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 누구나 할 수 있는 몰래 돕는 마왕토벌 1권 리뷰
용사 '토도'는 이세계로 소환되어 마왕 토벌 의뢰받습니다. 현대에 있을 때도 세상을 바꿔 보겠다며 노력을 하였던 그였기에 이세계에서 마왕 토벌은 그의 이념과도 맞아들어가는 부분이 있었는데요. 이 작품은 그 흔한 이세계 전이물입니다. 용사를 소환해 마왕을 토벌하는 지극히 심플한 이야기를 담고 있죠. 뭐 여기까지는 무난하고 정석적입니다. 문제는 용사가 자신의 처지와 상황을 인식하지 않은 채 의욕만 앞서 있다는 것이군요. 그 왜 근성론이라고 하잖아요. 힘은 없지만 노력하면 할 수 있다거나 불굴의 의지나 정신을 가지고 있다면 못하는 게 없다고 믿는 사람요. 우린 이런 사람을 발암물질이라고도 표현하죠.
이 작품은 이세계에 전생(혹은 전이) 한다고 해서 처음부터 먼치킨이 되는 건 아니라고 서술하고 있습니다. 옛날 RPG 게임처럼 동료를 모으고 시작의 마을을 벗어나 여행을 하며 힘을 키우고 적과 싸우며 경험을 쌓고 궁극적으로 마왕을 토벌하면서 용사로써 거듭나는 이야기를 이 작품도 기용하고 있지만 현실은 시궁창이라고 역설하고 있죠. 일단 용사 토도는 렙이 낮습니다. 그리고 역시 저렙이면서 어딘가 한 가지식 결함을 안고 있는 정령술사 '리미스'와 기사 '아리아'라는 히로인들 그리고 승려이면서 이단 심문관이라는 특이한 직업을 가진 '아레스'가 동료로 있습니다. 이 4명의 파티로 마왕 토벌을 위한 여행을 시작 하는 거죠.
그런데 저렙 파티로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차곡차곡 쌓아 올라가야 하는 것이건만 용사란 놈이 자기 주제에 맞지 않게 고렙용 마물 퇴치를 받아 버리는 등 초장부터 기행을 일삼아 갑니다. 힘은 없지만 정신력으로 어떻게든 돼라네요. 상식도 없으면서 말입니다. 리미스와 아리아는 동조하고 아레스는 두통을 느껴 갑니다. 이런 파티로 어떻게 마왕을 토벌할까 했지만 신은 이들을 버리지 않았다는 것마냥 교회 상층부에서 아레스로 하여금 이들을 키워 대응하라는 특명이 떨어집니다. 알고 보니 아레스는 교회 소속 고렙이라네요? 숨기고 있지만요. 참고로 이 작품은 용사의 시점이 아닌 아레스 시점으로 진행됩니다.
결국 아레스가 주체가 되어 용사 육성 계획이 발동됩니다. 용사 몰래 고렙용 몬스터를 빈사 상태로 만들어 용사로 하여금 쓰러 트리게 한다던지 이것저것 준비를 해가지만 사태는 차츰 녹록지 않게 변해갑니다. 여행 첫날밤에 히로인 둘(리미스와 아리아)의 방에 들어가서 비처녀로 만들어 버리는 시추에이션을 벌이더니 급기야 내 파티에 남자는 필요 없다며 아레스를 추방해버리는 용사, 그나마 개념인에다가 숨기고 있지만 초고렙인 아레스를 파티에서 추방해버리니 용사 파티의 앞날은 불 보듯 뻔하게 흘러갑니다. 기행을 일삼는 파티에서 해방되었다고 안심했지만 교회 상층부는 그에게 숨어서 용사 파티를 계속 서포트 하라는 특명을 내리는데요.
물 가에 내놓은 자식을 바라보는 부모의 심정이랄까요. 그동안 아레스가 파티를 통제하고 있었지만 그가 없으니 기고만장해져서 자신들의 능력은 생각도 안 하고 날뛰는 데다 가는 곳마다 말썽을 일으키니 이보다 더한 발암적인 요소는 없을 거라는 것처럼 용사 파티는 주변에 적을 깔기 시작합니다. 그나마 이세계 상식이 있는 리미스와 아리아는 온실속 화초로 자라서인지 아무것도 못합니다. 그걸 뒷수습해가는 아레스의 고생 담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참담함을 선사하는 건 덤으로 다가옵니다. 정말 이 과정에서 아레스의 분투는 눈 물 없이 볼 수 없을 지경이죠. 오직 세계를 구하겠다는 일념으로 어떻게든 용사만이라도 키우려고 하는 아레스
그리고 진히로인 '아멜리아' 등장, 용사 파티가 싸지르는 똥을 처리하면서도 어떻게든 용사를 키워 마왕 토벌에 나서야겠는데 그러려면 자신의 자리였던 승려가 필요해서 교회 상층부에 사람 하나 충원 해달라고 했더니 통신 교환원 아멜리아가 찾아왔습니다. 그녀의 본 직업은 백마법사, 얘도 어딘가 결여된 모습을 보입니다. 5년이나 아레스의 통신 교환원을 해왔던 그녀이기에 대충 앞으로 그녀와 아레스의 관계가 그려지기도 했군요. 어쨌건 용사 파티에 들어가서 힐러역좀 하라니 '싫어요'라며 단칼에 거부하길래 이유를 물어보니 나를 용사에게 제물로 바치려고?
