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 책벌레의 하극상 제3부 4권 리뷰 -전쟁이다. 전쟁-
점토판->목간->죽간->파피루스(순사 바뀌었을 수 있음)를 거쳐 무던히도 종이와 책을 만들려 했던 마인, 하지만 이세계 사람들의 무지와 따라주지 않은 여건과 현실에서 매번 좌절을 겪어야만 했죠. 그러다 나름 중견 상회를 이끌어 가던 벤노를 만나 돌파구를 마련하고 기어이 식물을 재료로 하는 종이를 만들어 내고야 맙니다. 흔히 이세계 전생물에서 일어나는 먼치킨 뚝딱이 아닌 정석적인 성장을 통해 자신의 뜻을 이뤄내고야 마는 마인의 인간 승리가 아닐 수 없는데요. 그리고 시간이 흘러 지금은 영주의 양녀가 되어 본격적으로 종이와 책 만들게 되었습니다. 이곳까지 오는데 거의 4~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군요.
이제 마인이 꿈꾸던 이상은 실현되었습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 인쇄술(?)을 영지 전체에 퍼트리기 위해 준비에 들어가고, 그동안 마인이 신세 졌던 길베르타 상회의 벤노는 여동생에게 가게를 물려주고 자신은 마인이 주최가 된 인쇄업을 목적으로 하는 플랑탱 상회로 분리하면서 나날이 사업이 커져만 갑니다. 루츠는 마인의 성장에 분해하면서 그녀를 쫓아가기 위해 분골쇄신한 끝에 벤노의 후계자로 자리 잡아가고요. 마인의 전속 머리장식 장인이 된 투리, 고아원 대표격으로 루츠의 뒤를 따라나선 길, 어느새 주변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의 길을 걸으며 조금식 성장해 가고 있었습니다.
종이 만들기가 끝났으니 이제 전쟁을 하자
마인의 양아버지이자 현 영주 질베스타의 친누나인 '게오르기네'가 시집간지 20년 만에 귀성을 합니다. 그녀의 귀성 자체는 딱히 상관없지만 문제가 발생하는데요. 바로 구 신전장, 마인에 엮여 먼 하늘나라로 승천한 구 신전장은 질베스타 어머니의 동생으로서 게오르기네에게도 외숙부에 해당하죠. 구 신전장은 살아생전 게오르기네를 끔찍이 아꼈고 그녀 또한 구 신전장을 불륜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끔찍이 사모했던 듯합니다. 이것은 마인이 신전장실을 물려받아 그의 유품을 정리하면서 드러난 편지를 보면 일목요연하기도 하죠. 그런 사람을 요단강 건너로 보내 버렸으니 마인의 입장은 난처하기 이를 데 없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질베스타와는 영주 자리 놓고 대립하다 밀려나 옆 영지에 쫓기듯 그쪽 영주 세 번째 부인으로 가야 했으니 게오르기네에게 있어서 질베스타와 그의 양녀인 마인은 그야말로 철천지원수가 아닐 수 없는 것입니다. 원래는 구 신전장의 죽음은 비밀이었으나 마인이 그 당시 그녀(게오르기네)의 정체를 몰랐다곤 해도 구 신전장에 보낸 편지에 답장한답시고 까발려 버렸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죠. 이제 그 뒤처리는 양아버지인 질베스타와 페르디난드가 짊어지게될 처지입니다. 이거 돈 된다고 해서 붙잡았더니 자칫하면 영지가 통째로 말살될 수 있는 폭탄을 끌어안게 되었군요. 왜 그렇게 되냐고요? 그야 게오르기네가 속한 영지가 더 강하니까요.
판타지든 현실 중세 시대든... 아니 현대에서도 모습은 다를지언정 가족 간이라도 파벌을 형성하고 전쟁을 벌이는 건 다반사죠. 이번 에피소드에선 일촉즉발의 기운이 감돕니다. 초중반 책 만들기와 여러 에피소드로 일상적인 이야기를 이끌어 가다가 게오르기네가 등장하는 중후반부터는 분위기가 상당히 무겁게 흘러갑니다. 더욱이 자신의 어머니까지 유폐 시켜 놨으니 게오르기네가 겪었을 울분은 크다 할 수 있겠죠. 겉으론 웃고 있지만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 그녀의 서슬 퍼런 노기가 전해졌는지 천하의 마인이 꼼짝을 못합니다. 지금은 그저 태풍이 지나가기만을, 어서 빨리 게오르기네가 시댁으로 돌아 가기만을...
어쨌건 친누나(마인에겐 고모)와 진짜 전쟁은 피할 수 없다는 복선이 투하 되었습니다. 지난날의 잘못을 계속 끄집어 내어 상처에 소금을 뿌려댄다는 게오르기네가 사모했던 구 신전장의 죽음과 어머니의 유폐를 가만히 두고 보지만은 않겠죠. 게다가 질베스타와 영주 자리 놓고 대립하며 끊임없이 그(질베스타)를 괴롭혔던 전력이 있는 그녀로서는, 덕분인지 게오르기네라는 공통된 적을 둬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마인과 페르디난드의 연애 플래그가 조금 더 강해졌습니다. 사실 페르디난드도 '서자'로서 어릴 적 주변 환경이 썩 좋지만은 않았는데요.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도망치듯 신전에 몸을 위탁할 수밖에 없었죠.
이젠 마인이 발명하는 모든 것들이 지리멸렬해지고 있어서 게오르기네 등장 타이밍으로 딱 좋지 않았나 합니다. 마인이 영주의 양녀가 되면서 함부로 싸돌아다니지 못하는지라 평민촌 등에서 좌충우돌하는 재미가 없어져 버렸거든요. 앞에 와 뒤 분위기가 완전히 틀려요. 근데 그걸 감안했는지 마인이 저지르고 다녔던 폭주를 빌프리트(마인에겐 오빠)가 대신해주고 있어서 작은 감동(?)을 선사하기도 합니다. 종합적으로 이런 공통된 주적으로 인하여 간간이 마인과 페르디난드가 투닥 거리기도 하고 자신들의 처지를 비관해서 얼싸 끌어안고 눈물도 보이는 등 보는 이를 안타깝게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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