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 니어 레플리칸트 NieR Replicant 1권 리뷰
중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본 작품은 2017년에 발간된 'NieR Replicant Recollection <게슈탈트 계획 회상록>과 2021년에 발매된 '니어 레플리칸트 ver 1.22...' 설정 자료집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게임의 내용을 도서로 발매했다고 보면 되겠군요. 작중 진행은 주인공 1인칭 혹은 주변인들의 1인칭 시점으로 퀘스트를 진행해 클리어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멸망한 문명으로부터 상당 기간 지난 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사람들은 마을을 만들어 외부와 단절된 생황을 이어갑니다. 들판에는 마물이 득시글 거리고 야생화된 양과 염소 등이 돌아다니며 인간들을 위협하곤 합니다. 주인공 '니어'는 동생 '요나'를 보살피기 위해 하루도 빠짐없이 심부름과 일손을 도우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부모님은 계시지 않습니다. 아버지는 타지에서 돈 벌다 객사했고, 어머니는 주인공 10살 때, 요나가 1살 반이 되었을 때 병으로 돌아가시고 말았습니다.
그 뒤부터 주인공은 유일한 혈육인 동생 요나를 보살피기 위해 필사적이 되어 가죠. 요나는 '흑문병'이라는 치료 불가능 병을 앓고 있었습니다. 뼈 마디마디가 아프고, 기침이 심하고, 열이 많이 나는 병으로서 마치 중세 시대 흑사병처럼 한번 걸리면 어찌할 방도도 없이 사망하게 되는 무서운 병이죠. 남매의 어머니 또한 흑문병에 걸려 돌아가셨는데, 사망하는 그 순간까지 아이들이 걱정할까 내색 한번 하지 않았고 마치 실이 끊어진 인형처럼 쓰러진 후 다신 일어나지 못했죠. 그게 트라우마가 되어 주인공은 같은 병에 걸린 동생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하려 하는 게 이 작풍에서의 포인트입니다. 하지만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고작 10살 밖에 되지 않은 소년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마을에서 온갖 심부름을 도맡아 하고 약초를 구해오고 해도 변두리 가난한 마을에서 발버둥 처봐야 할 수 있는 건 별로 없었습니다. 그나마 마을 사람들이 다정하게 남매를 보살펴 주었기에 살아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5년이 흐른 지금, 여전히 동생은 병을 앓고 있습니다. 오빠의 헌신적인 노력과 마을 사람들의 도움으로 걸리면 얼마 못가 죽는다는 병을 앓고 있어도 동생은 씩씩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동생은 싫은 소리 한번 하지 않습니다. 아파도 아프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언제나 자신을 위해 노력하는 오빠가 안타까울 따름이죠. 오빠가 품삯으로 받아온 병아리를 소중히 하고, 밝은 모습으로 지내려 합니다. 하지만 갈수록 병은 심해지고 들어가는 약은 더욱 많아집니다. 결국 약에 대한 내성까지 자니 게 된 병으로 인해 동생은 더욱 야위어만 가죠. 그럴수록 주인공은 더 많은 약을 구하기 위해 먼 곳의 마을까지 찾아가 약을 구해오는 수고까지 마다지 하지 않습니다. 들판에는 마물과 야생화된 가축들이 통행하는 사람들의 목숨을 위협합니다. 주인공은 이런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하지만 그렇게 발버둥 처도 이제 약을 구할 돈이 없습니다. 동생을 위해서라면 당신은 어떤 비참한 일이라도 할 각오가 있는가를 묻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비참한 생활을 하던 주인공이 어떤 계기로 인해 칼을 쓸 수 있게 되었고, 실력을 갈고 닦아 마물을 사냥하는 일에 나선다는 이야기를 그리기 시작합니다. 그 과정에서 '백의 서'라는 날아다니는 책을 동료로 삼게 되면서 더욱 강해지고, 그 백의 서를 통해 동생이 앓고 있는 병을 고칠 수 있다는 단서를 얻어 가죠. 옆 마을에서 반인반마 '카이네'를 동료로 삼고, 동생과 펜팔을 한다는 이상한 아저씨를 찾아갔다가 '에밀'이라는 석화 마법을 쓰는 동료도 얻습니다. 언제 굶어 죽어도 이상하지 않았던 주인공은 이렇게 동료를 모아 마물을 쓰러트리고, 퀘스트를 받아 클리어하면서 더 이상 굶어죽을 일은 없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동생의 병은 아무리 노력해도 고쳐질 기미가 없었고, 동생의 병을 고치기 위해선 병을 뿌리고 다닌다는 의심을 사고 있는 '흑의 서'를 찾아 없애야 된다는 걸 알아가죠. 하지만 이넘 어디에 있는데? 찾는다고 찾아지지가 않았습니다.
리뷰를 좀 축약하긴 했습니다만, 시종일관 마물을 쓰러트리고, 퀘스트를 진행하는 이야기가 주류를 이룹니다. 흑의 서를 찾아 없애기 위해서는 마물을 쓰러트리고 그들(마물)의 본질이 되는 '봉인된 말'이라는 스킬 경험치 비슷한 걸 획득해야 하고, '백의 서'를 강하게 키워야만 하죠. 그 과정에서 만난 동료 '카이네'의 안타까운 과거를 보여주고, '에밀'의 진자 정체를 알아갑니다. 그리고 마물은 흔히 판타지 세계처럼 그냥 솟아나는 것이 아닌 인위적으로 만들어졌고, 그 본질은 인간이 아닐까 하는 복선을 보여줍니다. 세상이 멸망한 이유는 인간의 탐욕 때문이고, 주인공과 동생 또한 어떤 연관이 있지 않을까 하는 추측을 하게 합니다. 진행 방식이 게임 형식이라서 다소 투박한 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적인 면, 인류애를 부각 시키며 훈훈한 장면도 제법 있습니다. 가령 마을에서 쌍둥이 자매가 주인공과 동생을 보살펴주는 것이나, 남매에게 도움을 주려는 마을 사람들 등 가난하지만 외면하지 않는 모습들을 보여주죠.
그리고 느닷없는 마왕의 등장으로 주인공의 일상은 붕괴되어 버립니다.
맺으며: 사실 초반 이후 칼을 들고 마물을 소탕하는 장면으로 넘어가면 좀 지루합니다. 게임 방식을 거의 그대로 가져다 놔서 긴박함이라든지 사생결단 같은 손에 담을 쥐게 하는 그런 장면은 없습니다. 그보다는 흑의 서를 찾기 위해 단서를 모으고, 찾게 되면 일전을 치러야 하기에 힘을 기르는 등, 이런 것들이 반복되죠. 물론 퀘스트를 위해 각 마을을 방문하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들은 약간 신선했지만 역시나 퀘스트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디 보니 이야기는 1차원적이 되어 갑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게임을 하는듯한 디테일이 있어서 머릿속에 광경이 그려지게 하는 작가의 노력이 엿보이기도 했군요. 다만 역시나 게임 방식의 비중이 높아지다 보니 동생이 소외되는 일이 많이 늘어갑니다. 동생의 출연은 갈수록 적어지고, 그럴수록 주인공은 무엇을 위해 돌아다니는가 하는 물음을 던지게도 하죠. 그것을 의식했는지 후반에 마왕을 투입하면서 다시금 남매의 사랑을 부각 시키긴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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