이 작품은 책벌레의 하극상과 유사한 점을 보여줍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마인을 컨트롤하느라 골머리를 앓는 페르디난드의 시각으로 이 작품을 이끌어 간다고 할까요. 마인은 돈벌이라던가 생각도 못한 일들을 펼치는 능력과 비상한 머리를 가지고 있지만 한눈만 팔면 걷잡을 수 없이 큰일을 저질러 버리는 통에 페르디난드는 늘 뒤처리하는데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죠. 거기다 허약해서 조금만 무리 시키면 골골 앓아대고 그런 주제에 마력은 또 높아서 내 기분 상하게 하면 골로 가는 수가 있어 하며 으르렁대니 이보다 더 귀찮은 존재도 없을 거라고 페르디난드는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 싶은 게 이 작품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거죠.
마인역은 용사 파티입니다. 아레스는 페르디난드이고요. 하지만 용사 파티 면면들이 머리가 비상하고 능력이라도 있으면 다행인데 그렇지 않다는 것에서 용사 파티는 답이 없습니다. 아레스가 한창 마족과 싸우고 있는데 난입해서 마족의 힘을 빼는 결계 매계를 뽑아 버린다던지, 마족과 만나지 않게 하기 위해 노력한 그에게 물도 먹이고, 용사의 렙업을 돕기 위해 빈사 상태로 만든 아룡(드래곤 나부랭이)을 치료해버리기도 합니다. 결정적으로 히로인과 동침에 방해되는지 남자라는 이유로 파티에서 추방해버리죠. 하지만 모든 일엔 원인이 있다고 서술하면서 후반부 조금은 충격적인 전개를 펼쳐 놓습니다.
이 작품에서 불쌍함이라는 아이콘의 대명사이자 진정한 용사는 아레스가 아닐까 했군요. 가호가 없다는 이유로 힘이 있으면서도 마왕 토벌은 하지 못하는 비운의 캐릭터, 용사 파티에 휘둘리면서도 자신의 처지 때문인지 거의 편집적으로 용사 파티를 서포트 할려는 모습은 매우 안쓰럽게 다가옵니다. 하지만 너무 열중하다 보니 협박 질도 서슴지 않고 인간 여자 애로 변신한 아룡(용사가 치료하게한 아룡)을 스파이로 쓴다며 구타한다던지 인간이기를 포기하는 모습에서는 조금은 소름 돋기도 했군요.
맺으며, 정말 용사의 뻘짓은 이 작품에서 스파이스 노릇을 톡톡히 합니다. 상식이 없다는 건 그만큼 무섭다는 의미이기도 하죠. 이 부분 또한 책벌레의 하극상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자신만의 정의로 일방통행 길을 역주행하는 용사를 잡아다 상식을 집어넣고 정상적으로 되돌리기 위한 아레스의 고군분투랄까요. 그래도 아밀리아라는 진히로인이 그의 곁에서 서포트하는 것을 보고 있자니 꼭 불행하지만은 않아 보이긴 했습니다. 둘 다 사서 고생하는 타입
그렇담 용사는 어떤가, 첫날부터 히로인들과 동침하며 그녀들을 비처녀로 만드는 행위에서'다나카'처럼 막장을 꿈꾸나 해서 두근두근하게 했군요. 사실 아레스의 고생이야 서브 캐릭터의 운명이니까 크게 신경 쓰이지 않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남자를 기피하고 여자만 찾는 용사의 모습에서 그의 진짜 정체는 무얼까 하는 궁금증을 자아내기 시작하는데요. 사실 조금만 유추하면 용사의 정체가 무엇인지 단박에 알아맞힐 수는 있습니다. 백합이라던가 그런 건 아니고, 라이트 노벨이라는 게 가볍게 읽는 것이기에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문장을 배치하고 있어서 필자는 해답 편 보기 전에 무난하게 알 수 있었지만요.
본 리뷰는 네이버 라노벨 카페 NTN과 출판사 노블엔진이 주관한 리뷰 이벤트 일환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책을 제공해주신 라노벨 카페 NTN과 노블엔진에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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