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 즉사 치트가 너무 최강이라 이세계 녀석들이 전혀 상대가 되지 않습니다만 1권 리뷰
이 작품이 인기를 끌지 못하는 이유는 제목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언행일치를 보여주긴 하는데 내용에 비해 제목이 너무 가벼운 느낌이랄까요. 여기저기 굴러다니는 이세계 양판소물 아류작 같은, 이세계물이 성공하고 있으니 나도 겸상 좀 해볼까 해서 나온 게 이 작품이다 같은, 그러다 보니 작가가 셀프 디스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요. 근데 다 읽고 보면 정말로 이세계물이 맞나? 하는 의구심을 들게 합니다. 미드 '웨스트 월드' 같은 게 아닐까. 아니면 SAO 엘리시제이션의 언더월드 같은 게 아닐까. 이런 의구심을 들게 하는 건 주인공의 성장 배경에서 그는 이세계로 넘어가 힘을 얻은 케이스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필자가 위와 같이 언급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주인공은 만들어진 세계에 집어 넣어져 능력을 시험받고 있는 것이다. 혹은 제어 불가능한 주인공의 스트레스를 발산 시켜 안정화 도모, 즉 이세계는 주인공을 위한 무대이고 거기에 등장하는 사람들도 만들어진 존재다. 같은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는 것인데요. 이걸 뒷받침하는 복선에 제법 나옵니다. 우선 이세계를 침략하는 존재가 있는데 이건 이세계를 만든 주체(정부 산하 기관 같은)가 주인공을 자극 시키기 위해 보내는 것이 아닐까, 히로인 토모치카를 지키게 해서 주인공으로 하여금 선,악 구별을 하게 하려는 게 아닐까 하는 것입니다.
외전에 보면 어린 주인공을 보살펴주는 유모가 등장합니다. 그녀(유모)의 올곧은 성격을 보자면 세상엔 나쁜 사람만 있는 건 아니라는, 아직 선,악 구분도 되지 않는 주인공에게 선한 사람도 얼마든지 있다는 걸 가르쳐주며 세상은 이렇게 아름답다는 듯이 그를 양지로 이끄는 존재가 아니었을까 하는데요. 등장 그 자체가 플래그 같은 유모가 관련되어 폭주하는 주인공을 제어하기 위해 이세계로 보낸 게 아닐까 하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는 것이죠. 그런 주인공은 히로인 토모치카에게서 유모의 그림자를 봤지 않을까 싶기도 한게 평소 관심 없는 학교생활에서 이세계에 떨어지자마자 처음 보다시피한 히로인을 대뜸 지켜준다고 하니 뜬금이 없거든요.
그렇다면 주인공의 정체는 무엇일까? 아니 뭐 이 정도 언급했으면 그가 무엇에 쓰이는지 눈치 빠른 분들이라면 알겠죠. 주인공은 상대가 나에게 악의만 품어도 즉사 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개체가 링크 형식으로 이어져 있으면 상대가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든 수가 얼마나 있든 한정이라는 개념은 없어요. 이거야말로 전지전능한 하느님의 힘이 아닐 수 없죠.(종교 비하 아닙니다.) 그런 인간을 세상이 가만히 내버려 둘 리 없잖아요?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주인공은 이세계에 가서 힘을 얻은 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목에 비해 내용이 제법 무겁습니다.
물론 초반엔 여느 이세계물처럼 싼 티 팍팍 내며 진행이 됩니다. 하지만 갈수록 위화감 같은 게 생기죠. 이세계임에도 너무 많은 '일본인', 자신들의 후보랍시고 다른 세계(현실)의 사람들을 마구 소환 시키는 현자들의 존재, 이세계가 멸망할 수도 있는 도미네이터(지배자)의 능력을 가진 학생을 내버려 두는 위험, 뭣보다 인간이 인간으로 대우받지 못하는 시궁창 같은 세계관에서 이세계 침략자들이 오히려 인격자 같은 부분에서는 딱 주인공을 염두 해서 만든 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들게 하죠. 사실 지금까지 언급한 내용들은 외전을 봐야 느끼는 것이긴 합니다만.
