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 죽음에서 돌아와, 모든 것을 구하고자 최강에 도달한다 2권 리뷰 -소중한 것은 늘 가까운 곳에-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간신히 마족 팰릭스를 물리치고 마을을 구할 수 있었던 주인공은 소꿉친구 '티나(히로인)'와 함께 왕도로 향합니다. 팰릭스를 해치운 공로를 인정받아 기사단에 특채되었죠. 원래는 한 2년은 수습을 거쳐야 정식 기사가 되는 것에 반해 주인공과 티나는 곧바로 기사로 특채되었으니 이례적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시골뜨기가 출세한 것이죠. 그래서 그와 관련 시기와 질투, 그에 따른 이지메와 결투 등이 난무하는 아수라장이 펼쳐지나 했더니 그런 건 없습니다. 오히려 주변은 이들이 기사단에 잘 녹아들 수 있도록 배려를 하는 지경에 이르죠. 그걸 본 필자 왈: 먼치킨 주인공이 등장하는 라이트 노벨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야~. 그런데 잘 풀릴 거 같았던 기사단의 생활은 의외의 곳에서 문제가 터집니다.
본 작품은 타임 회귀물입니다. 주인공은 첫 번째 생에서 마족 팰릭스의 침공으로 마을과 가족, 친구 모두를 잃어버렸죠. 생존자는 주인공 혼자. 절망의 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주인공은 두 번째 삶을 부여받습니다. 이번에는 철저히 대비해서 마족 팰릭스를 물리치고 모두를 구하리라. 그리고 그는 해내죠. 그 공로로 왕도 기사단에 입단은 했습니다만, 어찌 된 게 기숙사에 남는 방이 없어서 여자 동료와 한 방에 지내야 한다는, 무슨 쌍팔년도 여관 에피소드(이제 막 사귄 여친과 놀다 통금에 걸려 여관에 갔는데 방이 하나밖에 없다는 여관 주인)가 일어납니다. 그리고 그 여기사는 나보다 약한 남자랑은 '안 잔다'라는 절대적으로 오해를 일으킬만한 폭탄을 투하해버리고, 그걸 들은 '티나'는 검은 오라를 내뿜어서 수라장 직전까지 가는 등 초반은 이런 일상적인 이야기가 흐릅니다.
자, 그런 알맹이 없는 이야기는 접어두고, 이 작품에서 최대 흥미 포인트인 주인공이 전생에서 만났던 사람들은 지금의 주인공을 기억하고 있을까?라는 것입니다. 주인공 전생에서 그의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사람이 두 명 있습니다. 하나는 검과 마법의 스승이자 친구인 '크리스토', 또 하나는 망가진 마음을 지탱해 주었던 연인 '이레네'. 이 두 사람은 과연 주인공을 기억하고 있을까? 크리스토는 수소문 끝에 어이없이 재회를 합니다. 이 나라 왕에게 불려가 내 아들 호위 좀 해달라는 의뢰를 받죠. 그리고 나타난 왕자가 바로 '크리스토' 절망으로 살아가던 주인공에게 싸울 힘을 가르쳐 주었던 친구. 당연히 그 친구는 주인공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오늘부터 1일, 뭔가 마법소녀물에서 여주가 적(소녀)에게 우리 친구 하자 그런 분위기랄까요. 이런데 면역 없는 필자는 다음 페이지로...
그리고 정신적으로 지탱해 주었던 '이레네'는 '티나'와 메인 히로인이 될지를 두고 각축전을 펼칠 인물로 보였습니다. 사실 당장 2권의 분위기를 놓고 보면 '이레네'가 압도적으로 유리한 고지에 있죠. 전생에서 살을 맞댔다는 독백이 있는 걸로 보아 이들의 관계는 매우 깊었지 않았을까 그런 추측이 들었군요. 그런 '이레네'는 지금 어디에 있나. 옆 나라 마족 왕녀로서 당연히 주인공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쓰고 보니 내가 왜 이런 걸 쓰고 있는지 하는 자괴감이 몰려오는데, 사실 이런 이야기밖에 없기 때문에 리뷰도 그에 맞게 쓸 수밖에 없습니다. 전생에서 자기를 지탱해 주었던 둘을 만난 주인공의 애가 타는 마음을 구구절절하게 잘 표현하고 있다고 할까요. 크리스토도 그렇고 이레네를 만나서 서둘지 않고 오늘부터 1일식으로 차근차근 이야기를 풀어가려 하는 게 인상적입니다.
맺으며: 그렇다 보니 후반 이레네가 있는 옆 나라로 여행 갈 때까지 이렇다 할 이야기는 없습니다. 연애관에서는 역시나 남주의 둔함은 빠지지 않는군요. 주인공은 소꿉친구인 티나가 보내오는 감정은 전혀 눈치채지 못하면서 그 티나와 같은 감정을 이레네에게 보이고 있죠. 이런 식 연애담은 90년대 연애 시뮬 게임에서 자주 보던 설정인데 아직도 쓰이고 있다니 좀 씁쓸했습니다. 중반부터는 중증 이레네 앓이 하는 게 이러다 스쿨 데이즈 같은 파국을 맞지나 않을지 하는 느낌도 들었는데, 티나는 얀데레 성격을 가지고 있죠. 거기에 기름을 끼얹듯이 주인공은 계속해서 히로인들과 만나 연을 만들어 가고요. 이게 말로만 듣던 주인공 보정이라는 건가?
아무튼 주인공은 전생에서 만난 크리스토와 이레네가 왜 거지꼴로 숨어 살고 있었나 하는 복선이 풀립니다. 애초에 일국의 왕자와 왕녀가 왜 거지꼴이었는가를 조금만 생각해 보면 답을 알 수 있었죠. 주인공은 크리스토의 비밀 잠행에 따라나섰다 고국이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문제는 주인공이 전생 때의 복선을 깨닫는 게 너무 늦었다는 것이고, 소꿉친구 티나의 목숨이 풍전등화라는 것. 후번에 들어서면서 제법 흥미로워집니다. 주인공 주변에 여자들이 몰려들고, 권력자들과 인연을 만들어 가고, 연애에서는 둔하다는 클리셰 범벅이지만 이건 라이트 노벨 특성이라고 치부해버리면 읽을만했군요. 1권도 다시 읽어보면 다른 평가를 내릴 거 같은데 2년 전에 읽은 거라 지금 도서가 남아 있을 리 없는 관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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