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 학교가 통째로 이세계에 떨어졌습니다. 주인공 하나만 이세계로 넘어가는 여느 작품들보다 스케일이 크다고 할까요. 그런데 문제는 리제로같은 밝은 이세계가 아닌 글자 그대로 아포칼립스적 이세계라는 것 입니다. 학생들을 노리고 내습해오는 오크들에 의해 학생들은 영문을 모른 채 죽어가고 여학생들은 겁탈을 당합니다. 정통 판타지에서 오크는 고블린 상위종으로써 엄청난 힘을 자랑하는 몬스터로 그려지고 있는데요. 이 작품에 출연하는 오크도 거기에서 모티브를 따온 듯 하군요. 고블린과 더블어 인간 여자를 납치하여 몹쓸짓을 하는 오크, 고블린 슬레이어 만큼이나 이 작품에서 등장하는 여자들의 처우는 열악하기 그지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주인공 '카야 카즈히사'는 학교에서 지독한 이지메를 당하고 있었습니다. 이번에 밝혀진바로는 발가벗겨진 채 복도를 기었다는 언급이 있는걸로 보아 그가 당한 이지메는 상상을 넘어서는 수준인데요. 그래서 그 주모자를 죽이기 위해 뒷산에 함정을 파고 주모자를 유인 할려고 했지만 운명의 여신은 카즈히사편이 아니었나 봅니다. 조금만 더 유인하면 죽을 수 있었는데 바로 그때 이세계로 학교가 통째로 넘어가버린 것 입니다. 당황할틈도 없이 이지메 주범을 죽일려고 팠던 함정에 오크가 걸려 죽으면서 카즈히사는 레벨업을 하게되고, 그때서야 이세계의 존재를 눈치 챕니다. 여기는 RPG 게임을 기반으로한 세계라고... 그리고 어딘가로 향하던 길에 오크에게 겁탈당할뻔한 '아리스'를 구해주고 다른 여자 애들을 구해주면서 차츰 오크에 대한 반격을 시작 하는데요.


사실 2권은 큰 틀에서보면 이것 뿐 입니다. 오크를 죽이고 레벨 업하고, 죽이고 레벨 업하고... 여자 애들을 구한 후 걔들에게도 오크를 죽이게 해서 레벨 업 하고, 그렇게 하다보니 남자는 주인공 한명뿐이고 어느순간 여자들은 열뎃명으로 불어나 있었습니다. 사실 오크 입장에서 남자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었던지라 발견즉시 사살이어서 남아 있지 않았다는게 정확하겠지만요.(1) 여튼 남은 여자 애들을 구하면서 오크들을 학살한 결과 주인공 일행은 대폭적으로 레벨 업을 이뤄냅니다.


'이 작품의 장점과 단점'

​장점은 기승전결 입니다. 의례 이런 상황에서 못한다고 주저앉아 포기하는 것이 아닌 과하지 않게 여자 애들에게 안전한 전투를 시켜 레벨 업을 도모하여 생존률을 올려 줍니다. 이상황에서 뜻하지 않는 개입(가령 적 응원군이 개입하여 질질끄는 형식)이 없이 한가지 일을 무난하게 클리어하고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는 깔끔한 인상을 줍니다. 거기에 주인공 일행도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2) 체계적인 대처를 통해서 백마리가 넘는 오크 대군을 몇명의 아이들로만 무찌르는 쾌거를 이뤄내고, 후반 제네럴(장군) 오크가 등장하면서 최대의 위기를 맞지만 서로가 협조를 잘하여 무난하게 클리어 하면서 아포칼립스적 배경임에도 희망은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 해주기도 합니다.


단점은 여자에 대한 처우가 좋지 않다는 것, 기승전결도 좋지만 레벨 업으로인해 여자 애들이 강해지면서 더이상 오크들이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것 입니다. 물론 이건 주인공 파티에 국한된 이야기지만 레벨 업에서 뒤떨어진 다른 애들도 차근 차근 레벨 업 시킴으로써 더이상 유린당하는 상황에는 몰리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군요. 이 말은 이 작품의 아이덴티티를 무너트리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것 입니다. 그러니까 이세계에 떨어져 오크에게 짖밟힌 여자 애들을 구한다가 벌써 끝을 맺어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는 것이죠.


'반목과 아슬한 줄타기 혹은 단두대 위에서 칼춤을...'

레벨 업하면서 희망은 생겼습니다. 1권에서 절망과도 같았던 엘리트 오크와의 싸움도 손쉽게 되었습니다. 그 덕분에 많은 여자 애들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그중에 카즈히사 클래스메이크였던 여학생 '시키'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녀는 카즈히사가 이지메 당할때 철저하게 외면했던 인물로 카즈히사는 그녀는 탐탁치 않게 여겼습니다. 그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구출된 뒤 카즈히사와 반목을 펼쳐 갑니다. 사실 이점이 몰입도를 올려주는데요. 이지메 당하면서 커뮤니케이션이 모잘랐는지 시키에게 휘둘리는 주인공이 안타깝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인간이 살아가면서 절대적으로 피해야될 인물은요. 처들어오는 적 대군을 맞이하여 감언이설내지는 미사여구로 너덜해진 아군을 부추겨 돌격하게 하는 인간과 자존심을 긁어서 눈에 뵈는게 없게하는 인간 입니다. '시키'는 카즈히사를 자존심을 건들여 가며 부추깁니다. 자신을 겁탈한 오크를 죽이기 위해 카즈히사를 이용 할려고 하고, 그러기 위해선 주변 모든걸 이용 합니다. 여자 애들에게 감언이설로 주인공을 신격화 시키는등 주인공으로하여금 빠져나갈 구멍을 주지 않습니다. 주인공은 상황에 맞물려 빠져 나가지 못 합니다. 아니 시키의 말을 믿어버리는 대목에서는 조금 허탈하게도 합니다. 이러다 나중에 배신 당하면?

