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년 인간과 흡혈귀간 대전(大戰)으로 인간은 절멸되고 흡혈귀의 시대가 도래 하였습니다. 2015년 흡혈귀 시조(始祖) 8명을 쓰러트리기 위해 8명의 소녀가 콜드슬립에 들어 갑니다. 그리고 2228년 후지산 수해(樹海) 지하공간에서 인간 소녀 '토모카'가 흡혈귀 소년 '히지리'에 의해 눈을 뜹니다. 히지리가 인간은 절멸했을 터인 세상에서 처음으로 접한 인간 소녀, 그렇게 200년만에 눈을 뜬 소녀 '토모카'는 소년 '히지리'를 인간의 적 흡혈귀로 인식하여 전투에 들어 가는데...


'토모카'는 2015년에 콜드슬립에 들어갔던 8명의 인간 소녀중 한명으로 8명의 소녀들은 곧 도래할 흡혈귀 대전에 대비하기 위해 어떤 기관에서 준비한 최종병기 '흡혈귀 헌터'였습니다. 그런데 어떤 연유로인해 토모카는 2050년 대전때는 눈을 뜨지 못하고 그대로 2228년까지 흘러오게된 것이죠. 그리고 히지리에 의해 눈을 떴습니다. 그리고 대뜸 그의 수족 둘을 가볍게 물리치고 히지리를 처치할려던 그 순간 히지리의 순간 계략으로인해 토모카는 단 한명의 인간으로써 온갖 악의가 판치는 흡혈귀 세상이라는 격랑속으로 몸을 던지게 됩니다.


필자는 끙끙 앓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야 어디선가 많이본 스토리거든요. 특정 작품을 언급하는게 아닌 그동안 숱하게 이런 설정을 가진 작품은 많았습니다. 주인공이 유적에 잘못 들어 갔다가 봉인된 최종병기를 손에 넣는다거나, 판타지에선 힘을 손에 넣는다 거나, 자기를 죽이러온 악인을 구워삶아 자기편으로 만든다거나 같은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사골 우리듯 흔한 설정이 아닐 수 없는데요.


이 작품도 비슷 합니다. 히지리는 어머니가 남긴 유품에 따라 후지산 지하에 왔다가 토모카를 발견 하였습니다. 하지만 하필이면 흡혈귀라면 죄다 썰어버리겠다고 길길이 날뛰는 흡혈귀 헌터라는 것 덕분에 부하 두명은 요단강 건너기 직전이고 자신은 흡혈귀면서 힘은 없지... 사면초가에 빠지자 감언이설로 구워 삶기 시작 합니다. 아무리 병기로 제작된 소녀라고해도 이성은 남아 있었는지 차츰 히지리의 말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하자 필자는 예감 합니다. 이런 흐름은 좋지 않다고... 그래서 이 작품에 대해 뭔가 좀 안좋은 이미지가 붙기 시작 합니다.


히지리의 감언이설에 넘어가는 토모카는 흡혈귀 헌터로써 실패작이 아닐까하는, 그러니까 고대병기나 최종병기를 손에 넣은 주인공이 설득이든 감언이설이든 히로인을 자기편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히로인이 주인공의 편이 되는 클리셰를 이 작품도 고스란히 채용하고 있다는 것 입니다. 물론 이런 과정을 거친다고해서 히로인이 실패작이 아니다라는 클리셰도 고대로 계승하고 있습니다. 애초에 깨어날때부터 흐리멍텅하고 덜렁이 속성에 자기 입으로 머리가 나쁘다고 말고 있는 히로인... 어쩌다 이런 캐릭터가 최종병기에 선택 되었을까...


그것은 흡혈귀 세상으로 나와서 처음으로 부딪힌 악의에 의해 밝혀 집니다. 200년전 자신을 가르친 교관이 흡혈귀가 되어 토모카의 앞에 나타나면서 들어난 전말은 사람을 잘 믿는 토모카에게 적잖은 충격을 안겨 줍니다. 아닌게 아니라 토모카는 사람을 너무 잘 따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면에서 필자는 이 작품을 읽으면서 불편함을 느꼈는데요. 어디선가 많이본 설정도 그렇지만, 만난지 몇분만에 히지리가 위기를 넘기기 위해 행한 거짓 고백을 진심으로 받아 들여서 어찌할바를 몰라하는 토모카는 이 작품의 최대의 압권에 속합니다.


조금은 흡혈귀 헌터에 맞게 흡혈귀에 대해 위기감과 경계심을 심어서 조금은 쪼는 맛을 구가 했더라면 좋았을텐데 전혀 그렇지 않는 그냥 학원물과 드래곤볼식 전투장면, 그리고 여느 연애물에서 보일듯한 떡줄 사람은 생각도 안하는데 김칫국물부터 마시는 격의 이성을 의식하는 장면등 필자는 이 작품의 장르가 무엇인지 고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뭣보다 토모카 자신이 부모가 흡혈귀에게 죽었다고 아무렇지 않게 자기 입으로 말하는 대목에서는 감정에 뭔가 결여가 있는게 아닐까 했습니다.


