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이세계 식당 1권 -평온한 일상- (스포주의)
사실 먹는 것을 주제로 해서 그동안 숱한 작품이 나왔습니다. 만화로는 식극의 소마나 토리코를 비롯해 미스터 초밥왕과 요리왕 비룡은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작품이죠. 근래에 들어서는 던전밥도 차츰 인기를 얻어 가고 있는 중이기도 하고요. 라이트 노벨에서 음식을 주제로 한 작품중에 필자가 알고 있는건 도시락 전쟁과 데스 리드 라운드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도시락 전쟁은 접하지 못했지만 데스 니드 라운드에서는 음식의 맛에 대해 잘 표현하고 있어서 기억에 좀 남아 있기도 하군요. 이렇게 라이트 노벨이라는 장르에서 간간이 나왔던 현실적인 세계에서 맛을 표현한 작품이 발을 넓혀 근래에는 유행하는 트렌드에 맞춰 이세계물에서도 요리의 바람이 불어오고 있는데요.
필자가 여러 작품을 접하지 않아서 더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근래에 풍문으로 접한 이세계 주점 노부와 이세계 요리의 길이 이세계를 바탕으로 한 요리를 다루고 있습니다. 또한 지금부터 소개할 작품인 '이세계 식당'도 이세계에서 요리를 주제로 한 작품인데요. 사실 시각적으로 도움을 받는 만화(코믹)과는 다르게 글자로 이뤄진 라이트 노벨에서 요리라는 장르가 독자로 하여금 얼마만큼 몰입을 하게 할 수 있는지는 전적으로 작가의 역량에 달려 있다고 해도 무방할 것입니다.
그래서 필자는 이 작품을 구입할 때 많은 망설임을 했습니다. 글자로 된 맛의 표현을 어디까지 승화 시켜 놓았을까 하는 두려움, 이전에 데스 니드 라운드라는 작품을 접했을 때 거기서 표현한 맛은 침이 고일 정도여서 이 작품도 그런 향수를 해소해줄지 모른다는 기대감에 과감히 구입을 했습니다. 여담으로 두려움은 있었습니다. 작가가 출판해도 과연 잘 팔릴지 하는 걱정을 하더라는 소리를 들었던지라...
본론으로 들어가서, 이 작품은 옴니버스로 되어 있습니다. 프롤로그까지 해서 총 22개의 에피소드가 들어가 있는데요. 현실 세계에 있는 식당 '양식당 네코야'는 2대째 내려오는 조그마한 식당으로 토요일마다 이세계로 통하는 문이 나타나 저쪽 세계의 사람들이 음식을 먹기 위해 찾아온다는 이야기입니다. 찾아오는 사람은 제국의 공주부터 해서 엘프, 드워프, 리자드맨, 소인족, 드라큘라, 기사, 검사, 상인, 수녀, 하프엘프, 사냥꾼 등 매번 등장인물이 바뀌고 나오는 음식도 다릅니다.
찾아오는 사람마다 네코야에서 내놓은 음식의 맛에 찬사를 쏟아내고, 단골이 되어가고 골수 마니아가 되어 갑니다. 한 술 떴을 때는 감동의 쓰나미가 몰려오고 다 먹은 뒤에는 허전함이 몰려옵니다. 서로가 자기가 먹은 음식이 최고라 목청을 높이고 그렇게 맛있냐?며 상대가 먹던 음식을 시식하는 등 소란스러운 일상을 그리기도 합니다. 때론 모두가 네코야에 갈 수 없어 용사를 선발하여 대리로 먹으러 간다는 희한한 룰까지 생기는 등 네코야의 인기는 날로 치솟아 갑니다. 그리고 이들은 일주일 뒤 토요일을 기약합니다.
그래서 정해진 주인공은 없습니다. 있다면 아직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점주가 되겠군요. 음식 주문을 받고 만들어서 내주고, 때론 추천하며 소란스러운 이세계 사람들에게 기죽지 않고 스무스하게 대하는 것에서 관록이 묻어납니다. 점주는 돈을 벌려는 게 아닌 취미에 가깝게 토요일 장사(1)를 할아버지 대부터 물려받아 운영해오고 있었고, 딱히 이렇다 할 성격도 드러내지 않고 있습니다.
이 작품의 장점은 역시 음식을 세세하게 표현한 필력에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선 흔히 볼 수 없는 일본식 음식을 세세하게 잘 표현하고 있고 먹는 사람들도 세세하게 양념이라던가 육질 등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단점은 거기까지입니다. 처음 두셋 에피소드까진 나름 입에 침이 고이고 먹어보고 싶네 하는 생각이 들곤 하지만 페이지를 넘길수록 무덤덤해집니다. 맛 표현도 더이상 승화가 되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물론 매번 같은 음식이 아닌 다른 음식이 나오면서 그에 따른 반응도 제각각이긴 합니다만... 등장하는 인물도 전부 다르게 나오지만 몇 번 지나다 보면 하나같이 사연 없는 무덤(?)이 없다는 것처럼 비슷한 패턴을 보여줍니다.
문제는 22개 에피소드 대부분이 이렇다는 것입니다. 이세계 주점 노부는 좀 더 인간적인 삶을 같이 표현하면서 사람 사는 맛이라는 개연성을 부과한 반면에 이 작품은 음식을 주문하고 맛을 보고 천상을 구경하고 집으로 돌아간다.라는 틀에 박힌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는 겁니다. 물론 후반 아렛타가 등장하면서 2권부터는 이 작품도 사람이 살아가는 분위기를 풍기지 않을까 하는 복선을 투척하였으니 1권만으로 이 작품을 평가하긴 아직 이르긴 할 겁니다. 그래도 상업지에서 1권의 인상은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 중인 필자로서는 1권의 영향으로 2권의 구입 여부를 점치는 독자들에겐 적잖은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여튼 심각한 에피소드도 없고 분위기를 녹여주는 훈훈한 장면, 가령 음식 덕분에 기운을 차린다던지 구원받는다던지 하는 에피소드가 소소하게 들어가서 전혀 무미건조하지는 않습니다. 사실 중세 시대를 배경으로 한 이세계에서 제대로 된 양념이나 재료가 없을 테니 네코야에서 내놓은 음식이 신의 음식으로 다가오는 건 어쩌면 당연한 거라서 이게 또 씁쓸하게 다가옵니다.
에피소드가 진행되면서 다음 에피소드에 누가 나오는지 간접적으로 언급되기도 해서 집중하면 다음은 누구인지 쉽게 알 수 있기도 합니다. 또 마법과 전쟁의 시대가 자주 언급되면서 기묘한 복선이 몇 개 투척 됩니다. 미리 설정에 대해 알고 있다면 오! 이거군 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기도 한 게 요상한 느낌을 들게 한다고 할까요.
- 1, 식당이 비지니스 구역에 있어서인지 원래는 토,일엔 장사를 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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