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로 콩깍지를 조심하랬다.


처음엔 여고생이 방구석 폐인+오타쿠 대하듯 했던 평민 남자(다나카)의 다정한 마음씨와 남친의 거시기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크기에 빠져서 그를 사랑하게 된 귀족 영애가 흩뿌리는 재앙은 그칠 줄을 모릅니다. 에스텔은 기어이 그를 귀족으로 만들어서 이제야 결혼할 수 있나 했더니 재상(왕 보좌관) 영감탱이가 왕을 꼬드겨서 그(다나카)에게 영지로 허허벌판을 내려주며 월 금화 50닢을 세금으로 상납 하라 하시니 이걸 어떡하나? 하면서도 불난 집 구경이나 하고 자빠졌습니다. 다나카 입장에서는 미치고 졸도할 일이지만 뭐 어쩌겠냐며 영지 개척에 들어갔지만 제시간(50닢 상납)에 맞출 수 있을지 대략 난감할 뿐입니다.


이 로리 비치(에스텔)를 어떻게 해야 하나 싶군요. 어떤 점이 좋고, 어느 게 마음에 들었고, 무엇이 와닿았는지 같은 근거 제시 없이 그냥 다 좋아, 얼굴도 좋고, 마음씨도 좋고,(덤으로 거기도 좋고) 같은 1차원적인 말만 늘어놓으니 다나카 입장에서는 학을 떼지 않을 수 없었는데요. 거기다 동정인 상태로 이세계에 불려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시기에 미소녀 에스텔을 만나 두근두근했는데 바로 자신이 그토록 선망해 바라 마지않았던 초미남 알렌(+조피)과 3P를 하는 걸 눈앞에서 봐버렸으니 정이 들래야 들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게다가 알렌은 천민인 자신을 어찌나 신사적으로 잘 대해주는지 그만 그(알렌)의 마음씨에 감복해버리는 통에 더욱 미묘하게 되어 버렸죠.


여담


사실 다나카가 바랐던 인물상은 알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이세계로 전생할 때 신에게 이케맨으로 해달라고 했지만 거부 당했죠. 어쩔 수 없이 도착해보니 이게 웬, 내가 바랐던 이케맨이 떠억 하니 있지 뭡니까. 그게 알렌이었는데요. 첫 만남에서 에스텔은 최악이라며 독설을 퍼붓고 조피는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 상황에서 친절히 그에게 말까지 걸어주는 등 마음씨에서 다나카와 동급 수준(다나카 속은 썩었지만)에 배려심이나 뭐로 보나 알렌은 딱 다나카가 원했던 그 자체였습니다.

거기다 다나카가 그토록 바랐던 하렘까지 거느리고 있기도 하죠. 작중엔 평민, 귀족, 아줌마, 소녀 가리지 않고 그를 둘러쌓기도 해서 그때마다 술로 속을 달래야 하는 비참함도 맛보는 중이기도 합니다. 원래 저 자린 내 자리인데... 그렇기에 어서 빨리 에스텔을 알렌에게 돌려보내고 소피아와 맺어지길 바라지만 현실은 시궁창이죠. 여튼 여러모로 보나 알렌은 다나카의 대척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돌려 말하면 다나카는 이세계에서 이물질에 지나지 않는다고도 할 수 있기도 하고요. 이거에 대해선 나중에 다시 서술... 


진히로인 대위기


4권까지 읽고 진히로인의 위치를 조정해봤습니다. 바로 다나카가 그토록 바라 마지않는 조건을 간직한 소피아(표지 모델)인데요. 그녀는 원래 평민 식당에서 사장인 아빠를 거드는 웨이트리스였습니다. 어느 날 마도 귀족 파렌에게 찍혀 오늘내일하던 것을 다나카가 구해준 인연으로 그의 전속 메이드가 되었군요. 딴에는 얼굴을 얼마나 밝히는지 천하의 난봉꾼 알렌이 덮쳐주길 바라지 않나, 자신을 죽이려는 미남 귀족의 말에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다나카의 곁에서 비켜버린다던지, 간은 콩알만 해서 언제나 바들바들 겨드랑이엔 수영장을 달고 삽니다. 그런 주제에 행운 스테이터스는 오만상 높아 매번 죽을뻔 하면서도 축복받는 일만 벌어진다는 것이군요.


그런 그녀가 이번에 다나카의 연금술 실험을 날치기하는 교수의 비리를 우연히 들어 버리고 그걸 폭로했다가 진짜로 죽을뻔한 위기를 맞이합니다. 이 과정에서 그녀가 주변에 얼마나 사랑을 받고 있는지 잘 나타나 있는데요. 에스텔은 그녀가 평민임에도 친구 사이라 스스럼없이 말해주며 도와주기도 하고, 마도 이외엔 관심이 없던 대 백작 파렌조차 그녀를 어찌하지 못하며 감싸주는 등(1) 그녀가 처한 환경에 비해 그녀가 받는 복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이런 걸 다 다나카 때문(덕분이 아니라)이라고 여기고 있어서 처세술로 이용하지 못한다는 것이군요. 근데 이게 다 행운 스탯 덕분이라는 거...


영지 개척은 하였는데...


