는 기절, 깨어나 그대로 집에온 그는 기절초풍할 일을 당하게 됩니다. 사실 이 부분에서 이거 공포물인가 했습니다.


사실 니시오는 1주일간 감금 당하고 있으면서도 충분히 도망갈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유약한 마음과 세상의 지탄(1)의 염려로인해 U가 시키는대로 고분고분 말을 듣습니다. 그리고 그녀 U가 뱉어내는 끔찍한 단어... "당신은 나를 봤으니까, 가둬 놓고 카울 수 밖에" 그녀는 마치 생물은 알아서 큰다는 것마냥 그를 창고에 처박아두고 먹을 거 하나 안주는 사태가 벌어지고 그는 이틀이나 굶어야 했습니다.  


그날 니시오는 그녀의 무엇을 봤단 말인가, 그날 교통사고때 그녀가 보여줬던 기이한 행동에서 오는 위화감을 니시오는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 위화감은 이 작품에 있어서 핵심 입니다. 그래서 자세히 언급은 피하고 싶군요.(그전에 설명 할려면 까마득한...)


그동안 추리물에서 어려도 용의주도한 범인은 숱하게 나왔습니다. 그러나 이 작품은 어설프기 짝이 없습니다. 니시오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그녀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그렇게 하지 않은 이유는 장황하기만 합니다. 생각이 너무 많은지 신중한건지 그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때마다 주저 합니다. 휴대폰으로 몇번이나 경찰에 신고도 할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행동으로 주변에 어떤 영향이 갈지를 파악하면서 차츰 탈출보다 그녀를 지켜보기로 마음을 굳혀 갑니다. 결국은 자신의 행동이 그녀에게 미칠 영향까지 생각하며 이젠 감금당하는 피해자가 아닌 관찰자가 되어 갑니다. 관찰자가된 그는 그녀의 행동 패턴을 분석하고 부모가 안보인다는 진실, 그리고 그 진실을 접했을때 전해오는 충격과 어이없는 이별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니시오는 유약한건 자신이 아닌 U라며 파탄 밖에 없는 길지 않는 이야기의 끝을 맺습니다. 결국 니시오가 말 할려던건 부모의 과도한 기대는 아이를 망치는 결과로 이어진다는걸 말하고 싶었던건지도 모릅니다. 철저하게 주입된 삐뚤어진 교육은 아이로 하여금 일그러진 사고방식을 가지게한다는 우리들의 슬픈 자화상에 지나지 않다는걸 보여주고 싶었던건지도 모릅니다.


이 작품은 슬프기 짝이 없습니다. 먹을 거라곤 하나도 없는 집에서 아침,저녁을 굶고 학교에서 나오는 급식만으로 떼우던 어느날 니시오의 요청으로 자기의 급식을 그에게 양보하는 장면이라던가 니시오가 1만엔을 주면서 사오라 시킨 편의점 음식을 게걸스럽게 먹는 모습은 눈물을 자아 냅니다. 표지에서 보여준 그녀의 고고한 모습과 게걸스럽게 먹는 장면에서는 상당한 괴리감을 불러 옵니다.


사실 전체적인 이야기를 보면 클리셰이기도 합니다. 이걸 어떻게 풀어가느냐는 전적으로 작가의 능력이죠. 니시오는 그런 능력이 있습니다. 다만 필자는 태반을 이해하지 못하였지만 결과적으로는 비참함이라는건 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U는 자신의 처지가 비참하다는걸 모르고 있었고 결국 니시오의 의해 해방되어 모든 짐을 내려놓는 장면 하나는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날개를 가진 소녀'라는 작품에 보면 아이들은 천연스럽고 악의가 없으니까 더 무섭다는 구절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어른보다 더 잔혹해질 수 있다고...(대충 비슷할겁니다.) 여학생 U도 그럴지도 모르겠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아이일뿐 그런 행동을 제어하고 보살펴야될 의무는 어른에게 있다는걸 알게 되기도 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수박 겉핡기식 리뷰였습니다. 필자는 니시오의 작품을 거의 접하지 않아 그가 얼마나 훌륭한 작가인지 솔직히 잘 모릅니다. 그래서 중립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만... 여튼 진솔하고도 충격적인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내는 방식은 좋았는데 그의 내면과 패배주의를 장황하게 서술하는 장면은 눈살이 조금 찌푸러지기도 하였군요.


 

  1. 1, 초등학생에게 유괴된 대학생이라니...
    누구라도 자/살 각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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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석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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