남주 히지리가 초반 살기위해 감언이설을 쏟아내는 모습에서 비호감이 뭍어납니다. 물론 등장하자마자 호감도 업하는 모습도 어딘가 아니긴 합니다만...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그도 그 나름대로 속사정이 있었습니다. 그의 진짜 속내는 토모코라는 흡혈귀 헌터를 이용하여 자신의 부모를 죽인 원수에게 복수하기 위해 뭐든 이용하고 싶어 했습니다. 처음에는 그랬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토모카는 그져 히지리의 속내를 모른 채 감언이설에 속아 흡혈귀를 알기 위해 흡혈귀 세상으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히지리의 집에 기거하며 학교에도 가고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면서, 예전 히지리에게 고백 받았지만 그래도 자신의 처지를 이해하고 그와의 거리를 더이상 진척 시키지 않았던 그녀가 차츰 그에게 연민을 느껴가는... 이것도 어디선가 많이본 설정인 듯한 일상이 이어집니다.


<상그리아>는 생물적 관념에서 보면 열성인자, 그러니까 몸은 흡혈귀지만 인간과 똑같은 위치인 흡혈귀 세계에서보면 반푼이도 되지 않는 존재이지만 이런 비밀을 아는 자는 적습니다. 남주 히지리는 <상그리아> 입니다. 그래서 비밀이 들통나서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게 되는 알고보면 불쌍한 캐릭터라는 포지션이지만 이야기가 진행 되면서 그의 다른 비밀이 들어 나면서 사태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듭니다.


아직 등장인물도 적으면서 떡밥을 대량으로 뿌려대는 바람에 이야기가 쉽게 유추되는 단점을 보이고 있습니다. 아직 등장하지 않은 나머지 흡혈귀 헌터와 지금은 언급만 되고 있는 토모카의 여동생은 히지리와 토모카의 앞날을 방해하는 요소로 다가 올지도 모른다는 알기 쉬운 떡밥, 그리고 그 첫번째의 전투가 시작 되면서 진정으로 흡혈귀 세상에 혼자 남겨진 인간의 의미를 알아가게 됩니다.


써놓고보니 악평만 늘어 놓았군요. 사실 필자는 이 작품의 책을 읽다가 몇번 덮었습니다. 필자가 감성이 매말라서 그럴 수도 있겠는데 성인이 읽기엔 다소 부족한면이 없잖아 있어 보였습니다. 판치라적인 부분이 아니라 이야기가 어딘가 모르게 구멍이 뚤려있는 느낌 입니다. 가령 히지리 엄마의 정체라던가, 엄마의 유품에 따라 토모카를 발견하고 그녀를 받아 들이고 나아가 그녀를 이용하는 것까지 다 계산된게 까딱 잘 못 했다간 낭떨어지로 떨어지는 이야기를 잘도 꿰 맞췄다랄까요.


그리고 일방적으로 희생 당하는 히로인, 즉 여주의 희생을 강요 합니다. 대표적으로 히지리에게 이용당한다는걸모른 채 거짓으로 꾸며낸 고백을 진심으로 받아 들이는 것이나 결국 주인공의 각성에 이용되는 대목에서는 이건좀 아니지 않나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사람이 좋다는건 좋은 일 입니다. 토모카는 사람이 좋습니다. 하지만 콜드슬립에 들어갈때의 세계 정세나 자신에게 처한 현실을 생각하면 도저히 좋은 성격으로는 살아갈 수 없다는걸 주입 받았을텐데 이것이 결여된 모습은 딱하기 그지 없습니다.


여담으로 필자는 이 작품의 히로인, 그러니까 단 한명인 인간의 여자 애가 흡혈귀 세계에서 살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인줄 알았습니다. 전혀 틀리지는 않는데... 좀 더 시놉시스를 알아봤다면 충격은 덜 했을 것을 아쉬운 작품이랄까요. 그리고 이야기는 비교적 쉽게 이해가 가는데 긴장감이 별로 없습니다. 의례 밑에서 위로 올라가며 적을 물리치는 성장물이라고 해야 할지...


최대한 중립적으로 쓸려고 했는데 이 작품에 대해서는 잘 안 되는군요. 리뷰 이벤트 일환으로 책을 제공 받았는데 이런식으로 글 쓰면 여러모로 안좋다는건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할 말은 해야하지 않을까 하는군요.




​본 리뷰는 네이버 라노벨 카페 NTN과 영상 출판 미디어(주)에서 주관한 리뷰 이벤트 일환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 되었습니다. 책을 제공해주신 라노벨 카페 NTN과 영상 출판 미디어(주)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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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석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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