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에서 하고 싶은 말 대부분 했고, 이번 2권 이야기도 그 연장선에 있어서 이번엔 감상이라기엔 애매한 걸 좀 써볼까 합니다. 자신들을 소환한 현자 시온을 찾아 왕도로 가게 된 주인공 요기리와 히로인 토모치카는 길을 헤매다 검성이 주최하는 성왕의 기사 선발전에 강제 참여하게 되는데요. 검성은 현자와 더블어 이세계를 지키는 존재로 마신이 잠들어 있는 결계를 지키며 결계에서 삐져나오는 권속들을 물리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성왕의 기사들은 검성을 서포트해서 권속들을 처치하는 임무이고 현자와 마찬가지로 실시간으로 소모되고 있어서 이번에 선발전을 치르게 되었는데요. 주인공 일행은 여기에 휘말리게 되죠.


뭐... 그뿐입니다. 이 작품의 호보다 불이 더 많은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주인공에게 상대가 될만한 존재가 없으니 식상할만하죠. 하지만 저마다 이익을 쫓아다니며 살육전을 펼치는 와중에 조금 인격이 괜찮은 사람들을 만나 편먹기도 하고, 그러다 다른 세계에서 전이한 사람을 만나기도 하고 미친 여신과도 만나는등. 성스러운 여신의 부름을 받아 이세계를 구한다던지 혹은 신의 잘못으로 이세계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받는 장밋빛 인생 이세계물 따위, 엿 먹어를 선사합니다.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이세계 전생물 종합 선물 세트 같은 일이 벌어지는데요.


현자만이 다른 세계의 사람을 소환하는 것이 아닌 여느 이세계물처럼 여신의 개입으로 전이 당한 사람들도 있다는 것입니다. 전체적인 내용으로 보면 별 내용도 없는데 여신이 소환한 사람들의 시각으로 보면 처절하기 그지없는 환경이 펼쳐집니다. 그 와중에 마신과 대립관계일 터인 여신은 반란을 획책하고, 그렇다 보니 이세계물의 틀을 깨는 요소가 많아요. 소환된 용사가 반드시 좋은 놈이라는 클리셰를 타파하는 놈도 나타나고요. 하지만 주인공 앞에서 다 무슨 소용이랴. '죽어' 한마디면 모든 게 끝나 버리는데, 처음엔 사람만 죽일 수 있던 것이 이젠 무생물이나 공간 자체까지 영향을 끼치는 주인공을 보고 있으니 너무하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하다 보니 사람들이 너무 잘 죽습니다. 무슨 호기심에 개미 찌부려 트리듯이 막 나가 죽어요. 사실 엑스트라야 얼마가 죽던 내 알 바 아니지만 개중엔 비중 있는 가령 짱구머리 로리 드래곤의 생사군요. 이게 참 어이가 없었습니다. 하기야 이 작품의 아이덴티티가 공평한 죽음이다 보니 새삼스럽지는 않았군요. 근데 주로 80% 이상이 주인공에 의해 생사가 결정된다는 아이러니, 착한 놈이고 나쁜 놈이고 관계가 없어요. 그전에 착한 놈은 눈 씻고 찾아봐도 없지만요. 이렇게 보면 1권 리뷰에서 언급했던 주인공을 위한 세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더욱 강해집니다.


감상평: 1권에 비해 2권은 어그로꾼 말살의 카타르시스는 더 이상 느낄 수 없었습니다. 그냥 지나가던 길에 싸움에 휘말려 개고생이랄 것도 없는 주인공의 일상은 무미건조했군요. 치트키가 너무나 강력해서 상대할 놈이 없어요. 아무리 난다 긴다 사연 있는 용사라도 살의를 품는 순간 가타부타 없이 편한 길로 안내해버리니 이젠 불쌍할 지경입니다. 그래서 재미? 있을 리가요. 열혈물처럼 치고받고 싸우는 것도 아니고 사나이 우정 따윈 개미 눈물만큼도 없어요. 내 앞길 막는 놈은 누가 되었든, 설사 그게 신이라도 예외는 아닙니다. 뭐 이런 주인공이 다 있나 싶을 지경이죠.


그래서 1권에서도 언급했지만(아마도?) 주인공보다 주변으로 눈을 돌려야 편하게 읽을 수 있어요. 감정이입할만한 구간도 없고요. 불쌍하다는 감정을 느끼는 건 있지만요. 주로 돼지라든지, 다만 운명이 될지 저주가 될지 하는 장면은 있었습니다. 현자 레인의 분신, 처절하리만치 요기리를 죽이려 했던 현자 레인이 남겨놓은 비장의 수는 과연 주인공 요기리에게 있어서 어떤 작용을 할까요. 존재 자체가 해악인 주인공의 이세계 탈출기, 토모치카를 지킨다는 개연성 빵점을 또 어떻게 풀어갈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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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석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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