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종언의 나이트메어 1권 -스포주의-
아포칼립스가 도래한 세계, 미지의 생명체 '나이트메어'에 쫓겨 70억 인구가 모조리 사라진 지구의 대한민국 어느 도시 지하에 위치한 실험실에서 5명의 남, 여 학생이 수면캡슐에서 눈을 뜹니다. 수면 캡슐에 들어가기 전의 기억이 애매모호한 이들은 지상으로 나가기 위해 여러 가지 정보를 모아가면서 20년 전 자신들은 인류를 궤멸로 몰아넣은 '나이트메어'를 구축하고 지상에 새로운 생명체를 도래 시키기 위해 선택되었다는 걸 알아 갑니다.
하지만 20년 전 원래 30명이 캡슐에 들어갔으나 기기 오류로 중간에 25명은 사망하였고, 자신들만 살아남았다는 천운에 감사할 겨를도 없이 '살아남은 인간'들이 나이트메어 대항마로 키운 '베나토르 퓨라'라는 소녀의 거센 공격을 받으며 한편으로는 살아 있는 인간이 있었다는 안도감, 한편으로는 박쥐와 같은 신세가 되어버린 자신들과 마주하게 됩니다.
위에 언급했듯이 이 작품은 아포칼립스를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이와 비슷한 작품을 꼽으라면 블랙 불릿을 들 수가 있는데요. 가스트레아가 그랬듯이 나이트메어 또한 문답 무용으로 인류를 습격하여 궤멸로 몰아넣었습니다. 하지만 블랙 불릿은 간신이 모놀리스를 세워 최후의 보류를 만든 반면에 이 작품은 사실상 지구 상에 인류는 남아 있지 않습니다. 살아남은 인간은 우주로 올라가 몇 안되는 인구로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고 아이들을 가혹하게 훈련시켜 지구로 보내 나이트메어를 구축 중이지만 지금으로서는 암담하기 그지없습니다. 베나토르 퓨라도 이렇게 지구로 왔습니다. 오로지 나이트메어를 구축하기 위해 강하하여 지구로 왔다가 5명의 학생과 조우하였던 것입니다.
그렇담 5명의 학생의 신분은 무엇인가, 20년 전 모두가 같은 고등학교를 다녔던 학생으로 슬리핑나이트라는 단체에 납치되어 20년 전부터 준비한 인간병기에 준합니다. 무엇의 기준으로 이들이 선택되었는지는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잠들기전 기억이 애매모호하다는 단서를 남긴 채, 이들의 정체는 위 블랙 불릿에서 이니시에이터와 비슷한 위치라면 이해하기 쉬울 것입니다.(1) 그래서 '퓨라'는 나이트메어의 인자를 인식(2) 하고 이들을 습격한 것인데 여기엔 다소 흑막과 플래그가 있습니다.
언제까지고 지하에 틀어박혀 있을 순 없었던 5명의 학생들은 지상으로 나가 보다 안전한 장소의 거처를 찾아 서울로 입성합니다. 이 과정에서 나이트메어와 전투를 치르며 몇 명이 각성하여 힘을 얻게 되고, 그 힘으로 인해 좌절을 겪는 등 전형적인 아포칼립스적인 이야기가 흘러갑니다. 그리고 한창때인 청춘들의 풋풋한 이야기와 갈등과 협동을 보여줍니다.
제각각 개성 넘치는 캐릭터와 암울한 도시 배경을 잘 표현하였군요. 입이 험하고 남을 배려해주지 않지만 옳은 말을 하는 '석도'는 자칭 아웃사이더 기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타인을 배려하고 다독여주는 마음씨 착한 성격의 '태범'은 규율과 상식을 벗어나는 사람을 경멸하는 타입으로 석도와는 성격이 맞지 않습니다. 옳고 그름을 놓고 언쟁을 벌이는 곳에 겁도 없이 끼어들어 중제를 자처하는 '가연'은 게임으로 치면 모든 스테이터스가 평균치입니다. 활발한 성격으로 지뢰를 밟아도 '뭘 그렇게 심각한 얼굴을 하고 그래?'라며 천진난만하게 웃어서 주변 사람들을 기겁하게 만드는 '미하'는 사실 마음이 여립니다. 울보에다 타인의 발목이나 잡아대며 온갖 발암물질을 퍼트리는 나호는 알고 보니 게임으로 치면 스테이터스가 공격에만 몰빵한 캐릭터입니다.
이런 제각각의 캐릭터가 모여 마음이 안 맞으면서도 협동을 하여 위기를 넘기고 동료가 되어 갑니다. 이런 이들을 치러 왔던 퓨라는 이들의 뒤를 밟으며 보호자 역할이 되어 버렸고, 5명만이 살아남았다고 여겨졌던 슬리핑나이트 실험실 지하에서 최악의 여신이 깨어나면서 사태는 이들의 생각과 여건에 상관없이 태풍이 되어 시시각각 이들의 목을 옥죄어 오기 시작합니다.
이 작품은 국산 라이트 노벨입니다. 필자가 처음으로 접한 국산 라노벨은 일본 작품에 비해 얼마나 틀리고 재미가 있을지 사뭇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요. 전체적인 분위기는 일본 작품에 비해 떨어지지 않습니다. 이 부분은 당연한 거겠죠. 표현에 있어서는 중상급 정도였습니다. 20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도시 설정과 배경 설명, 나이트메어와 전투신 설명도 좋았습니다.
하지만 나이트메어가 탄생하는 개연성은 다소 불안정하였군요. 이런 아포칼립스의 탄생 비화가 다 그렇듯 이 작품도 어디서 어떻게 바이러스가 왔는지 명확하게 밝히고 있진 않습니다. 다만 그 바이러스로 인해 인류가 어떻게 나이트메어로 바뀌어가는지 하는 설명을 빼놓지 않아 이건 높은 점수를 주고 싶군요. 그리고 소소한 개그도 있어서 자칫 심각하고 무미건조해질 수 있는 이야기의 단비를 내려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전체적인 아포칼립스 분위기와 학생들의 알콩달콩한 이야기는 괜찮으나 의미 없는 부분(예로 신체 접촉이나 목욕신)은 굳이 넣지 않아도 되었지 않았나 합니다. 그리고 중반 이후 학생들의 미래, 가령 이대로 지구에 눌러 살면서 후대를 생각하여 아이를 가져야 되지 않나 하는 주제로 좀 끄는 듯한 이야기는 다소 지루하게 다가옵니다.
본 리뷰는 네이버 라노벨 카페 NTN과 출판사 V노벨이 주관한 리뷰 이벤트 일환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책을 제공해주신 라노벨 카페 NTN과 V노벨에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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