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 포션빨로 연명합니다. 7권 리뷰 -악마가 또다시 활동을 개시한다-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이 작품의 특징은 여신으로부터 치트를 받았지만 절대 무적은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주인공이자 히로인인 '카오루'는 적이 펼친 공격으로부터 속수무책으로 당하다가 시간이 정지되는 아이템 박스로 몸을 피하여 겨우 살아났었죠. 그런데 어찌어찌 아이템 박스에서 탈출하고 보니 70년이나 흐르고 말았습니다. 이세계로 전생해와 많은 이들과 인연을 맺었고, 추종하는 세력도 많이 생겨났지만 70년이 흘렀으니 나이 어린 고아들(여주 추종 세력) 외에는 살아 있는 인물들이 별로 없게 되었습니다. 이런 장면들을 보면 역시 불로장생은 할 게 못 된다는 걸 느끼게 해주죠. 이제는 고령이 된 고아들과의 눈물겨운 상봉을 뒤로하고, 길을 떠납니다. 그리고 이쪽 세계로 전생해와 있던 지구에서의 절친 '레이코(히로인)'와 상봉합니다. 레이코는 마법으로 특화된 치트를 받았습니다. 이로써 포션 생성이라는 딜레이로 인해 허점이 생기는 구멍을 레이코가 막아주게 되었으니 무적 커플이 탄생했다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느 바닷가 허름한 건물을 구입해 당분간 거점으로 삼으려 했던 이 커플에게 당혹스러운 일이 벌어집니다. 건물에 무단으로 들어와 있던 고아 두 명. 이제는 절대적인 충성을 맹세하는 추종 세력을 만들기 꺼려 했던 여주에게 이 고아들은 난감 그 자체였죠. 그런데 사연을 풀어놓고 보니 여주가 구입했던 건물은 고아원이었고, 악덕 원장으로부터 고아들이 인신매매되고 있었다는 걸 알아가죠. 그리고 무단으로 들어왔다고 여겨졌던 고아 둘은 사실 팔려 갔다가 어찌어찌 탈출하여 자신이 자랐던 고아원으로 돌아왔던 것이었습니다. 그동안 악덕 권력자와 종교 관련자 등을 권선징악형으로 혼내주는 이야기였다면 7권부터는 인간으로서 삶을 영위하고, 인간으로서 해야 될 일과 하면 안 될 일들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7권에서 특징적인 것은 악덕 원장이 사실은 착한 사람이었고, 속아서 우리(고아)를 팔게 되었지 않나 하는 착각으로, 그러니까 탈출해서 어서 빨리 알려야겠다는 고아들이 현실을 보게 된다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이제는 추종 세력을 만들지 않겠다 다짐했던 여주가 할 일은? 정당하게 돈을 주고 구입했으니 이 건물(구 고아원)은 여주의 것이고, 무단으로 들어온 고아 둘은 무단 침입자에 해당하죠. 그렇다면 쫓아내야 할까? 이 두 명의 고아들의 이름은 '미네'와 '아랄' 9살과 6살이라는 세상 풍파에 절대 이기지 못할 거 같았던 아이들이 팔려간 곳에서 탈출하여 그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찾아온 것입니다. 이들을 어떻게 해야 될까가 이번 7권에서의 주된 내용입니다. 그리고 악덕 원장은 이곳을 관할하는 영주에게 발각되어 이미 법의 심판을 받았지만 팔려간 고아들은 회수 불가한 상황이었죠. 그러니까 미네와 아랄 같은 아이들이 더 있다는 뜻이고, 이런 걸 못 본척하지 못하는 여주로서는 탈환을 꿈꾸게 되죠(꿍꿍이는 따로 있지만). 다행히도 여주는 무엇이든 만들어내는 포션 스킬이 있고, 먼치킨 마법사 친구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언제나 답은 하나'. 그냥 가서 데려오면 됩니다. 방해? 여주가 왜 악마로 불리고 있는지 알게 되겠죠.
여주는 사람을 인간적으로 사회에서 매장 시키는 걸 떠나서 나락으로 떨어트려 버립니다. 여주에게 물리적으로 폭행 당하는 거면 그나마 낫은 수준. 양아치가 단순 시비 걸었을 뿐인데 교수형 당하게 해버리고(으름장이지만), 겉으로는 고아들을 위해 자선 사업한다고 대내외적으로 알려서 세금을 감면받는 등 편의를 다 받으면서 뒤로는 영리사업을 하는 사악한 악마가 바로 여주 '카오루'랍니다. 장래희망은 애들(고아)에게 일 시켜서 돈 벌게 하고 자신은 편하게 사는 것. 이미 그 사업도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죠. 물론 근로기준법은 지키긴 합니다만. 10살도 되지 않은 애들에게 일 시키는 건 아동 착취라는 걸 알랑가 몰라. 작가는 애들 자립이라는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 두긴 했지만요. 아무튼 사업이 너무 잘 풀려서 일손이 부족하고, 그렇다고 아무나 대려다 쓸 수도 없는 노릇이기에 생각난 것이 이전 악덕 원장에 의해 팔려간 고아들(꿍꿍이 완성). 내 노후를 위해서라도 이 애들을 탈환해 올 거라는 여주는 검은 속내를 숨길 생각도 없이 이웃나라에 처 들아가죠.
맺으며: 무단으로 침입했다 여겨졌던 고아 둘의 기구한 여정도 여정이지만 여주가 이웃 나라에 쳐들어가 팔려간 애들을 탈환하는 이야기는 더욱 흥미진진합니다. 권선징악보다는 아이들이 어떤 삶을 살아가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그 아이들이 착취 당하는 걸 거부하며 내 손으로 내 발로 내 인생과 미래를 되찾겠다는 발버둥은 개그성 작품치고는 매우 인간적인 모습들을 연출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추적자에게 쫓기면서 도망치는 어떤 고아 소녀의 경우, 다리를 심하게 다쳤음에도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그걸 본 여주가 치료해 주는 장면들은 뭉클하게 만들기 충분하였죠. 물론 10살도 되지 않은 아이들이 어른도 못할 일들을 해내는 것에서 현실미가 떨어지긴 합니다만, 전전(前前) 원장으로부터 배운 기술이다라는 개연성을 넣음으로써 이야기가 흐트러지지 않게 하는 재주가 있다고 할까요. 결국은 추종 세력을 만들지 않겠다던 여주는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또다시 추종 세력을 만들어가게 되죠. 아무튼 여신의 분신체 '레이아'가 찾아오고 새로운 아이들을 맞아들이고, '레이코'에 이어 절친 '쿄코'까지 합류하면서 여주의 인간관계는 또다시 확장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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