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자로 활약하며 많은 임무를 완수했던 주인공은 퇴역하여 제자를 가르치며 노년을 보내다 상부의 알력으로 마지못해 나갔던 임무를 완수하였지만 중상을 입어 버렸고, 그대로 저세상으로 가나 했더니 이세계에서 다시 태어났습니다. 전생의 경험을 고스란히 가지고 태어나 그걸 바탕으로 아기 때부터 남다른 성장과 능력을 보여주며 속된 말로 주인공은 먼치킨이 되어 갑니다.


​이 작품은 이세계물의 전형적인 클리셰 입니다. 이고깽과도 비슷한데요. 이 작품에서 다른 것은 주인공이 60대 할아버지였다가 이세계로 환생했을 때는 갓난아기부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갓난애부터 시작은 'Re:Monster'의 주인공과 비슷하고, '흔해빠진 직업으로 세계최강'의 주인공처럼 마법 쪽으로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주인공이 자신만의 마법을 만들어 가는 것이 비슷하고, 여담으로 독창적으로 아무도 생각지 못했던 걸 만들어가는 모습에서는 흔직세에 더 가까웠지만, 여튼 여기서 더 나아가 '치트 약사의 이세계 여행'처럼 고정관념의 세계를 넘어서 아주 편한 대로 마법을 구사하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 게 아니라 어디서 많이 본 장면들을 섞어 놓은 듯했습니다. 솔직히 주인공 보정이 너무 심해서 작가 편한 대로 마구 갖다 붙이는 거 아닐까 하는 느낌까지 들었습니다.


주인공 '시리우스'는 귀족의 사생아로 태어나 어머니의 얼굴을 보지도 못한 채, 시종 '에리나'의 극진한 보살핌 속에서 무럭무럭 자라며 세상에서 멸시를 받는다는 무속성(마법 종류 중 하나)이었지만 자신만의 독창적인 방법으로 되려 다른 정통 속성 마법보다 더 강하게 발전을 시켜 나갑니다. 거기다 검술도 대단하여 7살(8살인가)에 당대 최강 검사에 비견할 정도로 성장하는 등 이거 너무한 거 아냐?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작가는 주인공을 키워댑니다.


불행한 과거, ​현세에 있을 때부터 주인공은 철이 들 때부터 전장을 누비고 있었습니다. 부모의 얼굴을 모른 채, 전투와 암살로 점철된 삶을 살았고, 이세계에 환생하고도 어머니는 주인공을 낳다가 돌아가셨습니다. 아버지는 아무 여자에게나 찝쩍거리는 쓰레기였고, 본처에게서 차남이 태어나자 스페어로 키우던 주인공을 매몰차게 차버리는 만행을 저질러 버립니다. 9살까지 어떻게든 원조를 받아낸 시종 에리나 덕분에 시간적 여유를 가졌지만, 이것은 새로운 비극으로의 출발이 됩니다.


교육자로의 길, ​현세에서 은퇴하며 가르쳤던 제자들이 생각나서 이세계에서도 제자를 기르려고 합니다. 이점은 여느 이세계물과는 조금 다른 노선입니다. 모험을 하며 사람을 돕고 마물들을 무찔러서 영웅이 되어가는 게 아닌 제자를 기르고 싶다고 피력하는 주인공이 좀 신선하긴 했습니다. 그래서 이런 만남은 필연이었는지도 모르겠군요.


어느 날 마물에게서 쫓기던 수인(개과)이자 노예였던 에밀리아와 레우스 남매를 구해주고 인연을 쌓고 이들 남매에게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주기 시작 하면서 제자 1호와 2호가 탄생했습니다. 하지만 노예상에 잡혀 모진 고초를 겪었던 남매는 인간 불신에 빠져 있었습니다. 누나인 에밀리아는 동생을 위해 위험을 마다하지 않았고, 동생은 누나를 지키기 위해 독해지지 않으면 안 되었습니다. 시간을 들여 남매의 마음을 열어가는 주인공과 에리나....


