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 방패용상 성공담 7권 리뷰 -스포일러가 심하니 주의-
이번 이야기는 6권 연장선상에 있어서 별로 쓸게 없군요. 사실 이런류의 이야기는 리뷰어를 상당히 애로 하게 만들죠. 하다못해 이야기가 진지해지거나 그로테스크하면 그나마 나을 텐데 없어요. 이번 7권은 영귀는 용사가 찌부러지든 말든 상관없이 사람들의 영혼을 수집해 결계를 치고 파도로부터 인류를 지켜주는 착한 요물(?)이다. 하지만 무고한 사람들을 희생해 영혼 수집이라니 난 인정 못한다는 나오후미의 정의감과 다른 세계에서 건너온 권속기(아래에서 다시 설명)의 협동이 더해져 인간의 가능성을 보인다는 게 요점입니다.
영귀의 막강한 재생력 때문에 싸움은 녹록지가 않고, 그러던 차에 이전에 잠깐 복선이 나오기도 했던 '오스트'라는 모령의 여성이 나오후미에게 다가오는데요. 그녀의 정체는 영귀 사역마, 그녀의 등장은 본체가 되는 영귀가 나쁜 짓을 하니 쓰러트려 달라는 클리셰로 이어집니다. 그러니까 오스트는 그 영귀의 영체화 같은 것인데요. 그녀 왈: 이대로 가다간 사람들을 멸절로 이끄니 자신(본체)을 쓰러 트려 주세요.라는 이야기를 거의 300페이지에 걸쳐 장황하게 해댑니다.
위에 것만으로는 성이 안 찼는지 영귀가 날뛰는 원인은 따로 있었다고, 그러니까 흑막이 있었다는 클리셰를 더 갖다 붙이는데요. 봉인되어 있어야 할 영귀를 억지로 깨워 세계를 정복하겠다고 '쿄'라는 이름을 가진 중2병 시키가(이하 마왕) 등장해서는 나오후미와 그 일행에게 맞는 쪽은 처절하긴 한데 어딘가 지리멸렬한 공격만 해댑니다. 이 마왕은 자신의 생각만이 정의라는 나쁜 놈의 정석을 보여주며 어차피 멸망할 세계라는 둥 지 멋대로 복선을 투하하기도 하고 기분 내키는 대로 나불나불~ 주둥이 배틀을 이어갑니다.
그런데 꼴에 보스랍시고 꽤 하는군요. 매번 식겁하는 공격을 받으며 쩔쩔매는 나오후미 앞에 이전에 그를 죽이려 했던 라르크, 테리스, 글래스가 나타나 어째서인지 나오후미 진영에 붙습니다. 어제의 적이 오늘은 동료? 자, 응원군까지 받았으니 2회전 들어가야지? 쩝... 만화에서 수십 회 분량을 소모하며 실컷 싸우고도 진짜 싸움은 지금부터라는 전개는 작가도 양심이 있는지 그렇게 많이는 기용하고 있지 않군요. 사실 이런 거까지 집어넣었다면 필자는 당장에 불쏘시개로 썼을 겁니다.
어차피 이런류의 이야기는 권선징악형이니 영귀와의 싸움이든 마왕과의 싸움이든 끝은 나게 마련이죠. 필자는 가끔 생각합니다. 마왕이 이기는 세상을요. 하지만 마왕에게 있어서 현실은 시궁창이죠. 그리고 기승전결을 내다 버리는 작가의 센스에 건배를, 또 그리고 본체의 죽음은 영체의 죽음이라는 정석적인 전개도 빼놓지 않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모두와 함께여서 기뻤다는 오스트, 햇빛이 비치는 양지에서 최후를 맞이하는 모습에서 잠시지만 게임 fate stay night의 세이버 엔딩이 생각났습니다. 그런데 이런 영귀 같은 존재가 3마리나 더 있어? 자, 다음 타자 봉황님은 출전을 준비하시고요.
어쨌건 지금까지 나왔던 복선을 조금 언급해보자면, 사성용사(나오후미를 포함한 용사 찌끄레기들)의 하위 버전인 칠성용사의 등장인데요. 권속기라고도 불리나 봅니다. 사람이 무기를 선택하는 것이 아닌 무기가 사람을 선택하는, 마탄의 왕과 바나디스의 그 바나디스 같은 격이랄까요. 그런 인간이 7명 있다는데 5권부터 언급이 되고 있건만 이번 영귀 사건에서 코빼기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 담으로 라프타리아의 출신인데요. 은근히 동양 계열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낳게 하는데 이런 복선은 좀 작작 좀 해줬으면 하는군요. 꼭 보면 판타지 지식이 딸리면 일본풍을 집어넣더라고요.
그 담으로 이전에도 조금 언급했지만 라르크와 테리스 그리고 글래스의 정체군요. 아마 8권에서 밝혀지지 싶은데 그동안 나오후미가 있는 이쪽 세계의 용사를 죽이려고 움직였다고 하니 아마 예전에 언급했던 '지어스(우리들의)' 세계관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우리가 살기 위해 다른 세계를 죽여야만 하는, 사실 이건 복선이 아니라 확정이 되어 가고 있군요. 근데 나오후미에겐 암담한 게 라르크 일행은 권속기에 해당하고 사성 용사는 따로 있다는 복선입니다. 파도 때 나오후미를 압도했던 라르크보다 더 강한...
맺으며, 재미없었습니다. 어느 분의 1~4권만 재미있다. 어느 분은 1~6권까지만 재미있다.라는 게 실감 나는 7권이었군요. 지리멸렬하다는 계열의 수식어는 몽땅 다 줘도 모자랄 판이었습니다. 어느 부분이 그랬냐고 물으셔도요. 전부라고 답해줄 수밖에 없습니다. 영귀를 쓰러트려 희귀템을 얻겠다며 가출했다가 행방불명된 삼용사를 찾는 것부터 해서 부활한 영귀를 맞아 약점을 찾아가는 부분 전부 식상하고 지루하고 말도 억수로 많은 게 한숨을 몇 번을 내쉬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거 같은 작품이 맞나 하는 의구심마저 들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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