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에 흡혈귀가 살고 있다.'

흡혈귀만큼 실로 명쾌한 주제는 없을 것 입니다. 흡혈귀라하면 사람의 피를 빨고 동족을 늘려가는 일반 사람들에겐 적으로 통하는 그 존재가 학교에 살고 있다 합니다. 하지만 아무도 본 사람은 없습니다. 그래서 미스터리로 남아 있습니다. 고2 여고생 신분으로 소설 작가의 반열에 올랐던 '토키와 토카'는 흡혈귀를 찾아 한밤중 학교에 칩입하여 그 존재를 찾아다니지만 없다는걸 확인하고 좌절감에 옥상에서 몸을 던집니다. 그리고 떨어지는 토키와의 몸을 받아준건 흡혈귀 소녀 '노스페라투(흡혈귀) 시기쇼아라'였습니다. 자! 이제부터 우정을 쌓아보자꾸나~


미리 말씀 드리자면 이 작품은 꿈도 희망도 없습니다. '로리'가 나온다고 하여 귀여운 일면은 물론이고 핑크빛 장면도 나오지 않습니다. 우선 편의점 봉투를 들고 서 있는 흡혈귀라니 듣도보도 못 했습니다. 참고로 이 편의점 봉투도 쓰레기장에서 줏은 것 입니다. 그녀는 학교 쓰레기장을 뒤져서 연명중 입니다. 

토키와는 한때 소설가였습니다. 과거형인건 차기작으로 준비한 작품이 편집부에서 퇴짜를 맞아 더이상 연재가 불가능 했기에... 그녀가 처음으로 집필한 기괴한 소설은 잘 팔렸습니다. 하지만 구입해서 보는 사람들은 내용보다 고2 소녀가 집필했다는 것이 더 신기해 하고, 토키와는 자신의 소설의 본질을 못보고 자신의 프로필만으로 판단하는 것에 역겨워하여 마음을 닫아 버립니다. 그리고 중반이후 토키와가 집필한 소설의 정체가 밝혀졌을때 그녀의 정신세계는 독자로써는 도저히 따라가지 못한다는걸 자각하게 합니다. 그리고 자기 소설대로 집행하는 토키와와 그녀의 희생양이 되어가는 시기쇼아라, 그런 그녀와 흡혈귀의 만남은 처음부터 잘못 되어 있었습니다.


'시기쇼아라' 흡혈귀 소녀, 수백년을 살아왔고, 고성에서 언니와 지내다 언니가 외계인에게서 어떤 편지를 받고난 후 모습을 감추자 토키와가 다니는 학교에 왔습니다. 언니의 단서를 찾아, 그리고 토키와라는 소녀와 조우 합니다. 어른의 모습으로... 그리고 며칠간 지내며 토키와의 정신세계를 파악하고는 자신의 위기를 알아 갑니다. 시기쇼아라는 먹을 것이 없어서 토키와가 찾아오기전까지 학교 쓰레기장을 뒤져 연명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토키와가 가져다준 음식으로 구원 받기도 하였습니다. 생각할수록 흡혈귀가 쓰레기장을 뒤진다는 소재 발굴은 신선하게 다가 왔습니다.


'신코지 유이'는 토키와의 클래스 메이트이고 여왕으로 굴림하며 '노가야 후부키'를 이지메하는 장본인 입니다. 허구언날 후부키를 갈구고 화장실에 가두는 만행을 저지르지만 누구도 말리지 않습니다. 한번은 토키와와 눈이 마주친 후부키는 이상한 말을 남깁니다. 그리고 학원물의 상투적인 이야기가 펼쳐 집니다. 하지만 그녀의 에피소드로 접어들면서 분위기가 반전되어 갑니다. 슬슬 노가야 후부키의 정체가 들어나면서 이 작품에서 악은 누구이고 정의는 누구인가가 헷갈리기 시작 합니다.


