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레가 7평방킬로미터에 2천명의 주민이 살고있는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마녀'가 관리하는 섬, "어느날 정신을 차려보니 이 섬에 와 있었다." 섬주민 대부분은 부분적인 기억을 잃은 채, 이름도 없는 마녀가 관리하는 섬 혹은 '버려진 사람들의 섬'이라 불리우는 곳에 갑자기 소환 되었습니다. 그리고 잃어버린 뭔가를 찾기전에는 나갈 수 없다고 전해지는 이곳에서 그저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에 맞춰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언제 이 섬이 만들어 졌는지 어떤 목적으로 사람들이 이곳으로 보내졌는지 모른 채... 


저 멀리보이는 육지, 여기에 보내진 사람들은 자신이 누구인지 어디서 살고 있었는지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기억을 더듬어 육지로 나갈려고 했지만 사람들은 무슨짓을 해도 섬에서 나갈 수는 없었습니다. 육지로 연락한 수단도 없고 일주일에 한번 들리는 정기선은 사람을 태우지 않습니다. 주인공 '나나쿠사'는 3개월전에 여기에 왔습니다. 4일간의 기억을 잃은 채, 정신을 차려보니 섬의 해안가였고, 지나가던 어느 여학생에게 주워져 그대로 학교에 들어가 현실을 받아 들이며 생활하던 어느날, 중2때 전학을 가서 2년간 소식이 없었던 소꼽친구 '마나베 유우'가 섬에 소환 되면서 나나쿠사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고 잊고 있었던 과거를 떠올리게 되고, 그녀로인해 섬은 혼돈속으로 빠져 들어갑니다.


나나쿠사는 마나베를 만나고 싶지 않아 했습니다. '이상주의자' 짧게 표현하자면 '왜 사람들은 서로 싸우는가, 평화롭게 같이 살면 안되는걸까?' 마나베는 이상주의자였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여자 애들이 파벌을 형성하는걸 이해하지 못하여 집단 이지메의 표적이 되었고 그로인해 체육복이 훼손되고 실내화가 더러워져도 이해하지 못했던 그녀, 싸움질을 한 친구들끼리 화해 시킨다며 문을 열어주지 않는 동급생의 집 유리창을 깨면서까지 화해를 시키면서도 유리창 무단으로 깬다는 법적인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고 그저 결과만 좋으면 과정은 어찌되든 좋은 그녀를 바라보는 나나쿠사의 마음은 착잡함이나 혐오감은 베어있지 않았습니다.


그저 올곧고 서투른 성격 그대로의 그녀를 바라볼 수만 있었다면 그뿐이었던 그에게 섬에서 그녀와의 조우는 뜻밖이었고 원치 않은 만남이었습니다. 나나쿠사는 마나베가 언제까지고 성격이 바뀌지 않는 올곧음 그대로 살아가주길 바랐습니다. 직설적이고 의문을 갖지 않는 이상주의로 인해 언제나 피해를 보고 있는 그녀지만 나나쿠사 자신에게는 없는 빛을 그녀에게서 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마나베는 언제까지고 빛으로 있어 줬으면하는 좋겠다는 생각에 그녀를 떠나 보냈습니다. 자시는 만나지 않기를 바라며 웃으며 떠나 보냈던 그녀를 2년만에 다시 섬에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사실 마나베의 이런 성격이 서술된 구간은 참 읽기가 힘듭니다. 세상에 이렇게 사람들과 타협하며 살아가길 거부하는 인간도 있구나는 느끼게 해줘서 요즘 표현으로 암 걸린다고 할까요. 하지만 방식은 어떻게 되었든 그녀가 하고자하는 궁극적인 결과는 사람을 살리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서툴러서 표현이 직설적이어서 적을 많이 만들어 버리게 된달까요. 


그렇담 나나쿠사는 어떠한가, 섬에 소환되고난후 얼마간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했지만 눌러 앉아 살아도 좋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낙관론자로 보이기도하지만 사실 그는 비관론자 입니다. 마나베가 섬으로온 후 그녀에게 휘둘리면서도 그녀를 외면당하지 않게 도와주고 섬의 비밀을 풀어 가면서 잊고 있었던 그녀의 빛을 다시 보게 됩니다.


여담으로 마나베의 성격을 이해하지 못하면 상당히 인내심을 요구 합니다. 그녀를 단편적으로 이해하면 과정은 범법으로 얼룩져도 결과만 좋으면 장땡? 이라는 선입견을 안게 된다는 것이군요. 이것도 있지만, 중반부는 섬의 비밀과는 하등 관련이 없는 이야기가 많은데다 일상적인 이야기도 아니고 그저 그런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보니 고역이 따로 없습니다. 뭐 자세히 음미하고 보면 그안에 들어있는 뜻을 이해할 수도 있겠지만 필자의 감성을 거기까지 허용이 되지 않는군요.


여튼 버려지는 사람들의 섬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왜 버려지는지 이해를 못한 마나베의 주도로 육지와 연락할 수단을 찾고, 밀항을 계획하고, 인터넷을 이용하는등 별짓을 다 해갑니다. 그러다 마녀가 섬을 관리하고 있다는걸 알게된 이들은 마녀와 접촉할 수단을 찾아가고, 결국 이 섬의 용도가 무엇인지 알아가면서 자신들이 처한 진실을 알아 가면서 독자에게 나름대로 충격을 선사 합니다.


'버려진 사람들의 섬' 혹은 '마녀가 살고 있는 섬'은 뭔가 시리어스한 주제를 떠올리게 합니다. 범법자를 모아다 섬에 격리해서 관리하던 영화 '압솔롬의 탈출'이나 좀더 그로테스크한 '배틀로얄'같은 장면을 떠올리지만 아쉽게도(?) 이작품은 그냥 추리물 입니다. 주인공 나나쿠사와 마나베는 자신들 나아가 섬주민들은 어째서 버려질 수 밖에 없었는가가 주된 이야기 입니다. 그러니까 '섬의 비밀을 파헤쳐라!! 그리고 여기서 탈출하자!' 그리고 마나베와 나나쿠시의 과거와 이들의 이야기가 잔뜩 들어가 있습니다.


​이 작품의 요점은 살아가면서 과거나 성격등 자신이 살아가면서 혹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불리한걸 버렸으면하는걸 한두가지는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 입니다. 좀더 잘하고 싶다. 이런 성격은 버렸으면 좋겠다. 이런 성격을 고치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 같은 두려움, 이것을 버릴수 있다면 여러분의 선택은? 자신의 어두운 일면 혹은 걸림돌이되는 성격을 버림으로써 완벽한 인간 혹은 사회에 잘 융화될 수 있는 성격으로 바뀐다면 버린다는 선택지를 고르는 것을 주저하지는 않을 것 입니다.

 

결국 섬의 비밀을 알아내고 자신들이 왜 여기로 오게 되었는지 알게 됩니다. 버려진 사람들의 섬의 주제에 딱맞은 엔딩은 누구에게나 한번쯤 고민 했을법한 이야기 입니다. 반전은 반전인데 딱히 신선하지는 않았다랄까요. 그보다 마나베의 성격으로인해 조마조마한 이야기가 더 흥미를 끌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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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석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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