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 거미입니다만, 문제라도? 6권 리뷰 -엄마가 되었지만 모성애는 없다-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마왕과 숨바꼭질하면서 세상 구경 중이었는데, 관리자의 도움을 받아 워프해온 마왕에 의해 분자 레벨로 분해가 되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었죠. 하지만 영악한 여주는 스페어를 준비해두었단 말씀. 어쩌다 보니 산란 스킬을 입수한 여주는 엄마(마더)가 그랬던 것처럼 엘더 대미궁에 알을 무진장 낳아 두었더랬죠. 그중 하나에 혼인지 뭔지를 이동시켜 어쩌고저쩌고 특촬물 찍듯이 해서 부활에 성공은 했습니다만. 여전히 마왕은 두렵고 어찌할 수 없는 존재. 근데 부활하고 보니 낳아둔 알들이 부화하여 여주 주니어가 한가득 있더란 말이죠(종말에는 호러급 번식). 남편 없이 무성 생식하듯 낳긴 했다지만 그래도 자신의 새끼이건만 좀 보살펴주는 게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엄마(마더)가 그랬던 것처럼 여주도 방임주의로 일관. 사실 얘가 정이 좀 없긴 했죠. 이게 이번 6권 내내 소피아에게도 이어집니다. 부활하여 그토록 바랐던 아라크네로 진화한 여주는 다시 '소피아'가 있는 곳으로 갔습니다. 근데 소피아 집이 습격 받고, 도시는 불타고 있네요.
습격자는 엘프 족장, 소피아는 절체절명의 순간, 아라크네로 진화했겠다 너 죽었어하며 엘프 족장에게 덤볐다가 쌍코피 터지는 여주. 마왕의 난입으로 3각 구도가 되어 또다시 위기를 맞았지만 어쩐 일인지 마왕은 엘프 족장을 한 컷으로 보내버렸죠. 근데 죽은 건 분신이라네요. 다시 마왕과 독대하게 된 여주는 땀 삐질. 마왕은 마왕대로 이뇬(여주) 분명 분자 레벨로 소멸 시켰는데 왜 살아 있지? 6권까지 기준으로 관리자 이외엔 적이 없는 마왕으로서는 이 정체 모를 뇬(여주)이 아주 두려운 겁니다. 죽여도 죽여도 죽지를 않으니까요. 근데 웃긴 게 마왕은 여주의 할머니란 말이죠. 여주의 엄마는 마왕의 딸이고. 손녀가 딸을 죽이고, 할머니를 못살게 굴고, 할머니는 딸 복수한답시고 손녀를 죽이려 하고, 거미 집안은 부모 자식도 몰라보는 폐륜 집안인가? 지금 엘더 대미궁에 증손주들이 바글바글 거린다는 걸 마왕이 안다면 무슨 심정이 될까? 이 두려운 애를 어찌하면 좋을까 했던 마왕은 결국 여주와 동맹을 맺게 됩니다.
있을 곳이 없어진 소피아와 그녀의 종자는 마왕과 여주를 따라나섭니다. 이때 소피아 나이 1세. 말은 염화로만 가능. 전세에서 여주와 같은 반이었으나 접점은 없음. 하지만 엄친아급 이뻤던 여주와 다르게 소피아는 평범 이하 쭈구리. 못생긴 외모에 콤플렉스를 느꼈던 그녀는 여주에게 엄한 분노를 저장주이었는데 이세계로 전생하고 보니 부모가 존잘이네요. 그럼 나도 존잘이라며 마음에 뽕을 엄청 쑤셔 넣고 있었더니만 만끽하기도 전에 부모님 사망, 그리고 엘프들에게 쫓기는 신세. 지금은 여주가 뽑아낸 실에 묶여 강제로 걷는 중. 여주는 자신의 모습 때문에 당당히 대로를 걷지는 못하고 산으로만 싸돌아다녀야 하는데 지루하고 심심하다며 소피아를 실에 매달아 인형 놀이 삼매경입니다. 같은 전생자를 만나 기쁨의 몸부림이라도 칠 줄 알았더니 저기 굴러다니는 돌멩이 취급. 마왕과는 동맹을 맺었지만 언제든 뒤통수칠 준비 만땅. 지금은 당장 어찌할 수 없으니 겉으로는 미소 지을 뿐이죠. 마왕도 여주를 어떻게 죽여야 되나 고심 중이고요.