'우주인'이 등장 합니다. 시기쇼아라의 언니가 우주인의 편지를 받아 들고 행방불명이 되었습니다. 우주인은 악을 처단하기 위해 우주에서 내려 왔습니다. 처음 등장할때의 모습은 늑대, 이야기가 점점 그로테스크해집니다. 무엇으로 변신할 수 있는 우주인은 터미네이터를 떠올리게 합니다. 또한 좀 다르지만 근본적으로 보면 비슷한 우리나라 실사 영화 '지구를 지켜라'가 떠오르게 하기도 합니다.

 

우주인은 지구상의 악을 처단한다며 길에서 돈을 주웠던 여학생을 공격 합니다. 그리고 옛날부터 만악의 근원이라 여겼다며 '흡혈귀' 사냥에 들어 가면서 흡혈귀 소녀 시기쇼아라와 토키와 그리고 신코지 유이와 접점이 만들어져 갑니다. 인간들이 그래줬으면 바랐던 것도 아니고 누구에게 부탁 바라서 그랬던 것도 아닌 그저 자기들의 정의로 악을 처단할려는 우주인에게서 클리셰의 느낌이 뭍어났지만 여기서 자칭 정의의 히어로인 우주인을 처단하는 히어로로 노가야 후부키가 등장하면서 이야기가 상당히 흥미진진해집니다. 후부키는 옛날부터 우주인에게서 인간을 지켜 왔고, 지금은 시기쇼아라를 지키고 있습니다.

 

'노가야 후부키'의 독백으로 이 작품은 시작 합니다. 그리고 토키와 토카-> 시기쇼아라-> 신코지 유이-> 노가야 후부키->시기쇼아라순으로 시점이 바뀌면서 작품은 진행되며 시간차를 두고 앞으로 나아가며 진행하는 것이 아닌 동시간대에 일어난 사건을 각각의 시각으로 진행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은 한점으로 모여 이야기가 완성이 됩니다.


사실 이 작품의 내용은 상당히 심오 합니다.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는, 가령 토키와가 집필한 작품의 내용보다 고2 소녀가 집필 했다는 겉껍질만으로 본질을 파헤칠려는 사람들의 심리를 꼬집고, 자신의 모습보다 작품을 이해 해주지 않는 사람들에게서 역겨움을 느끼는 토키와를 다독여주지면 토키와의 먹이(?)가 되어가는 시기쇼아라의 참극(?)은 독자의 허를 찌릅니다.


여왕으로 도도하고 자기에게 찍힌 여자 애들을 남자들에게 팔았다는 흉흉한 소문이나 있는 신코지 유이는 사실 누구보다 자상하고 동생(1)을 위해서라면 지옥불에도 마다하지 않는 성격이라는 클리셰지만 접점이 없던 등장인물이 한 점이 되어 모였을때 그녀가 보여준 희생정신은 숭고하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이지메 했던 노가야 후부키의 이해자이자 그의 정체를 알고 있었지만 머리로는 거부하고 있는등 초현실주의자였던 그녀는 작품속에서 최초의 희생자로 등극하는등 굴곡진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이야기가 굉장히 횡설수설 해졌는데요. 요컨데 흡혈귀와 인간은 친구가 될 수 없습니다. 토키와는 자신만의 세계에 살고 있고, 후부키는 정의의 히어로를 말살하는 정의의 히어로를 하고 있습니다. 신코지는 거짓과 가식이라는 가면을 쓰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이들이 한데 뭉치는건 애초에 불가능 합니다.


중반에 언급한 지구를 지켜라 처럼 어딘가 좀 붕뜬 현실감이 떨어지는 진행이 좋습니다. 각각의 캐릭터 심리를 나타내며 장황하게 늘어놓는 대목은 식상하지가 않습니다. 개그 포인트는 없지만 허를 찌르는 포인트 덕분에 몰입도는 상당 합니다. 더 이야기 하고 싶지만 필자의 표현력이 바닥이다보니 더이상 어떻게 표혈할 방법이 없는게 아쉽군요. 다만 먼치킨, 하렘, 의미없이 벗기기를 싫어하는분들은 좋아할만한 작품이라는 것만은 틀림이 없습니다.


 

  1. 1, 아버지가 다른 얼굴도 모르는 여동생이 있긴 하지만, 작품에서는 그리 언급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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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석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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