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키와 치열했던 싸움은 유리키와 코타로의 승리로 막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다시 시간이 흘러 벌써 8개월이 지났습니다. 어느덧 계절은 12월 겨울로 접어듭니다. 어느 오후 테니스를 마치고 귀가길에 오른 106호실 관계자들은 거리 청소를 하고 있는 키리하를 목격하게 됩니다. 키리하뿐만 아니라 비슷하게 차려입은 몇몇의 사람들과 어울려 열씸히 청소하고 있는 그녀에게 의문을 표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침략의 일환'이라고만 대답하는 키리하... 이번 6권의 주인공은 지저인 키리하 입니다.

​사실 키리하에 대해선 그동안 전면에 나서서 이렇다할 활약이나 에피소드가 없어서 그녀를 표현하기란 힘이듭니다. 학교 클럽 대항전에서 보여준 음험하고 가식적인 모습은 그순간 뿐이었고 이후에는 단순한 우등생 역활만 충실히 해왔을뿐 서로 죽일 듯이 싸우거나 투탁거리지도 않았고, 글래머한 바디를 이용해 코타로를 밀어 붙이는 것도 없었습니다. 더욱이 코타로는 여기에 출연하는 여성진중에 단연 돋보이는 몸매를 자랑하는 그녀에게 사심이 담긴 눈길을 주지도 않았습니다. 이쯤되면 여자로써 자존심이...

이렇다할 활약이 없다보니 이번 6권은 마키 만큼이나 좀 혼란스럽습니다. 여튼 그녀는 멸망해가는 지저인을 구하고자 지상 침략을 획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침략이라고해도 호전적으로가 아닌 평화적으로 지상과 융화를 목표로하고 있습니다. 침략하는 쪽이 테러리스트로 비춰지지 않게큼 장대한 시간을 들여 침투를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또한 3권에서 바닷가 여관에서 언뜻 내비첬던 첫사랑에 관련되어 있기도 합니다. 10년전 8살때 만났던 첫사랑을 잊지 못해 그가 싫어할지도 모르는 폭력적인 방식을 버리고, 그가 살고 있을지도 모를 마을을 파괴하지 않기 위해...

입으론 침략하러 왔다지만 그동안 그녀가 마을에서 보여준 행동은 침략과 거리가 멀었고, 또다른 이유가 있는게 아닐까하는 생각에 키리하를 떠본 코타로의 예감을 적중하 듯 키리하는 10년전 과거의 일을 알려주게 됩니다. 단 며칠뿐이었다지만 어떤 이와 같이 지낸 나날을 잊지 못했던 어린 키리하의 마음에 첫사랑이라는 감정을 심어 주었고 10년이 지나도 변치 않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추억을 찾아가듯 10년전 유원지에서 보낸 며칠을 떠올리며 코타로와 다시 그 경로를 더듬어가는 키리하의 마음은 식을줄을 몰랐습니다. 근데 문제는 처음 읽는 사람은 굉장히 뜬금없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티아와 유리카의 경우처럼 그녀들의 과거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모로는 상태에서 결과적인 이야기만 내비첬던 3권의 재림이랄까요. 여튼 키리하의 이런 과거 떡밥은 8~10권사이에 풀리게 됩니다. 이 작품은 등잔 밑이 어둡다는걸 은근하게 써먹습니다.

다른 히로인 이야기로 넘어가서, 유리카는 마키카와의 일전을 거치며 꽤나 성장 하였습니다. 울고불고 찌질한 성격이 많이 고쳐졌고 더이상 코스프레이어가 아니다라는 항변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코타로가 평범하게 같이 살아 갔으면 좋겠다는 진심을 알게되어서인데 유리카는 자신이 있을 자리를 찾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코타로에 대한 호감도는 올라가고 있는데 이성으로써는 아직 인식하고 있지 않습니다. 나~~중에 이걸 깨달고 아주 난리가 나버리지만.. 이건 그때가서... 나중에 처들어오는 적들과 본격적인 싸움이 있기까지 유리카는 그늘에서 106호실 관계자들을 ​도와주게 되는데 이번 키리하와 얽힌 싸움에서도 중대한 포지션을 담당하여 모두를 지켜주지만 아무도 몰라줘서 슬픕니다.(1)

유리카만큼이나 바보가 또 있습니다. 티아는 이전에 감정의 뚝을 무너트리고나서 코타로에 대한 호감도가 상당히 상승하였지만 그 마음이 무엇인지 모릅니다. 16살까지 이런걸 격어보지 못했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것이겠죠. 테니스 경기가 있은 후 피로한 티아를 위해 짐을 대신 들려고 내밀었던 코타로의 손을 덥석 움켜지고 콩닥거리는 장면은 매우 웃기고 귀엽기도 합니다. 이젠 뭐 106호실이 어떻게되든 상관이 없는 것이죠.(버려지고 잊혀진 어머니) 연극 '백은의 공주와 청기사 파트2'를 준비중에 있습니다.