본처와 후처는 누구? ​역시나 이세계물에서 하렘은 빠질 수 없는 스파이스인가 봅니다. 치트 마법을 써가며 대륙을 횡단하던 주인공은 인간들에게 쫓기는 어떤 엘프 소녀를 구해주게 됩니다. 당연하겠지만 7살 주제에 벌써 먼치킨이 된 주인공을 이길 불량배 따윈 없습니다. 자신을 구해주고 상처를 치료해주는 주인공에게 플래그를 백두산 높이만큼 키워버린 엘프 소녀는 주인공이 성인이 되는 10년 후를 기약하며 자신의 마을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수인 소녀 에밀리아도 자신을 구해주고, 치료해주고, 먹여주고, 재워주는 주인공에게 플래그를 오만상 세워 버렸습니다. 벌써부터 하렘 형성을 시작하는 주인공의 싹의 굵기는 대체 어느 정도인지 감이 안 잡힙니다.


​이세계물의 왕도, ​현세의 기억을 가지고 있고, 그걸 바탕으로 해서 남들보다 뛰어난 재능을 보유한다.라는 클리셰를 잘 따라가고 있습니다. 마치 게임을 한번 클리어해서 다시 시작할 때의 기분처럼 남들보다 출발선상을 달리하면서 얻는 이익을 고스란히 주인공이 가져갑니다. 그러니까 하렘은 둘째치고, 주인공이 살아가면서 앞으로 어떤 결과를 얻을지 뻔한 미래가 보인다는 겁니다. 정령 모험물처럼 처음부터 차곡차곡 시작해서 성장하는 그런 작품은 없는 걸까요.


​가족의 소중함,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주인공은 줄곧 에리나와 노엘, 그리고 디의 보살핌 속에서 커왔습니다. 어릴 때부터 부대껴온 이들에게서 주인공은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보았고, 현세에서도 느끼지 못 했던 따스함을, 친어머니 이상으로 보살펴주는 에리나에게서 엄마의 그림자를 보았습니다. 그러길 몇 년, 언제고 이별은 한순간에 찾아옵니다. 아니 전조는 있었지만 고칠 방법이 없었습니다. 아무리 주인공이 먼치킨이라고 해도 수명까지는 관여하지 못하였고, 그 수명을 받아들이며 애틋한 이별의 순간이 찾아옵니다.


​맺으며

전체적으로는 나쁘지 않은데 어딘가 글을 이어 붙이는 듯한 느낌이 강했습니다. 그러니까 여기저기 널려있는 이야기를 끌어다 붙인 느낌인, 좀 더 구체적으로는 다른 작가의 이야기를 갖다 붙인 게 아닌, 작가 본인이 이거저거 준비한 이야기를 순서 배열 없이 혼합기에 넣고 돌려버린 느낌이랄까요. 이야기 굴곡이 좀 심합니다. 거기다 신파극도 우려되는 수준이고요.


그리고 주인공이 아기 때부터 강해지다 보니 아무리 현세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곤 해도 너무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주인공을 세상에서 괄시를 받는다는 무속성(마법속성)으로 만든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마고열처럼 할려고 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나마 비슷한 류의 흔직세의 주인공은 양호한 편이라면 어떤 기분일지, 하지메는 죽도록 고생해서 얻는 마법이니까 아무리 먼처킨이라도 동정의 여지는 있지만 이 작품의 주인공은 놀고먹으면서 먼치킨이 되어가니 다른 먼치킨 능력자들을 능멸해도 유분수가 아닐 수 없습니다.


필자에겐 이세계물을 많이 접한 것에서 오는 식상함일 수도 있겠는데 주인공이 교육자로의 길을 가겠다는 것외에는 필자에겐 신선한 게 거의 없었습니다. 이런 것이 이세계물의 폐해가 아닐까 하는데요. 독자에게 긍정을 얻어 내려면 아무리 현세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곤 해도 노력과 고생을 거치지 않고 무작정 앞으로 나아가는 건 어딘가 문제가 있어 보였습니다. 그리고 아직 1권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일러스트가 상황을 따라가지 못하더군요. 마물에게 쫓기던 에밀리아와 레우스 남매를 그린 일러스트에선 위기감을 느끼지 못 했습니다.


여튼 이걸로 프롤로그는 끝입니다. 주인공이 태어나 자라고, 사람들을 만나서 인연을 쌓기 시작하고, 아픈 이별을 겪었으며, 이젠 학교라는 속세로 내려갑니다. 그러니까 2권부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지 싶군요. 1권을 프롤로그로 다 써버리다니.. 여튼 2권은 필자의 기대를 저러버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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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석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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