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 즉사 치트가 너무 최강이라 이세계 녀석들이 전혀 상대가 되지 않습니다만 4권 리뷰
뭐랄까 작가는 언급이 없지만 이 작품은 그동안 나왔던 여타 이세계물의 주제를 전부 끼얹어 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렇다고 표절 형식으로 끼얹어 놓은 건 아니고 작가 나름대로 어레인지를 잘 해놨는데요. 이 작품이 특이한 건 이세계엔 왜 주인공 혼자 혹은 많이 가도 클래스 하나 정도에 그치는 걸까를 떠나 아주 대놓고 대량으로 보내는 걸 들 수가 있습니다. 거기에 어중이떠중이가 아니라 한 명 한 명이 여타 작품의 주인공급이죠. 여신에게 소환된 용사나 고양이 신에게서 힘을 받은 여고생등 그들의 인생사를 추적하면 또 다른 이야기를 써 내려갈 수 있을 만큼 비중이 상당하다 할 수 있어요.
그런데 문제는 이들의 이야기가 주인공 요기리에게로 모인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같이 요기리를 잡아먹지 못해 살기를 띄게 되고 요기리는 '죽어' 한마디를 하죠. 그러면 모든 게 끝이 나버립니다. 아무리 주인공급 등장인물이라도 요기리 앞에서는 엑스트라에 지나지 않게 되요. 사람은 착하게 살면 복받는다지만 작가는 그런 복은 필요 없다는 식으로 힘에 취한 인간이 어떻게 변하는지 적나라하게 표현해버리는데요. 사실 이런 면들은 여타 이세계물을 비꼬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평범한 인간이 이세계로 넘어가 힘을 얻어 권선징악을 행한다. 정석적이지만 그렇지 못한 인간도 있다는 걸 이 작품은 보여주죠.
멀리 갈 필요 없이 우리나라만 해도 완장을 차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뉴스에서도 종종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 예로 아파트 입주자 대표가 관리 사무소장에게 갑질하던 장면은 유명하죠. 이 작품은 그런 인간들로 바글바글하다는 걸 보여줍니다. 그리고 요기리를 종착점으로 했다가 죄다 영면에 들어가고요. 현실에서도 이러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래서 그런가 주인공의 사기급 스킬(인지 뭔지 밝혀지지도 않았지만요.) 때문에 작품을 다 버려 놨다는 분들도 계시지만 필자의 경우 대리 만족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보통은 이런 중2병이 만연하는 작품을 이렇게 집중해서 읽지 않는데 말입니다.
각설하고 하나하나가 일당백 이상인 신들과 능력자들을 보고 있으면 원펀맨이나 영화 엑스맨을 떠오르게 합니다. 똑같진 않지만 그런 능력자들이 많이 나오는데요. 그런 상황에서 사기 속성 주인공은 사다리 끝까지 올라가 먼저 차지하고 있을 뿐 중간까지 기어 오른 능력자들도 많아요. 개중엔 세계 멸망급 신들도 있지만 결국 사다리 끝엔 요기리가 차지하고 있어서 기어오르지 못하고 떨어질 뿐이죠. 그래서 중2병 불쏘시개 같은 거라 여기는 분들도 많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주인공이 강한 정도가 아니라 말 한마디에 세계의 운명이 좌우되니 사람이 고생도 해봐야 성장하는 것인데 이렇게 강하면 뭐 어쩌자는 걸까 싶기도 할 겁니다.
결국은 주인공의 정체는 모든 만물의 생과 사를 관장하는 신(神)이다라는 걸 이야기하고 싶은 게 아닐까 했습니다. 이런 복선은 간간이 나오고 있고, 이번에는 구체적으로 언급되어 버리기도 합니다. 이미 2권에서 현자 킬러 아오이가 복선을 투하해버렸기도 하고요. 가만 보면 일본 작가들은 신적인 존재에 무척 집착하는 거 같아요. 그 예시로 드래곤 볼이 있겠고, 몇몇 라노벨에서 그러한 경향을 보여주기도 하죠. 그런 의미에서 자꾸 언급하게 되는데 이세계는 주인공을 신격으로 격상 시키거나 눈을 뜨게 하기 위한 공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자꾸만 들어갑니다.
