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의 말 한마디로 이렇게 모든 혐의를 벗을 줄이야 기운이 쫘악 빠질 일이죠. 강간범 +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세뇌범 + 제2 왕녀를 납치한 파렴치한 놈 + 근본 없는 악마, 같은 악의 근원이 되는 모든 수식어를 달고 다녔던 나오후미, 쓰레기 왕과 빗치 왕녀 그리고 삼용교 교황에 의해 잠시도 편히 쉴 틈도 없이 쫓겨 다녔어야 했습니다. 거기에 같은 날 소환된 다른 삼용사(창,칼,활)에게서 조차 쫓겨 다녀야 했으니 지옥이 있다면 여기가 아니고 어디겠나이까라는 나날을 보내야 했었죠.


보통 이런 주인공이라면 흑화 해서 이 세상이 날 거부한다면 내가 너희들을 거부하겠다며 마왕 코스를 밟을만하겠건만 이놈의 필로리알 여왕조차 다른 용사와 사이좋게 지내지 않으면 다 죽여 버리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니 뭐 어쩌라는 심정이었습니다. 참고로 필로리알 여왕은 선대 용사가 기른 필로리알(마물)로써 매우 강하여 나오후미는 상대조차 되지 않습니다.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는 파도의 한 축을 무리를 이끌고 막아내고 있으니 나오후미로서는 고분고분 듣지 않을 수 없는 겁니다.


어쨌건 쓰레기 왕은 쓰레기로, 빗치 왕녀는 빗치+걸레로 개명 당하고 평민으로 강등되면서 나오후미는 겨우 누명을 벗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하루아침에 달라지는 건 없군요. 여전히 그를 띠겁게 바라보는 시선하며 노골적으로 자신보다 아래로 폄하해서 바라본다던지, 교황과의 싸움에서 죽을뻔한 놈들을 살려 주었더니 너의 실력이 아니라 무기(방패)가 좋아서 이긴 거잖아?라는 둥 나오후미는 여전히 콩쥐의 길을 걷고 있군요. 한대 줘패고 싶지만 필로리알 여왕이 사이좋게 지내라고 엄명을 내린 터라 죽을 맛은 덤입니다. 


잠시 쉬어가는 에피소드, 그동안 정보를 얻지 못해 렙업이 더뎌 죽을 둥 살 둥 해왔던 나오후미는 삼용사를 닦달해 성장에 필요한 정보를 이끌어 내고, 라프타리아와 필로가 클레스 업을 하며 지금까지와는 다른 성장을 해갑니다. 이것은 드래곤 볼에서 다음 단계의 적을 맞이하여 새롭게 힘을 길러 전장에 나서는 페이스 같은 거라 할 수 있죠. 물론 힘을 길렀지만 마주 해오는 적은 더 강하지 같은 빅엿 날리는 클리셰도 일어나고요. 하지만 꾸준하게 성장해온 나오후미는 더 이상 나약한 병아리가 아닙니다.


라르크와 테리스, 처음으로 나오후미의 본모습을 알아봐 주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낫잡이와 마법사 페어, 처음 만남은 몬스터가 날뛰는 섬에 레벨업을 하러 가던 나오후미 앞쪽 열에 서 있던 라르크가 나오후미를 보고 꼬마라고 부르면서입니다. 이후 상성이 맞아 파티도 맺고 사냥도 같이하며 우정을 쌓아가는데요. 나이를 헛먹은게 아니라는 것처럼(나오후미보다 몇살 위) 통찰력이 뛰어나 단박에 나오후미의 인간성을 파악하여 누명을 쓰고 도망 다닐 인물이 아니라는 걸 파악해버리죠.


이들은 라프타리아와 필로를 제외한 유일하게 나오후미의 본모습을 파악함으로써 나오후미 입장에서는 눈물 날 만큼 반가운 동료들이라고 서술하기 시작합니다. 삼용사들은 여전히 나오후미를 깔보거나 아래로 보며 괄시하고 있고(덤으로 말도 죽어라 안 들음), 빗치는 음식에 독을 타거나 음해를 해대고 있죠. 학습능력도 없는지 그럴 때마다 빗치는 노예문이 발동되어 죽을뻔하면서도요. 이런 족속들과 다음 파도를 대비해 섬에서 렙업에 주력하는데요. 그리고 파도가 닥치는 당일...


클래스 업과 섬에서의 수련을 통해 나오후미 일행이 매우 강해진 덕분에 파도는 어떻게 대처를 해나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동료라 의심하지 않았던 라르크와 테리스의 반란이 일어나는데요. 설상가상으로 이전 파도에서 나오후미를 궁지로 몰아넣었던 글래스까지 등장하는 통에 나오후미는 또다시 위기에 빠집니다. 하지만 라프타리아와 필로가 클래스 업도 했고 섬에서 수련을 통해 강해진 데다 글래스의 약점까지 파악하게 되면서 공세로 전환되어 가는데요.


참으로 아니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세계에서 동료(삼용사)라는 놈들은 말도 드럽게 안 들어 처먹고 하나같이 자기만의 정의에 빠진 적이고, 정작 적으로 등장하는 인물이 누구보다 주인공의 인품을 파악하고 있는 동료의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으니 이보다 안타까운 일이 있을까요. 여튼 라르크와 테리스는 글래스의 세계에서 넘어온 용사로 밝혀지면서 또다시 '우리들의(지어스)'라는 작품처럼 다른 세계와 전쟁이라는 복선을 명확하게 투하해버립니다.


맺으며, 누명은 벗어도 상처는 봉합되지 않고 있습니다. 삼용사들은 여전히 틱틱 거리며 나오후미의 신경을 벅벅 긁어대고, 그래도 한때는 사이좋은 모습도 보이지만 어디까지나 필로리알 여왕의 엄명 때문이지 서로 화해한 것은 아닙니다. 라프타리아는 드디어 전라의 모습으로 나오후미를 유혹하지만 삼용사 욕할 거 못된다는 것마냥 나오후미는 무신경의 극치를 보여주는군요. 불쌍한 라프타리아는 그에게 파도의 재앙이 끝나면 돌아갈 것인지 이상형이 어떻게 되는지 끊임없이 어프로치를 하고 있지만 번번이 물먹는 통에 눈물이 다 날 지경입니다.


어쨌건 칼잡이 용사가 대리고 다니는 리시아라는 여자애가 나오후미의 동료가 될지도 모른다는 복선이 노골적으로 떴습니다. 라르크와 레티아및 글래스까지 강대한 적을 맞이하여 상황 열세를 만회하고자 새로운 동료를 맞이하려는 나오후미, 이번 5권의 포인트는 사실 새로운 적과 성장이라는 키워드보다 새로운 동료 모집이 아니었나 합니다. 그에 상응하듯 리시아의 처우가 좋지 않다는 모습을 간간이 보여줬고 나오후미는 안타까워했거든요. 

 
블로그 이미지

현석장군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1046)
라노벨 리뷰 (891)
일반 소설 (5)
만화(코믹) 리뷰&감상 (126)
기타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