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 이세계 주점 노부 만화 1권 감상&비평
원작은 라이트 노벨로 레진 노벨에서 현재 3권이 발매 중에 있습니다. 코미컬라이즈도 레진 노벨에서 정발해줄까 했더니 웬걸 대원씨아이에서 발매가 이뤄졌군요. 독자 입장에서는 딱히 어느 출판사에서 발매해주던 상관은 없습니다.
어쨌건 이 작품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주인장 노부와 종업원 시노부가 이세계를 배경으로 주점 노부를 운영 해나간다는 이야기인데요. 병사부터 해서 귀족까지 이세계 주민들에게 색다른 음식을 제공하고 주민들은 처음 먹어본 음식에 감탄사와 리액션을 선보이며 보는 이로 하여금 푸근하게 만드는 그런 이야기들로 구성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뭐랄까 조금 색 안경 끼고 평가하자면 이런 작품의 공통점이 이때까지 접해보지 않은 이국적인 새로운 음식에 눈이 뜨이고, 극상의 맛에 천국을 만끽하고, 다 먹은 후에 아쉬워합니다. 그리고 이세계 주민들은 일본식 음식에 취해서 찬양하는 모습이 많이 담겨 있기도 하고요. 자국 음식을 치켜세우고 찬양하는 건 당연한 것이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마냥 좋게 바라볼 수 없기도 합니다.
뭔 말이야 면 자신들의 상식 속에서 이런 음식이 존재한다는 걸 꿈에도 모르고 있다가 혹은 제철이 아니라는 것에 긴가민가하다가 음식이 나오자 환호성을 지른다거나 마치 신대륙을 발견한 것처럼 어른들도 아이처럼 눈을 반짝이는 모습이 예사롭지가 않게 흘러간다는 것인데요. 그러니까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는 데다 리필도 잘 해주니 이제 여기에 종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은 속칭 문화적 침략에 해당될 수도 있습니다. 그동안 이게 술인지 소 오줌인지도 모를 맥주를 먹다가 잘 정제된 맥주에다 제철이 아닌 음식도 나오니 더 이상 자기들 세상에 있는 식당에 갈 일은 없게 되겠죠. 더 좋은 게 있는데 굳이 같은 돈 내고 상대적으로 맛없는 거 먹으러 갈까요? 그래서 훈훈하고 따스한 겉모습 뒤에 이런 이면을 엿볼 수 있어서 약간은 소름 돋기도 합니다.
현실을 빗대보자면 우리가 중국산 제품을 많이 쓰는 걸 예로 들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중국산 제품 없이 어디까지 살아갈 수 있는지 하는 티비 프로그램까지 있을 정도이죠. 우리 생활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중국산 제품이 어느 날 갑자기 끊겼을 경우 어떻게 될까요. 물론 망하는 것은 아닙니다. 자국 내 인프라를 활용하면 당분간은 패닉에 빠질지언정 회복은 될 것입니다. 하지만 한번 높아진 입맛을 과연 이세계에 존재하는 식당들이 만족시켜줄 수 있을까요?
어쨌건 픽션에 너무 현실미를 들이미는 것도 그렇군요. 한쪽 문은 일본, 한쪽 문은 이세계와 연결된 특이한 주점 노부, 다소 당황스러워하면서도 다들 음식을 맛있게 먹고 감탄하며 오늘의 피로를 풀어 갑니다. 노부는 이젠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로 커갑니다. 입맛 까다로운 사람들을 사로잡고 돈이 없어 쩔쩔매지 않아도 되는 곳... 이렇게 써놓고 보니 저 위 현실미를 들이밀었던 구간이 또 생각나는군요. 참고로 말이 그렇다는 거지 작품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니까 필자는 오염되었습니다.
맺으며, 이런류의 작품은 감상이나 리뷰 쓰기가 좀 애매합니다. 음식을 먹고 한결같은 리액션뿐인데 뭐 어떻게 더 표현하고 덧칠해야 될까 하는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어요. 그렇게 맛있나 싶기도 하고요. 하기야 이때까지 먹어보지 못했으니 신기원일 테지요. 같은 감상이 들기도 하는군요. 처음 본 것에 대한 당연한 반응을 보이는 건 당연하지 않나? 같은 @_@ 어째 생각을 무한 루프에 빠지게 하는 마력이 있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사이클을 벗어나 조금은 인간적인 장면이 들어가 있는 2권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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