여튼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다른 세계에서 사람들을 소환해 이세계를 지킬 포지션인 현자들과 그들의 종자들이 오히려 악인이 되어 인간들을 탄압하고 어그로를 끌어대는 장면은 의구심을 기정사실이 되는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물론 필자의 언급들이 헛다리 짚은 것일 수도 있습니다. 즉 절대적이라는 소리도 아니며 뇌피셜에 가깝다고도 할 수 있겠죠. 오히려 필자는 이렇게 흘러가길 바라는 걸지도 모르겠고요. 하지만 주인공과 히로인 그리고 한두 명을 빼고 악인이 되어 죄다 어그로를 끌어대는 통에 제대로 된 인간이 없다는 점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는 건 확실합니다.
무슨 말이냐면 주변 사람들이 나쁜 짓으로 어그로를 끌다가 골로가고 장면에서 10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기분이랄까요. 회복술사같이 복수물도 좋지만 이렇게 악인을 가타부타 없이 단죄하는 이야기도 흥미를 제법 돋굽니다. 시종일관 이런 이야기들로 이뤄져 있는데요. 이세계로 같이 넘어간 클래스(학생들)가 주인공과 몇 명을 가둬놓고 죄다 자기들만 살겠다고 달아난다거나, 자신감이 너무 충만해서 타인을 배려하기는커녕 토모치카의 몸만 노려 노예 취급하겠다 클레스 메이트라거나, 먼저 소환되어 현자가 된 사람들이 죄다 쓰레기라든지 이런 것들을 치우는 장면은 밋밋하면서도 깔끔하기 그지없습니다.
사람이 없던 힘을 얻게 되면 무슨 짓을 저지르는지 이 작품이 잘 보여 주기도 하죠. 현실에서 찌질함을 앓고 있던 사람이 힘을 얻어 이젠 내가 너희들을 귀여워해 주겠다는, 현실에선 못했던 여학생을 덮치고 싶다는 망상을 실현해주는 힘, 브레이크가 되었던 법이 없어지고 초월적 존재인 현자 또는 종자가 되었으니, 그걸 가지지 못한 사람에겐 여기가 지옥이지 어디 가 지옥일까 하는 일이 생기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그 중심에 희생양이 될 수 있는 토모치카가 있었고 그녀를 지키는 존재로 주인공 요기리가 있습니다. 잘 짜여진 각본이 아닐 수 없는 것이죠. 하지만 주인공 요기리는 주변의 이런 악의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군요.
그야 즉사 스킬이 있으니 그럴 만도 하겠는데 위기감을 크게 가지지 않는다고 할까요. 어쨌건 슬슬 토모치카가 아무것도 못하는 자신을 지켜주는 요기리에게 무언가 대가를 줘야 하는데 그녀가 가지고 있는 거라곤 몸뚱어리 하나, 간질간질 그런 분위기로 빠지며 무흣한 장면을 보여줄 만도 하겠건만 느닷없이 모코모코라는 우리나라 동자승 같은 토모치카 수호령인지가 나타나 산통을 다 깨 놓는군요. 거기에 주인공 요기리는 SAO 키리토 같은 놈입니다. 사람 성질 살살 건드리면서도 미워할 수 없게 만드는 성격, 반려 아스나처럼 그렇게 흘러가도 되겠는데 성격만 그렇고 행동은 수동적이라는 것에서 암담합니다.
맺으며, 이렇게 장황하게 쓴 이유는 부정적인 평을 많이 들어서입니다. 사실 표면적으로 보면 여느 이세계물과 다릴게 없죠. 하지만 설정이나 복선 등을 보자면 꽤 괜찮은 작품이 아닐까 합니다. 확실히 주인공의 능력이 이런 걸 갈아먹고 있어서 빛이 바랜다는 게 옥에 티로 다가온다는 건 부정할 순 없긴 합니다만. 그래도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주인공 능력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 주인공이 가진 복선이나 주변 어그로꾼으로 눈을 돌려 본다면 작품의 이야기가 달리 보이지 않을까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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