그런 살벌한 동거를 이어가며, 이야기는 소피아 위주로 진행이 됩니다. 여주에게 인형 취급받으며 신세 한탄하다 전세 기억이 새록새록 튀어나왔고 분노를 주체 못 하여 엄한 마왕에게 쏟아내는 일이 벌어집니다. 5권에서 자신을 구해준 여주에게 충성을 다할 줄 알았더니 이 배은망덕한 경우가 또 있을까? 아직 어리다는 증거죠. 1세니까 어리긴 어리지만요. 근데 그 분노의 시작점이 잘생긴 여주에 대한 질투다 보니, 그러니까 전세에서 나는 쭈구리인데 여주는 반 친구들이 우러러볼 정도의 미모에서 오는 불합리 등등. 감정을 주체 못 해 '저딴뇬' 취급했다가 마왕에게 팩폭 당하고 급쭈구리 되는 인생 성장기를 그려 갑니다. 사실 여주는 지금 '거미'의 모습이죠. 엘더 대미궁에서 태어나 개고생 하고, 그녀(소피아)를 몇 번이나 구해준데다 지금은 한사람 몫을 하게 한답시고 훈련을 시켜주는 애에게 저딴뇬이라니. 근데 정작 여주는 아무런 생각이 없다는 것이지만요. 소피아를 구해준 것도, 지금 훈련하는 것도 다 흥미 본위일 뿐. 이걸 소피아가 안다면?
그런데 엘더 대미궁에 낳아둔 자녀들이 반란을 일으키네요. 여기에 대해 뭔가 복선이 있지만 나중에 차차...
맺으며: 소피아의 종자도 자아를 잃어버려 찾는다고 지면을 엄청 써대는데 솔직히 다 큰 남자의 자아 찾기는 별로 흥미를 느낄 수 없었습니다. 일단 이번 6권에서는 종자 포함해서 에반게리온의 신지처럼 한 사람의 인격 완성이라는, 소피아도 그렇고 지금의 삶을 받아들이지 못해 방황하는 걸 마왕이 케어해줌으로써 성장해가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얘(마왕)가 이렇게 착하고 선한가 싶을 정도로, 괜히 할머니(겉모습은 10대 초반 여자애) 아니라는 듯 인자하게 소피아와 그녀의 종자를 어른으로 키워가는 게 조금 흥미롭죠. 여주는 아무런 생각 없고요. 그냥 재미로 살고, 재미로 소피아 훈련 시키고, 그걸 진짜 자신을 챙겨준다고 오해한 소피아가 점점 여주에게 빠져드는 형국이 되어 갑니다. 그리고 심심함을 주체 못 한 여주에 의해 시작된 마왕의 직속 부하 퍼펫 타라렉트의 마개조는 거미를 인간 여자애로 승화 시키기에 이르는데요. 퍼펫은 한창 마더와 싸울 때 마왕이 파견한 4천왕급의 먼치킨으로서 마더보다 더 죽음을 직감하게 할 정도로 강적이었죠. 근데 지금은 여주의 손에 개조되어 여자애 되어 버렸으니, 라이트 노벨이니까 가능한 뭐 그런 얘기도 있습니다.
아무튼 종교 전쟁을 벌이려는 교황에 의해 여주의 위치가 중요해져 갑니다. 미궁의 악몽(여주)이 어느 편에 설지에 따라 전쟁의 판도가 달라니까요. 여기에 엘프도 제3세력으로서 참전하는 기류가 퍼지게 되고요. 마왕도 처음부터 마왕은 아니었던 듯하지만 마왕이 되어 인족을 치는 역할을 다 하려 하죠. 작초반 언급되었던 세계가 망가진다는 의미가 이게 아닐까 싶더군요. 누군가가 세계를 구해야 한다는 복선도 있었고. 이런 세상에 내던져진 소피아(나이 1세)와 그녀의 종자는 누구 편에 서야 살아남을 수 있을까. 소피아는 여주와 마왕과 같이 여행하며 끊임없이 고뇌를 해야만 하죠. 전세의 쭈구리 경험 때문에 방어 기제가 작동되어 가시 돋친 말을 내뱉으면서도 여주와 마왕에게 버림받으면 어떻게 살아가지? 같은 자기중심적인 생각을 해가면서도 그걸 자각하고 고쳐 나가는 게 굉장히 인상적이죠. 여주의 심심풀이로 시작된 고행의 수련은 그녀를 단련 시켜주었고, 마왕의 케어로 정신도 성장하면서 조금씩 어른이 되어 갑니다. 그러나 세계의 정세는 이들의 사정에 상관없이 혼돈으로 흘러가고, 엘프와 인족은 미래에 왜 멸망의 기로에 서는지 스스로 증명해가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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