온천 마을을 만들었습니다. 월 금화 50닢 상납 방법은 이것 밖에 없었던 것, 그런데 별 시답잖은 인종들이 모여들면서 그동안에 있었던 일들의 압축판이 벌어집니다. 진성 레즈 메르세데스와 왕녀가 목욕탕에서 보여준 만행은 결국 이 작품에서 제대로 된 인간은 없다는 걸 보여줍니다. 뭔데? 하셔도 언급할 수가 없군요. 메르세데스의 포로였던 이웃나라 여병사는 수많은 남정네와 난잡한 파티를 벌이고, 조피까지 찾아와서 내 스테이지 좀 만들어 주셈 이러질 않나, 에스텔은 알렌과 끝냈다면서 은근슬쩍 만나고 있지 않을까 하는 복선을 투하하고, 이웃나라 세로 롤까지 찾아와서 처녀 운운하니, 클라이맥스로 에스텔 아버지와 엄마가 변장하고 간 보러 오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또다시 대위기


어찌어찌 금화 50닢 만들어서 왕에서 상납하러 갔는데 날치기 당하는 바람에 다나카는 졸지에 노예 코스 타게 생겼습니다. 이 무슨 여자 하나 잘 못 만나 개고생인가 싶습니다. 내가 원하는 삶은 이게 아니었는데, 그저 회복 마법 하나 믿고 사창가에서 원 없이 하려고 했는데 그놈의 처녀 타령으로 졸지에 왕까지 알현에 귀족도 되고 영지도 받고, 그리고 다시 나락으로... 알고 보니 재상(왕 보좌관) 영감이 다 꾸민 짓이었음, 에스텔의 영지를 빼앗을 목적으로 다나카를 궁지에 몰아넣었지만 세상사 다 자기 뜻대로 돌아가진 않습니다. 우리에겐 행운에 몰빵한 소피아가 있으니까요. 그녀가 주변에 흩뿌리는 럭키는 에스텔이 흩뿌리는 재앙을 덮고도 남습니다.


드러나는 에스텔 처녀 소실 사건


결말부터 말하자면 정치적 사항이 얽혀 있었다는 것이군요. 알렌을 찾아가 빨리 에스텔을 대려 가라 하려고 했는데 거기에 에스텔 가문의 파벌 하위 귀족과 마주치게 되면서 어떻게 된 것인지 드러납니다. 희생양이죠. 희생양, 알렌을 이용해 에스텔을 꼬드겨 상위 귀족 자리를 차지하려고 했던, 근데 그 사이를 어느 간장 얼굴(다나카)이 다 파토 내버리는 바람에 일이 틀어진 것입니다. 알렌은 그 죄(?)를 물어 죽을뻔했고요. 이런 상황에서 웃기지도 않는 일이 벌어집니다. 제 버릇 개 못 준다고 알렌은 매너+신사+초미남으로 중무장 해놓고 정작 아랫도리를 간수하지 않는다는 건데요.


귀족 평민을 가리지 않는 수많은 추문은 이제 지겹고 하다 하다 이제 에스텔의 엄마까지 꼬시기에 이릅니다. 그런데 그녀(에스텔 엄마)와 뜨밤을 보내기 위해 찾았던 자리에 다나카+에스텔+아빠+할아버지가 있었으니, 알고 보니 에스텔 아빠가 딸의 순결을 빼앗은 자를 가려내 죽이려고 마련한 자리였다는 것이군요(엄마는 유도역). 기어이 난봉꾼에게 단죄가 내려지게 되었는데요. 이것은 다나카가 그토록 바라 마지않았단 이케맨의 결말이라서 씁쓸한 단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떻게든 에스텔을 떨쳐내고 싶었던 다나카는 알렌의 아랫도리를 지켜줄 의무가 있었기에 또다시 악역을 자처합니다.


그 외 히로인


엘프 에디타 선생님이 진히로인으로 급부상 중입니다. 직업은 연금술이고요. 다나카가 처음으로 장만한 집 주인으로써 병에 걸려 죽어 가는걸(2) 다나카가 살려 주었죠. 이후 츤츤하면서 은근슬쩍 속마음을 내비치는 등 그의 주변을 맴돌고 있습니다. 자기를 살려준데다 원래는 자기 집이었지만 이후 관리 부재(에디타 선생이 죽고 약 7년간)로 다른 사람에게 팔려 버렸고 이걸 금화 백수십 닢을 주고 장만한 다나카가 그냥 내주자 호감도가 급상승 중이죠. 그리고 에이션트 드래곤 크리스티나, 그녀는 마도 귀족 파렌이 노리고 있어서 딱히 주인공과 엮일 일은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그녀는 수틀리면 다 죽어를 외치지만 타인에게서 인정받는 걸 갈구하는 통에 늘 저자세인 다나카의 말에 놀아나는 게 귀엽습니다.

 

맺으며, 앞서 썼던 리뷰에 보충하려다 다시 씁니다. 사실 이런 작품의 리뷰는 많이 힘든데요. 보통은 주인공을 중심으로 한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가 이어지는 반면에 이 작품은 주변 사람도 주인공급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가다 보니 어느 한쪽만 언급하면서 리뷰 쓰기가 참 곤란합니다. 더욱이 그 주인공급 주변 인물이 한둘이 아니라는 거죠. 하지만 리뷰어에겐 재앙이지만 재미 쪽으로 보면 이보다 좋은 진행은 없는데요. 식상할 때쯤에 주연급 다른 이야기를 끼워 넣음으로써 계속 흥미를 유도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바꿔 말하면 그만큼 이야기가 길어지고 나중엔 앞에 내용이 잘 생각나지 않는 아이러니가 발생한다는 것이군요.


 

  1. 1, 이때는 소피아가 다나카의 전속 메이드가 됨으로써 함부러 대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2. 2, 죽었다는게 옳바른 표현, 영체 분리하고 몸은 약품에 절여 두면서 연명하던걸 다나카가 살려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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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석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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