어쨌건 이 작품은 주인공만 바라보지 말고 주변에서 알짱거리는 면면들과 그들의 사정을 눈여겨본다면 이 작품은 달리 보일 겁니다. 하나같이 자신만의 정의에 도취되어 갑질하고 까불다가 황천길 편도 승차권을 획득해 가는, 이것은 너나 우리 편 니편 내 편이라는 기준이 없습니다. 사람들이 힘에 취하면 얼마나 추악해지는지 잘 보여주죠. 그리고 그 말로는 하나같이 똑같습니다. 불만이 있다면 이것이군요. 좀 더 괴롭히고 보내 드려도 되지 않을까 싶은데 이번에 요기리는 괴롭히는 방법을 터득했으니 앞으로 볼만해지겠죠. 문제는 그렇게 해줄 반 친구들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지만요.
이제 와 본론으로 들어가서, 요기리 일행은 원래의 세계로 돌아가기 위해 현자 시온을 만났지만 그녀라고 딱히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미 요기리도 알고 있는 정보 그 이상을 가지고 있지 않았던 시온, 밀리초 단위로 렙업을 해가며 현자 중에 최강(아마도)이라 일컬어졌던 시온은 그를 만나 콧대가 부서진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제대로 만끽하게 됩니다. 요기리가 이세계로 오게 된 원흉, 반 친구들이야 죽든 말든 상관은 없지만 왠지 열받네요. 하지만 어릴 적 아사카에게서 제대로 교육받은 그는 문명인입니다. 상대는 그렇게 생각 안 하고 어떻게 하면 그를 죽일 수 있을까 연구를 거듭했지만 이젠 소용없군요.
사람은 궁지에 몰리면 솟아날 구멍을 찾는다더니 기어이 그를 죽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았지만 현자 시온은 막차 타고 떠나 버렸습니다. 이제 뭔 소용이랴, 이걸 거면 뭐 하러 페이지를 낭비하나 싶을 정도로 요기리를 죽이기 위해 온갖 연구를 다하더니, 하지만 끈질긴 바퀴벌레 한 마리가 살아남았고, 그녀의 의지는 핸섬 남 바퀴벌레(요기리 반 친구)의 손에 넘어가게 되었군요. 그리고 남은 반 친구들은 현자 시온의 명령에 따라 배틀로얄 속편을 찍었지만 핵폭탄 앞에 장사 있으랴는 듯 모든 게 평정되어 버렸습니다. 작가는 꿈과 희망과 젖과 꿀이 흐르는 기회의 이세계 같은 건 개나 줘버렸습니다.
허망하다는 건 이런 거죠. 전부 힘에 취해 오만에 빠지지 않았다는 것처럼 개중엔 개념인도 있어 보였고, 처절한 삶을 뛰어넘어 이제야 좀 잘 되나 했는데 이 역시 너도 똑같아라며 다들 버스에 태워 보내 버립니다. 거기에 작가는 멸망하는 도시에 전직 히로인을 대려다 놓고도 잊어 버려요. 아니 요기리가 그토록 애지중지하는 히로인중 하나였는데 까먹다니? 하기사 '로리 드래곤'도 그렇게 허망하게 보내 버렸는데 짝퉁 히로인이라고 다를 게 있을까요. 사실 중요한 복선이었는데, 주인공에게 있어서 소중한 건 오직 토모치카 한 사람, 어릴 적 자신을 돌봐줬던 아사카의 그림자를 봤는지 이젠 집착으로 그녀를 보살펴 주는 것에서 뭔가가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만...
맺으며, 작가는 언급이 없지만 이로써 1부 완결입니다.(작품 자체가 끝났다는 게 아님다.) 원래의 세계와 이어지는 혹은 만들어진 이세계라는 복선을 무진장 떨궈놓고 이렇게 마무리해버리네요. 여튼 요즘 나오는 작품 중에 중2병이 아닌 작품이 있을까마는 이 작품도 그 의미적으로 굉장합니다. 온갖 설정하며 인종하며, 하지만 싼 티 나는 느낌은 없습니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갑질하는 인간들 나가 죽는 맛이 있다고 할까요. 참고로 여기서 갑질은 그런 경우도 있지만 힘에 취해 오만방자해진 무리와 개인을 말합니다. 등장인물 90% 이상이 여기에 해당 되요. 이게 뭐가 재미있나 싶기도 하지만 자신만의 정의에 빠져서 남의 말을 안 듣는 인간들은 혼 좀 나 봐야죠. 문제는 해당자들은 그걸 느낄 사이도 없다는 것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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