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 악덕 기사단의 노예가 착한 모험가 길드에 스카우트 되어 S랭크가 되었습니다 4권 리뷰
특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좋은 일도 상대에게 민폐가 될 수 있습니다. 도와 달라고 하지 않았는데 도와주는 건 자기만족이죠. 가령 A와 B라는 국가가 있고, B 국에서 전염병이 창궐하여 국민들이 죽어 나가고 있습니다. A 국은 도와준답시고 허락도 안 받고 B 국에 무단으로 침입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것도 나라를 멸망 시킬 수 있는 대량의 전략 자산들을 동원해서 말이죠. 그렇게 강제로 B 국에 침입해서 자, 우리가 치료제를 가져왔으니 환자들을 데려와라(뒤에는 전략 자산들이 진을 치고 있습니다). B 국은 얼쑤 좋다 환자들을 대랴와야 할까, 총력전을 벌여 이 무도한 자들을 쫓아내야 할까. A 국은 미온적인 B 국에 으름장을 놓습니다. 도와주러 왔는데 반응이 왜 그래? 그야말로 선민사상이죠. 딴에는 좋은 일 한다고 치료제를 들고 와 치료해 준다고 하지만, 받는 입장에서는 불법 침입에다 강압이 따로 없습니다. A 국의 행동은 B라는 나라의 정치적 같은 입장 같은 건 전혀 고려되고 있지 않습니다. 허락도 안 받고 입국한데다 자국민 치료해 주는데 뭘 망설이냐고 하면 넙죽 받아야 할까, 이걸 구실로 뭘 요구할지, 그 치료제가 독일지, 다른 정치 세력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에 B 국에 대한 고려는 전혀 없습니다.
이번 4권은 바다 건너 동화국(國)에서 전염병이 창궐하여 사람들이 죽어 나가자 히로인 3(성녀, SM) 이 치료제를 만들어 동화국에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히로인 3은 연락할 방법이 없다며 무단으로 동화국에 입국하죠. 주인공은 그런 그녀와 대량의 치료제를 운반하기 위해 흑룡들(전략 자산)을 동원합니다. 도착해서 미온적인 동화국 사람들에게 치료받으라며 으름장을 놓습니다. 주인공은 거기에 동조합니다. 한편 히로인 6(유부녀는 아니지만 유부녀 역할, 전쟁광)은 대규모 선단을 꾸려 동화국에 전쟁을 겁니다. 이유는 히로인 5(닌자, 이번엔 망국의 공주인 듯)가 동화국에 의해 암살 위협받았다는 이유로요. 하지만 그건 구실이었고, 본심은 침략과 정벌이었습니다. 동화국은 해전에서 히로인 6 선단을 보기 좋게 깔아뭉갭니다. 그러나 그것도 주인공 등장 때문에 동화국은 후퇴할 수밖에 없는 지경에 놓입니다. 그렇게 히로인 6은 동화국에 무혈입성을 하게 되죠. 자, 여기서 별로 유쾌하지 못한 일들이 벌어집니다. 히로인 6은 동화국이 가진 사상을 없애겠다, 히로인 3(히로인 6과는 다른 나라)은 우리가 보호해 줄 테니 속국이 되어랍니다.
전체적으로 논평하자면, 히로인 5가 습격 받은 것과 동화국이 가진 사상(이건 스포일러)을 구실로 삼아 땅을 차지하기 위한 히로인 6의 정복욕에 의한 침입을 정당화하는 이야기가 상당히 거슬립니다. 이건 뭐 역사적으로도 전쟁 명분이었긴 한데, 문제는 그게 선(善)으로 비춰진다는 것이죠. 우리가 우매한 너희들을 해방하겠다 같은, 근데 위정자(동화국, 정치인)들은 몰라도 국민들은 별 어려움 없이, 전염병이 돌고 있긴 하지만 잘 살고 있거든요. 그래서 중반부터는 히로인 5의 복수극으로 선회를 하고 히로인 3과 6도 한발 물러서긴 하지만, 결국은 침략이고 내정 간섭(너희들의 사상 거슬린다 같은)을 한 후라서 한발 물러선다고 좋게 비치진 않습니다. 결국 동화국은 독립국으로서의 지위는 상실하게 되죠. 이거 어디서 많이 본 시추에이션 아닌가요? 여기서 더욱 문제는 오리지널 용사로서 떡밥을 뿌려왔고 기어이 신탁을 받는 주인공이 침략당한 사람들을 보호하기보단 히로인 5, 6의 편에 서서 동화국 붕괴에 앞장선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곤혹스러운 건 주인공이 정치적으로 어쩔 수 없는 부분을 고려하지 않고 개인 복수극에 가담하여 나라를 붕괴 시켜 나간다는 겁니다.
