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왜 주인공을 이세계로 불러들여서 떼죽음 당하게 하는가'가 이번 13권의 주된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은 어릴 때부터 가정 교육을 잘 받아서 예의 바르게 잘 자랐죠. 타인과 원만한 관계를 맺어갈 수 있게 되었고, 평범하게 학교도 다니게 되었습니다만. 특별부록 외전에 의하면 안타깝게도 지구는 이세계만큼 이세계틱한 세상이었고, 특출한 능력(즉사)을 지구에 살 때부터 가지고 있었던 주인공은 무언가로부터 늘 신변 위협에 시달렸죠. 그의 입장에서는 사실 현재의 상황은 이세계나 지구나 별반 다르지는 않았을 겁니다. 지구에 있을 때도 자신에게 살의를 보내오는 존재가 무엇이든 간에 조건반사적으로 즉사치트가 발동되고, 그렇게 몸을 지켜 왔으니 이세계에서도 그게 달라지진 않겠죠. 그렇게 1~12권까지 이세계에서 주인공에 의해 죽은 사람만 6천만 명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대현자에 의해 세계가 리셋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되살아 났지만 주인공에 의해 죽은 사람은 부활하지 못했죠. 주인공이 가진 즉사 스킬은 상대를 근원적인, 존재 자체를 지워버림으로써 부활, 윤회(환생)도 원천적으로 되지 않는 아주 무시무시한 능력이거든요.

어쨌거나 현자 '반'에 의해 지저 퀘스트에 참여한 주인공 일행은 현자의 돌을 받기 위해 퀘스트 최종 보스가 있는 곳으로 출발은 했는데, 필자가 봐도 좀 지리멸렬한 이야기만 펼쳐지더군요. 그래서 작가는 마침 독자의 마음을 읽을 것처럼 아주 재미있는 설정을 넣습니다. 바로 주인공의 악행(?)을 까발려서 공공의 적이 되게 하는 것.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주인공으로 인해 죽은 사람만 6천만 명이거든요. 그러니 가족, 친구 등을 잃은 사람도 많을 거란 말이죠? 대현자가 리셋하며 다른 사람들은 다 살렸는데 주인공으로 인해 죽은 사람은 대현자도 부활 시키지 못했고, 마침 현자 '반'에 의해 진행 중인 지저 퀘스트가 재미없어서 참견하려고 주인공의 만행을 까발리며 그를 죽이면 그로 인해 죽은 사람을 부활 시켜 주겠다고 합니다. 누가 대현자가요. 거기에 강제력까지 걸어버리니 이렇게 되면 어떻게 될까. 이제 퀘스트고 나발이고, 사람들은 최종 보스를 클리어해서 매일 뭐같이 내는 세금을 리셋 시키는 것에서 이제 주인공 때려잡는 퀘스트로 바뀌고 주인공은 쫓기는 신세가 되죠. 현자들은 이세계 운영에 센스가 없어서 안 그래도 개판이 되어 가는데 이젠 난장판이 되어 갑니다. 어찌어찌 지저 퀘스트 최종 보스 구역까진 오긴 했는데 잡으라는 보스는 안 잡고 사람들이...

맺으며: 거의 클라이맥스에 진입했습니다. 이세계 전이의 원흉인 대현자도 모습을 드러냈고, 온갖 치트가 난무하는데 복제가 있어도 이상하지 않다는 것처럼 현자의 돌도 무한 증식 시키면서 그동안의 고생이 뭐였나 싶을 정도로 황당한 흐름을 보이는데, 이런 흐름이야 원래 이 작품의 아이덴티티죠. 여전히 주인공의 능력을 얕잡아 보고 가볍게 덤볐다 무겁게 퇴장하는 등장인물들은 하나하나가 주옥같은 주인공급이지만 주인공에게 걸리면 엑스트라인 건 여전 합니다. 그래도 6천만 명쯤 죽으니까 사람들이 어떻게 대처하는지쯤은 학습하게 되는군요. 그중에는 절대 관여하지 않겠다는 사람부터, 포획(?) 할 때 살의만 보내지 않으면 되는 거 아냐?라는 안까지 나왔고 거의 성공 직전까지 가는데, 아쉽게도 14권이 완결이라서 빛을 보는 일은 없을 듯하군요. 그러고 보니 이번 13권은 현실적인 물음을 던지는데요. 사람을 죽였으면 죄책감을 가져야 되는 거 아닌가? 등장인물들은 주인공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려 하는데요. 사실 주인공은 가만히 있다 공격받은 피해자이고, 살기 위해 반격한 것뿐임에도 가해자가 되어 있는 부조리라 할 수 있는데, 이게 법이나 감정적으로 좀 어렵단 말이죠. 한마디로 정당방위의 범위가 어디까지일까를 논해야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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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석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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