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 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안 되는 걸까 19권 리뷰 -영웅으로의 발돋움-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아폴론 파밀리아, 이슈타르 파밀리아를 격침 시키고, 이제는 로키 파밀라아와 더블어 오라리오 양대 산맥이라 일컬어지는 프레이야 파밀리아까지 침몰 시켰습니다. 사실 이런 흐름은 주인공 버프일 수는 있으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들은 오라리오에서 비호감을 받는 파밀리아들이라 할 수 있죠. 그러니까 모난 돌이 정을 맞고, 튀어나온 못이 망치를 맞는다는 격언이 딱 들어맞은 꼴입니다만, 이들과의 전투에서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많은 모험자들과 주민들이 주인공과 헤스티아 파밀리아를 도와주었다"는 것이죠. 자, 여기서부터가 중요한데, 위에 열거한 파밀리아들을 악(惡)에 비유한다면 주인공과 헤스티아 파밀라아는 어디에 해당되느냐인데요. 18권까지는 모험과 만남을 주제로 했다면 19권부터는 그 해답으로 주인공과 헤스티아 파밀리아는 어디로 가야 되는지를 그린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신(神) 헤르메스는 프레이야 파밀리아와의 워게임에서 도와줬다는 걸 구실로 삼아 주인공 벨을 어디론가 대려 갑니다.
몇 년 만에 '학구'가 오라리오로 귀환했습니다. 승선인원 1만 명에 달하는 거대한 학원선(船)의 귀환으로 오라리오는 축제의 분위기에 빠져들죠. 그리고 주인공 벨에게 있어서 인생의 전환점의 시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신(神) 헤르메스에 의해 학구에 강제 입학하게 된 벨은 문제아 반을 이끌며 이들에게 모험이 무엇인지 가르쳐 주고, 어느 어드바이저의 여동생과 친분을 쌓으며 그녀가 안고 있는 고뇌와 공허함을 해결해 주기 위해 노력하게 되죠. 사실 학구에서의 생활은 여느 이세계 작품들의 계보를 충실히 따라가는 이야기로서 학원에서의 생활은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작가도 후기에서 왕도물이자 클리셰라는 걸 인정하고 있기도 하고요. 벨은 신(神) 헤르메스의 장난질로 인해 "정체를 숨기고" 학구에 잠입하다시피 했고, 그로 인해 힘을 숨길 수밖에 없게 되었죠. 레벨 1 쩌리가 되어 학구의 문제아반을 이끌고 던전에 들어가지만 이들의 폭주로 인해 던전 공략은 대환장 파티가 되어 갑니다. 결국 초점은 학원 생활보다 문제아반을 이끌며 던전 공략에 집중하게 되죠.
자, 그럼 벨에게 있어서 무엇이 인생의 전환점이냐. 그것은 "넓은 시야" 오라리오와 던전이라는 좁은 우물에서 벗어나 세계를 돌아다니는 학구에서 배우고 익히고 경험하며 보다 넓은 세계로 시야를 넓혀간다. 문제아반을 이끌며 벨은 보다 효율적으로 던전을 공략하는 방법을 알아가고, 아이들을 규합하는 방법 등을 알아가죠. 그동안 체력적 성장을 다뤘다면, 지금부터는 정신적 성장을 다루기 시작합니다. 그럼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영웅'으로 가는 길. 신(神) 헤르메스는 하계에 영웅이 태어나길 바라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는 벨의 시야를 넓게 해주기 위해 학구에 강제 입학 시켜버리죠. 이미 헤르메스는 오래전부터 영웅을 갈구해왔기도 하고요. 그렇담 영웅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인망과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카리스마죠. 인망은 3곳의 파밀리아와의 전투에서 입증이 되었고, 이제 카리스마만 챙기면 되는데, 그것이 문제아반을 개선 시키면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합니다. 요컨대 본 작품에서 영웅은 태어나는 게 아닌 만들어지는 이야기라고 할까요.
그리고 새로운 히로인. 어느 길드원 어드바이저의 여동생은 언니의 그림자를 쫓고 있습니다. 어릴 적부터 언니와 비교 당하기 일쑤였고 태어나자마자 생이별하듯 떠나간 언니의 발자취를 쫓아 언니가 거쳐 갔던 곳을 지나가려 하죠. 그런데 그럴수록 공허함은 커져가고 나의 존재 의의가 무엇인지, 자신감을 잃어갑니다. 마음에 병이 생겨가고 인생이 재미 없어집니다. 그럴 때 필요한 게 주인공의 품, 처음에는 편입학한 주인공을 보살펴주는 역할을 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벨은 믿음직스러운 오빠가 되어 있었습니다. 학점 이수에 필요한 던전 공략하러 갔다가 죽을 위기에 처했던 자신을 구해주고, 힘숨찐이면서도 잘난 채 하거나 못돼 게 굴지 않는 상냥한 주인공에게 점차 마음을 빼앗겨 가죠. 참고로 이 히로인 나이 13세입니다. 일본은 아청법 없나요? 주인공 벨은 14세 촉법소년이니까 괜찮나? 아무튼 마음에 병을 앓아가는 히로인도 다독여주는 것도 영웅이 할 일이겠죠. 근데 이거 잘못하면 자매(언니도 유명 히로인) 어쩌구가 될 텐데...
맺으며: 메인 히로인으로 치고 올라오는 '류'는 이제 감정을 숨길 생각도 없이 장소를 고를 생각도 없이 고백을 해대는 통에 수라장을 연출하고, 어느 어드바이저는 언제 고백할까(분위기상 그렇다는 뜻) 간 보는 중이고, 그럴 때마다 릴리와 헤스티아는 광분하고, 어느 여신은 떠날 거처럼 포장 해놓고 종업원으로 위장 취업했던 주점에 돌아가서 난 아무것도 몰라 시전 중인데 이게 제일 골때렸군요(필자의 각색이 좀 들어갔음). 그 여신의 수행원(회른)은 부엌칼을 꺼내서 경쟁자 제거에 나서려 하는 등 주인공 벨은 아마 곱게 죽지는 못할 듯하군요. 그리고 본편 초반부터 많은 분들이 바랐던 '류'의 헤스티아 파밀리아로의 이적 관련도 마무리됩니다. 벨에게 향하는 마음이 이제 위험수위에 다다른 그녀이기에 다른 결말은 있을 수 없겠죠. 그리고 이번 19권에서의 아청 소녀 히로인도 단숨에 류 못지않은 호감도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만난 지 10여 일도 되지 않았는데, 요즘 애들은 참 조숙하네요. 마지막으로 본편 19권을 읽기 전에 아스트레아 레코드 3권이 먼저 나왔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게임으로 먼저 접했던 분들은 아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아스트레아 레코드와 19권은 연결점이 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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