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 이세계 마왕과 소환 소녀의 노예마술 2권 리뷰
표인족 렘이 끌어안고 있던 불행을 마주하고 해결해주겠다 했던 디아블로, 그녀의 문제를 일단락한 건 좋은데 이번엔 엘프 거녀 '셰라'에게 본국 소환령이 떨어집니다. 거절하면 인간족하고 전쟁 불사라네요. 그녀는 왕녀로써 짊어질 삶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자아를 찾아 가출, 주인공 디아블로를 소환해 앞날 좀 편하게 살까 했는데요. 하지만 왜 하필 그 자리에 렘과 같이 있어 가지곤 디아블로 소환주로써 소유권을 다투다 되려 디아블로의 장비 때문에 소환 마법이 반사되어 노예가 되어버리는 비운을 맞아야 했죠. 정확히는 노예가 아니라 예속(예종)이지만요. 그러니까 디아블로가 주인이 되고 렘과 셰라는 노예가 되어 버린 것입니다.
이번 에피소드는 둘은 노예가 되고 나서도 서로가 디아블로를 두고 내가 주인 입네 하며 티격태격하더니 어느새 정이 들어 버리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하여튼 간에 못 말려, 싸우다 보면 정이 든다고 하나요. 본격적인 몸으로 싸우는 건 없지만 그보다 더 무서운 게 여자애들 말싸움이라고 하잖아요. 도도한 고양이처럼 가시 섞인 말을 뱉어내는 렘과 가슴이 크면 머리가 안 좋다는 선입견을 그대로 실천 중인 셰라, 하지만 부모를 죽인 원수지간도 아니고 마족과의 싸움에서 자신들을 지켜주고 말은 험하게 해도 행동은 다정한 디아블로라는 존재가 가져다준 안락함이 어느새 둘의 성격을 온순하게 만들어 버리는군요. 재미없어...
그리고 1권에서 예고되었던 셰라의 본국 소환이 그녀의 오빠의 등장으로 가시화됩니다. 그런데 이런 전개 어디선가 많이 봤는데 말이죠. 옛날에 자주 써먹었던 소재 중에 이런 게 있었는데요. 남녀가 만나 서로 사랑하고 같이 살 것처럼 흘러가더니 느닷없이 남녀 둘 중 하나의 집안이 왕족이니 귀족이니 같은 전개가 펼쳐집니다. 그러곤 해당 집안의 사람이 나와서 너 하곤 어울리지 않는 분이시다.라며 한쪽을 끌고 가는 패턴, 그리고 남은 쪽은 반려를 되찾기 위해 싸운다. 그 결과 해피엔딩.. 퉷, 여기선 셰라가 왕녀라고 진즉에 들통이 났지만요. 어쨌건 오빠가 직접 나서서 그녀를 대려 가려고 하는데요. 그녀의 오빠는 속세에 직접 출정하여 그녀를 데려가 무엇을 하려는 걸까, 안 내놓으면 전쟁이다?
주인공 디아블로는 잘 살고 있는 자신을 이세계로 불러들인 셰라와 렘을 탓하지 않는 신사 같은 인간입니다. 원망 정도는 해줄 만하겠건만, 그런 성격이 아니기에 렘과 셰라가 푹 빠지는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하죠. 살다 보면 정이 드는 겁니다. 하지만 그동안 정이 들었지만 내 소유물이 아니니 셰라가 본국으로 돌아가겠다면 들어줄 수밖에 없는 것, 당연히 돌아가기 싫다고 하는 셰라, 그런데 오빠를 만나고 나서 어딘가 이상해집니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갑자기 본국으로 돌아가겠다는 그녀, 그동안 같이 지냈던 관계는 결국 이 정도로 얕았나 싶을 정도로 디아블로는 순순히 그녀를 놓아 주는데요.
결국 이런 겁니다. 다녀왔어요. 어서 와! 오빠가 셰라를 끌고 갈려고 했던 진짜 이유는 변태시키라고 밖에 표현할 방법이 없네요. 중세 시대 귀족들 사이엔 으레 있어온 관습이긴 한데 이런 말을 듣고도 셰라의 의지를 존중한다며 늪으로 빠져드는 그녀를 내버려 두는 디아블로는 쓰,레,기, 그리고 절체절명의 순간 백마 탄 기사가 되어 내 손을 잡아! 하는 디아블로는 밥상 끄트머리에 붙은 밥풀, 그리고 앵겨드는 두 여자의 우정에 만만세! 뭔 말하는지 필자도 모르겠습니다. 방구석 폐인 놈(주인공)이 안 하는 짓 좀 하려다 머리에 쥐 좀 났지 않을까 싶군요. 사실 셰라를 내놓지 않으면 인간 족하고 엘프 간 전쟁이 났을 수도 있어서 주인공 입장에서는 이도 저도 못했긴 합니다. 근데 지금 돌이켜보면 그녀가 가출한 것도 변태 오빠에게서 벗어나기 위함아 아닐까 싶군요.
어쨌껀 이게 초식 인간의 한계라는 것이죠. 사랑하는 사이는 아니라도 적어도 내 품에 들어온 존재는 지킬 배짱은 있어야 되지 않을까요? 같은 방에서 같은 침대에서 동침까지 하면서 말이죠. 아! 이거 스포일러려나... 뭔 짓 하는지는 직접 보시길, 여튼 오빠가 하는 짓은 누가 봐도 꿍꿍이가 있어 보이는데도, 그녀가 조종 당한다는 의심조차 안 하는 디아블로는 쓰,레,기, 방구석 폐인은 나가 죽었으면 좋겠습니다. 하는 짓이 초식동물과 다를 바가 없어요. 그녀가 원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보내다니, 그녀라는 존재와 전쟁이라는 무게 중 누가 가벼운가, 그는 전자를 선택해버린 것입니다. 사실 이런 엔터테이먼트계 주인공으로써는 최악이죠.
좌우지간 알리시아(여자)라는 국가 기사가 합류해서 다가오는 엘프와의 전쟁을 준비하지만 그녀는 왜 등장시켰나 싶을 정도로 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3권부터는 그녀 등장 자체가 스포일러인건 비밀,이지만 필자는 2권을 끝으로 하차하지 싶군요. 이야기 자체가 슬로 라이프를 지향하는데다 힘은 많으면서 하는 짓은 초식 인간인 주인공을 보고 있으면 입맛이 떨어져요. 좋게 말하면 우유부단이고 나쁘게 말하면 찌질이 근성이죠. 생각이 너무 많아요. 뚝심 있게 일을 밀고, 관철하려는 의지를 보여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셰라는 고통받게 되는 것이죠. 그리고 현실에서 했던 게임을 뭐 그리 주절주절 늘어놓는지 학을 뗍니다.
맺으며, 말뿐인 정의와 어쭙잖게 대응하는 주인공은 속된 말로 발암이라고 하죠. 겉은 마왕이라도 속은 방구석 폐인인지라 그 속성(?)을 잘 나타내고 있긴 한데 적어도 내 품에 들어온 존재라면 지키고자 하는 근성을 보여줘야 하잖아요. 돌려 말하면 이세계로 전이된다고 해서 먼치킨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하는 것이긴 합니다. 그런데 주인공 디아블로의 행동은 소심의 극치를 보여주죠. 하지만 힘은 강한, 뭔가 부조리하지 않나요? 만인에게 사랑받는 에반게리온의 신지와 비슷한 부류랄까요.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고구마만 있고 사이다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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