읽다보면 이거 아침 드라마 시나리오로 쓰면 딱 좋겠다 싶을 정도 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그녀(시키)는 악이 되는 것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게 모두가 살기위한 자기희생에서 오는 숭고한 정신일 수 있다는 단편적으로 보여주기도 합니다. 뭐랄까 화합과 단결을 위해서 내가 희생할려고하지만 작가는 그녀의 속내를 끝내 밝히지 않습니다. 이점은 3권되서야 밝혀질 듯한데...

여튼 시키의 말에 홀랑 넘어간 주인공은 그녀의 말을 곧이 곧대로 믿고 그녀의 말대로 움직이는 대목에서는 아슬한 느낌을 받게 합니다. 위기의식도 없이 단두대에서 칼춤을 춘다고 할까요. 이세계에 떨어지기전까지 학교에서 그누구도 믿지 않았던 주인공은 어째서 그녀의 말을 믿는 것인지... 그녀(시키)가 진정으로 주인공과 살아남은 여자 애들을 위하는지는 다음권이 되봐야 알 듯 하군요.

'그리고 조우하는 이지메 주범과 농락당하는 주인공'

결과적으로 이렇게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레벨 업으로인해 더이상 오크는 적이 되지 못하였습니다. 그렇다면 남은건 뭘까... 그건 주인공을 괴롭힌 이지메 주범이 되겠습니다. 의례 이런 아포칼립스에서 무서운건 괴물이나 좀비가 아닙니다. "인간"이죠. 인간은 본능이 깨어날때 그 무엇보다 무섭습니다. 이세계로 떨어지기전 자기를 괴롭혔던 이지메 주범 '시바'의 등장으로 상황은 요동치기 시작 합니다.

트라우마를 넘어서는 시바의 등장으로 자기가 강해졌음을 자각하지 못한 채 패닉에 빠지는 주인공 카즈히사, 그리고 거기에 기름을 끼얹는 일이 벌어집니다. 동침까지하고 연인까지 발전했더 믿어의심치 않았던 '아리스'가 시바와 같이 있는 것도 모잘라 서로 포옹하고 있는걸 발견하고 만 것... 주인공에게서 크리티컬이나 다름 없습니다. 이지메 주범이 있는 것도 모잘라 아리스까지 빼앗겼다는 충격에 자포자기에 이르고 방황이 시작 됩니다. 이것도 아디선가 많이본 클리세인데...


​'맺으며'

1권에 비해 분위기는 다소 순화 되었습니다. 더이상 리얼리티를 띄는 겁탈 장면은 나오지 않습니다.(사실 좀 거북했음) 하렘물이라고는 좀 애매하지만 여자 애들이 모여 있으니 당연히 남자 주인공과 얽히는건 필수적인가 보군요. 그래서 응당 그렇고 그런 플래그도 서고, 플래그가 완성되어 동침에 이르는 무슨 연애시뮬 게임 같은 일이 1권에 이어 2권에서도 이어집니다. 아니 이제 만 하루가 지났는데 어디서 어떻게 호감도를 올렸단 말인지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심지로 아리스는 만난지 두시간만에...)

이 작품을 읽으면서 필자를 언짢게 했던건 주인공의 이중적인 성격 입니다. 생존한 여자 애들을 구하면서 이 애들은 나중에 방패로 써먹을 병졸이다. 라고 서슴없이 생각하는 가하면, 자기 파티의 여자 애들은 기필코 지킬려는 이중적인 성격을 보여준다는 것이군요. 전위는 죄다 여자 들에게 맡기고 자기는 후위에서 버프 마법만 쓴다던지... 자기를 신격화한 시키에게 제대로 대꾸하지 않아 결국 한명이 사망하게 되었음에도 잘못된 분위기를 고치려 하지 않는 모습... 그리고 뒷수습을 하는 주인공에게서 위선이라는 단어가 떠 올랐습니다. 그래서 이런 살벌한 파티(3) 속에서 엑스트라 한명을 제외하고 파티가 전멸하지 않은 것이 참 신기 합니다.


그래도 기승전결과 처음부터 끝까지 힘이 들어간 분위기는 책을 덮게하지 못하게 합니다.

그렇고 그런 하렘물은 라노벨 특성이니까 넘길 수 있는 것이고요.


 

  1. 1, 남/녀 공학
  2. 2, 보통 이런 상황에서 패닉은 기정 사실이죠.
    겁탈 당하고 죽어있는 반친구들을 보며 제정신으로 있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물론 아리스(히로인)가 멘탈 강화(스킬명은 다름)를 해줘서 차분 해졌다는 개연연을 부과 하였지만요.
  3. 3, 여자 애들은 자기가 결정하여 싸움터로 향했다지만 이건 시키가 주인공을 신격화 하면서 등을 떠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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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석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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