그렇게 해서 얻은 게 무엇일까. 히로인 3의 성녀 탈락이죠. 정의 없이 이긴 것은 히로인 5,6(상사(6)와 부하(5) 관계)이 되겠고요. 한발 물러서긴 했지만 동화국에 간섭할 수 있게 되었으니 히로인 6으로서는 소귀의 목적을 달성했죠. 이래서 이번 4권은 불쾌하기 그지없었습니다. 명분 없는 침략자가 이겼으니까요. 그리고 히로인 3은 허락도 안 받고 남의 나라에 쳐들어가 강제 선행을 하고 히로인 6이 쳐들어와 전쟁을 벌이는데 중재하지도 않고, 막지도 않고, 중재해야 되지 않냐는 주인공의 말에 내가 왜요?라고 하니 여신이 노할 수밖에 없게 되겠죠. 그래서 주인공이 용사로서 정식 신탁이 내려질 때 그녀는 성녀로서 탈락하게 됩니다. 그리고 누가 하라고 하지 않는 이상 움직이지 않는 수동적인 데다 주변 상황을 이해하길 거부하고(히로인 6을 막을 수 있었음에도), 뭔 일이 터지면(히로인 6이 쳐들어 왔는데도) 내 일 아니라는 듯, 그러다 지인(주로 히로인)이 좀 안 좋은 대우를 받으면 너 죽었어하며 다 죽여대는 주인공이 아무리 주인공 버프를 받았다지만 진짜로 용사를 시켜주는 건 굉장한 에러로 다가옵니다.
맺으며: 이번 4권에서 가장 극적인 장면을 들라면 역시나 성녀 발탁이 되겠습니다. 히로인 3의 선행이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선으로 베푸는 것이었다면 이번에 신탁에 의해 성녀로 발탁된 히로인(중대 스포일러)은 상대와 눈 높이를 맞추거나 자신을 희생하는 선행이었는데, 이 차이는 절대적이죠. 그래서 더더욱 주인공이 용사로 발탁된 게 의문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는 근본적으로 사람들을 돕는 데 자동이 된 적이 없거든요. 있다면 기껏해야 히로인들 구하는 것이었죠. 이번 4권에서도 히로인 6이 명분 없이 쳐들어와서 동화국을 집어삼키려는데도 막는 것보다 어떻게 다스릴지에 대한 의견을 내놓습니다. 그래놓고 어떻게 돌아가든 내 알 바 아니랍니다. 이게 주인공으로서 할 말인가. 주인공에게 정떨어지는 것도 오랜만이군요. 이것 말고도 필자가 제일 싫어하는 게 근본 없는 호감도인데, 이 작품에 등장하는 히로인들, 대체 주인공이 뭘 해줬기에 호감도가 그렇게 올라가죠? 주인공의 머릿속에서는 일찌감치 삭제된 옛날에 구해준 일? 좀 도와줬다고? 뭐 좋아하는 감정이야 첫눈에도 반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사람 마음속은 모른다지만, 그거와는 다른 싼 티 나는 느낌이 든다고 할까요. 일본 작품들의 고질병이 이겁니다. 처음엔 만 좀 신선하지 권수가 지나면 다들 한결같아지니 식상하기 그지없어요. 그래서 필자는 4권에서 하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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