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세상 유능한 스킬 중에 하필이면 전투에선 써먹을 길 없는 [감정]을 받아 뭐 평범한 상인이나 하고 살라는 하늘의 계시를 전면을 비트는 주인공.라고 하면 뭔가 있어 보이겠죠? 주인공은 성인이 되던 날, 스킬이 뭐가 발현될까 봐줬던 신관이 EX 중에 E자만 보고 형편없는 놈이라는 평가절하 당했었습니다. 주인공도 그런가 보다하고 싸돌아다니다 뭔가 이상해 자세히 알아보니 글쎄 이 세계 최고 등급인 S 클래스를 뛰어넘는 EX 클래스라네요? 단순히 주변 물건이나 사람의 [감정]만 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능력까지 카피해서 내 능력으로 삼고, 세상 모든 것을 감정하고 그게 무엇인지 알아내는 능력까지 첨부되어 있으니 이건 뭐 신(神)급 사기 스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죠. 그러니까 강한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의 능력을 카피할 수 있다는 것이고, 그 대상이 죽어 있다면 강령술인지 빙의인지로 불러내서 카피하면 되니까 이런 망게임 같은 거 잘도 세상에 내놨다 싶더라고요.

자신이 가진 [감정] 스킬이 세상에 드러나면 그 위험성을 인지한 사람들에게 목숨이 노려진다며(악인인지 구분할 수 있으니까) 숨어지내야겠다는 초반의 다짐은 개나 줘버리고 활약하기 시작하는데, 기억을 잃은 소녀를 구하고, 어느 도시에서 뽑으면 용사로 인정된다는 검을 뽑아서 당당히 세상에 이름을 알리는 등 작가 스스로가 정했던 설정을 마구 파괴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주인공이 뽑은 그 검은 무적의 가호를 내린다는 밸붕급을 겸비하고 있기도 하고요. 그러다 보니 필연적으로 하늘의 게시가 내려와 세상을 멸망시킬 악룡의 부활할지 모르니 용사가 되어 무찔러 달라네요. 이로써 조용히 지내야 될 분위기는 진작에 사라졌고, 주인공은 악룡을 퇴치하기 위한 길을 나설 수밖에 없게 되죠. 그리고 당도한 왕국에서 주인공이 구한 기억을 잃은 소녀의 엄마를 만나게 되는데 글쎄 기억을 잃은 소녀는 왕녀이고, 엄마는 여왕이었답니다!!! 그리고 그 엄마 아니 여왕으로부터 악룡에 대해 듣게 되고, 왕녀는 역대 용사들의 빙의체가 되어...

이야기를 못 따라가겠군요.

요점은 주인공 보고 악룡을 퇴치하라는 이야기로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끝!

이번 2권을 읽고 느낀 점: 이런 이야기와 설정으로 어떻게 도서로 내놓을 생각을 했을까. 막 갖다 붙이면 능력이 되는 개념 없는 주인공 능력, 라이트 노벨에서 빠질 수 없는 하렘을 만들면 무조건 먹힐 거라 생각했는지 하렘을 만듭니다만, 문제는 아주 노골적으로 만든다는 것인데요. 그 히로인들 면면을 보면, 경박해 보이는 여신, "메인 히로인은 미성년", 판타지하면 빠질 수 없는 노예 수인 소녀, 목욕탕에 쳐들어오는 지조 없는 애 딸린 유부녀(여왕), 싸우지도 못하면서 대체 왜 나오는지 모를 왕녀 호위 여기사, 그나마 밥값 하는 떠돌이 여자 사무라이, 멍청하고 입만 산 요정 여왕, 추켜 세워주면 부모님도 팔아먹을 한량 요정(아마도 암컷인 듯), 나이 200살 "로리 할망구" 마족, 방구석 폐인들이 좋아할 만한 히로인들을 총출동 시켜 놨습니다. 그나마 판치라와 눈꼴 시려운 여자들 간의 알력은 없다는 것이 위안이군요. 그런데 남자 등장인물들은 죄다 악인으로 나오는데 괜찮은 건가? 여자 등장인물들도 변변찮긴 한데...

이들로 악룡을 토벌하러 간다는데 비장함도 없고, 각오하는 것도 없고, 어디 소풍 가듯이 왔다 갔다. 남의 충고는 개무시. 악룡에 협력하는 정령이 있다고 해서 낯짝이나 보자 해서 갔더니 왜 악당은 남자인가?라는 물음은 차지하더라도 그 악당이 세상을 멸망 시키겠다는 논리는 되지도 않는 개인적인 원한 때문이라는 빈약한 설정에 주인공 앞에서 맥도 못 추는 빈약한 분량. 안타까움이라든지, 그럴 수밖에 없다는 그럴싸한 이유도 없고, 읽으면 읽을수록 여긴 어디? 나는 누구? 내가 이걸 대체 왜 읽고 있지? 하는 생각밖에 들지 않게 되더라고요. 성장하는 데 있어서 노력보다는 지름길이 있으면 마다하지 않겠다는 주인공의 마인드는 차라리 시원시원할 지경입니다. 그렇게 면죄부를 깔아놓고 단숨에 성장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찾으러 가고, 뭔가 굉장히 강해 보이는 데몬이 있었는데 "없었습니다". 그리고 구출되는 200살 먹은 로리 할망구 마족(작중 실제 표현). 이 캐릭은 이후 코빼기도 보이지도 않는데 왜 나온 거지?

맺으며: 결론적으로 1권에서 속아가지고 2권을 구매한 것입니다. 정신적 대미지가 장난 아니군요. 이렇게 헐렁하고 개념 없는 스토리는 두 번째군요. 아이러니하게도 첫 번째도 같은 출판사 작품이었다는 것이고요. 메인 히로인 빼고 뭐 하러 나오는지 모를 히로인들 하며, 노력하지 않아도 되는 먼치킨 계보 주인공이라지만 그것을 빌미로 뭐든 해내는 주인공은 오히려 흥분된다기 보다... 흥분시키긴 하는군요. 이걸 1만 원(할인하면 대충 8500원)이나 주고 구입하다니 부들부들 거리게 만들었으니까요. 3권이 완결이라던데 3권까지 굳이 안 봐도 되지 않나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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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석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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