루스는 그런 주군을 바라보며 포근하게 웃기만할뿐 어드바이저는 해주지 않습니다. 다만 자신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어쩔줄 몰라하는 주군에게 단 한번 손을 내밀어 주기도 하였습니다. 매일 아침일찍 나와 밥을 짓고 장을 봐옵니다. 키리하가 지저의 일로 바쁜 나날을 보내자 106호실 가사전반을 떠 맡아버렸습니다. 아직도 장수풍뎅이 여파가 남아 있어서 코타로에게 다가가지는 않고 있고, 후반부 키리하의 추억을 찾아갔던 유원지에서 장수풍뎅이에 관련된 연극에 난입해 연극 무대를 초토화 시켜버립니다.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죠.

그렇게 떠들석한 하루하루를 보내던 이들에게도 클란, 마키 이후 새로운 적이 등장 합니다.​ 지저인의 침략을 막고자 선샤인 레인져(5명)가 키리하 앞에 나타납니다. 특촬물같은 인물들에 행동거지도 비슷한 이들의 등장으로 뭔가 이물질이 끼인 듯한 느낌이지만 앞으로도 상당한 분량을 차지하고 있는지라 우습게 넘길 일도 아닙니다. 그들은 지저인의 무기의 원료(?)인 영자력을 포착할 수 있는 기기를 가지고 있고 비교적 정확하게 키리하와 지저인을 포착하고 있어서 키리하는 쉽게 행동에 나서지 못하게 됩니다.

거기다 앞으로 두고두고 106호실 관계자들과 굉장한 악연으로 이어질 지저인 급진파도 키리하 앞에 나타나 그녀를 제거하고자 합니다. 키리하의 평화적 침략에 신물을 느끼고 강공책으로 나온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티아와 유리카가 있는 한 급진파 마음대로 쉽게 풀리지는 않습니다.

여튼 이번 6권의 에피소드 전반적인 이야기는 키리하가 안고 있는 짐의 무게와 10년전 첫사랑 찾기 입니다. 티아나 사나에처럼 그녀들이 안고 있는 과거와 현재의 무게를 키리하도 가지고 있다는걸 알게됨으로써 그녀의 존재를 부각 시키고, 궁지에 몰린 키리하를 도와줌으로써 더이상 적의 관계가 아니다라는걸 조금식 깨달아 가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금에서야 느끼는거지만 작가가 약간 무리수를 두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유리카, 사나에, 티아는 꾸준하게 자신들을 어필 해왔던 반면에 키리하는 그저 할머니처럼 뒤에서 찻잔만 기울리며 관찰모드였던 것이 느닷없이 눈물을 보이면서 '나 이런 과거가 있어' 하며 유원지에 가 자신을 어필하는건 다른 침략자 소녀들에겐 반칙이나 다름 없습니다. 차라리 짬짬이 지저인 급진파의 공격으로 키리하가 피폐해져 있었다면 오히려 설득력을 얻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1~5권까지 꾸준하게 가 아닌 6권에서만 이런 일들이 있어서 더욱 뜬금 없기도 합니다. 떡밥 풀려고 유원지에 왔지만 오히려 더 큰 떡밥이 생겨 버렸습니다. ​

그리고 주인공인 코타로... 이쯤오면 그의 상격이 더욱 명확해집니다. 여자들에게는 굉장히 친절하고 어떤 부탁도 다 들어주고, 거기다 상냥하고, 무엇을하면 상대방이 기뻐하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간지러운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그의 성품에 뽀족한 송곳 같았던 침략자 소녀들은 마음을 거의 다 열어 놨다고해도 과언이 아닐정도 입니다. 하지만 그것 뿐 입니다. 코타로는 절대 그이상을 나아가지 않는다는 것인데요. 물론 하렘물에서 의례있는 상투적인 설정이 아니냐고할 부분이지만 코타로는 사람을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결정적인 부분에서 더이상 접근을 허락하지 않고 있죠. 이 작품을 읽으면서 이녀석 고자가 아닐까하는 의심이 들지만 뭔가 아닌 듯한 느낌을 받곤 합니다. 이런 부분은 하루미와의 관계에서도 잘 나타나 있습니다. 사실 코타로가 하루미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간간히 비춰 왔던지라 조금만 생각하면 유추가 가능한 문제이기도 합니다.

여튼 5~6권은 최종적으로 밑밥을 깔아가는 에피소드 입니다. 앞으로 일어날 일들에 대한 포석에 지나지 않죠. 시즈카를 제외한 침략자 소녀들의 호감도를 올려 두었고 그녀들의 신념과 안고있는 고뇌를 알려 주었습니다. ​앞으로는 신념을 이어가고 고뇌를 풀어가는 것만 남았습니다.

​악명(?)높은 1~6권 코스가 끝났습니다. 기나긴 겨울이 지나고 드디어 봄이 오기 시작한다고 할까요. 이야기도 본격적으로 궤도에 올라가기 시작하고 떡밥이 풀리기 시작 합니다. 그래도 세세하게 그늘진 곳엔 아직 얼음이 남아 있을테지만요.

​다음 7권의 주인공은 하루미 입니다. 5권에서 보여줬던 특대 떡밥이 다시한번 투척 됩니다.

ps: 5권에서 클란이 6권에 나온다고 언급 하였는데 6권에서 안나오고 7권에서 나옵니다.​


 

  1. 1, 어라 5권에서 유리카가 마법사라고 밝혀지지 않았어? 하실지 모르겠는데 중대한 스포일러라서 언급은 안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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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석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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