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 소드 아트 온라인 16권 -아스나 참전- (스포주의)
어드미니스트레이터와의 싸움이 끝나고 6개월이 지났습니다. 직후 현실과 연락을 취하던 키리토는 모종의 사태와 자신의 마음을 이기지 못하고 식물인간이 되어버린 채 앨리스와 루리드 마을 근처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하염없이 평온한 나날을 보내던 이들은 인계와 다크 테리토리의 경계와 보호막 역할을 하였던 동쪽 대문의 수명이 다해가자 앨리스는 키리토를 둘러업고 인계를 지키기 위해 동쪽 대문으로 왔습니다. 가 15권까지의 이야기이고요.
16권은 그곳에서 예전같이 생활하였던 정합기사들과 키리토와 유우지가 진심으로 언더월드를 지키고자 마음먹게 하였던 티제와 로니에와의 만남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재회의 기쁨도 잠시, 그녀들에게 키리토를 맡긴 채, 앨리스는 전장에 몸을 던집니다. 사실 앨리스는 여기에 안 와도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온 이유는 키리토의 마음을 읽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여튼 본격적으로 16권 포함 앞으로 3권에 걸친 전쟁의 서막이 열렸습니다. 이미 웹 버전이나 도서 완결까지 읽으신 분들 계시지 싶군요. 필자는 웹 버전을 읽은 지 오래돼서 어디 가 수정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위화감이 없는 걸로 보아 큰 줄거리는 수정되지 않은 듯하였습니다.
이번 에피소드는 다크 테리토리 군세의 대규모 침공에 맞서 인계측은 초라한 병력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수세에 몰려가자 6개월 전 <월드 엔드 얼터>로 가라는 메시지를 접한 것과 적의 수장인 벡터가 자신을 노린다는 것을 간파한 엘리스는 <월드 엔터 얼터>가 있을 남쪽으로 가면서 전황은 새로운 국면으로 맞이한다는 게 골자입니다.
서로가 목숨을 내놓고, 이용당하면서 산화해가는 정합기사와 마물(오크, 고블린 같은) 간의 전투가 상당히 시리어스합니다. 마물이라도 인간과 똑같은 감정을 가진 채 부당한 명령이라도 따를 수밖에 없는 고통을 리얼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 상당히 흥미로운 게 악의에 차서 무조건 인간을 때려잡으려는 마물도 있지만, 가족을 위해, 나아가 부족을 위해 할 수밖에 없는 여건에 휘말려 고통스러운 최후를 맞이하는 마물을 잘 표현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이언트(오크던가)의 부족장이 '너(앨리스)를 붙잡고 공로를 인정받아 초원으로 돌아가겠다'(대충 비슷함)는 형용할 수 없는 느낌을 받았군요.
사실 마물이 왜 이런 감정을 가졌는지는 이미 이전부터 조금식 밝혀졌으니 새삼스럽지는 않습니다.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언더월드의 마물이라도 근본을 따라 올라가면 인간의 영혼이라는 출발지가 있다는, 모습은 마물이라도 똑같은 인간이라고 역설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키리토가 언더월드를 지키게 했던 원동력이었다랄까요. 그래서 혼돈의 상황에서 마물이라도 인간과 똑같은 영혼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서 혼란을 겪는 앨리스, 하지만 인간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앨리스와 물밀듯이 쳐들어오는 마물에 맞서 산화해가는 정합기사와 하위 기사들에게서 안타까움이 묻어납니다.
남쪽으로 향하는 앨리스를 쫓아 벡터도 추적에 나서면서 위기를 맞이하게 되는 앨리스의 그의 부대를 구원하는 '아스나' 하지만 아스나가 참전하였다고 해도 전황은 그리 호전되지가 않습니다. 그리고 꿈에도 그리던 키리토와 재회하는 아스나, 식물인간이 되어 말할 수도, 움직일 수 없었던 키리토의 필사적인 반응, 가슴이 미어집니다. 그리고 견제 들어오는 앨리스... 처음엔 존댓말 썼다가 역시 견제하면서 바로 반말을 하는 앨리스가 상당히 귀엽습니다.
원수지간이라기보다 '내 남자에게 찝쩍 거리지 말아 줄래?' 같은 포스가 앨리스와 아스나에게서 풍기는 게 흥미진진합니다. 갑자기 나타나 내 남자라고 하니 기가 막히고, 잠시 못 만난 사이 다른 여자가 곁에 있으니 코가 막히고... 으르렁거리면서 서로가 흥! 하는 게 긴잠감을 풀어주기도 합니다. 그러나 앨리스 말고도 2명이나 더 불어나다 보니 아스나는 머리가 지끈 거립니다. 그러다 유치하게 누가 더 오래 시간을 보냈는지까지 나오는 아수라장이 펼쳐집니다. 뭐, 결국은 사이좋은 친구가 되는 게 이 작품의 특징이니...
뭐랄까... 16권을 읽으면서 15권을 읽은 지 1년하고도 2개월이 지났는데도 어느 정도 기억이 되살아난 건 이번 에피소드 중반까지 이전에 있었던 일들을 상세하게 표현한 작가 덕분이 아닐까 합니다. 작가분은 다 좋은데 간혹 상황이라던가 이전에 있었던 일들을 다시 리얼하게 설명하는 게 좀 답답하게 다가온달까요. 하지만 캐릭터가 가진 의미나 상황적으로 왜 이렇게 되어야만 했는지하는 개연성 부과 면에서는 좋습니다. 하지만 제품 설명이 너무 길면 외면받듯이 좀 지루한 건 어쩔 수 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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