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벌써 4~5년은 같이 지냈으면서 아직도 관계에 진전이 없는 건 니들이 무슨 러브 코미디 주인공이라서 그런 거냐? 같은 소리를 할 수 없는 게 이 작품이죠. '진시'는 아이를 가져도 좋다고 싶을 정도로 마오마오를 그리는 마음이 앞서갔고, 그런 그의 마음을 받아들이면서도 아이가 생기면 아이와 내가 죽을걸?라는 심정(심정이 아니라 확정적)으로 '마오마오'는 온갖 피x 제품을 들고 '진시'의 거처에 찾아갔었죠. 진시는 좋아하는 여자가 현실적으로 나오자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어 어른이 되어야만 했습니다. 권력이란 그런 거죠. 내가 권력에 마음이 없다고 해도 주변이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으니까요. 진시와 마오마오 사이에서 아이, 그것도 아들이 태어난다면 차기 황권은 수라장으로 돌입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죠. 왕자를 낳아 차기 황권 1순위를 달리고 있는 현 황후는 마오마오를 끔찍이 아끼고 있으니 대놓고 파벌 싸움은 하지 않겠지만 주변은 다르게 생각할 테고요. 상급 비인 리화 비도 왕자를 낳았는데, 이쪽도 차기 황권을 노린다고 봐야죠. 리화 비에게 있어서도 마오마오는 생명의 은인이라 역시 파벌 싸움은 하지 않겠지만, 주변이 문제. 결국 아들을 낳는 순간 마오마오는 이들의 파벌에 의해 죽게 되는 운명이라 봐야겠죠. 이건 필자 뇌피셜이 아니라 13권에서 언급된 부분이기도 합니다.

진시가 황족이라는 족보를 버리고 멀리 도망가서 살면 되지 않을까. 이번 14권에서는 그것도 쉽지 않다는 걸 역설합니다. 마오마오는 오빠의 꾐에 넘어가서 어느 일족의 화합 장소에 들리게 되죠. 거기서 방계 중에 방계 황족의 후예 집안을 만나 그들의 가보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지금은 잃어버린 그 가보를 찾아 달라는 의뢰를 마오마오에게 하죠. 하지만 중요한 것은 잃어버린 가보를 찾는 것보다도 그 속에 숨겨진 뜻입니다. 작중이나 작가는 언급이 없지만, 독자들로 하여금 지금의 시추에이션을 진시와 마오마오에게 빗대 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죠. 이 가보는 몇 대 전 황제가 내린 황족의 증거이고, 그렇다면 이걸 가진 자가 황위 계승권도 있지 않을까 하는 답이 돌출된다는 것입니다. 당연히 지금의 황제에겐 불경이고 역모에 해당하죠. 몇 대 전 어느 왕자가 몸이 허약하다는 이유로 황위 계승권 등 모든 황족에 대한 권리를 포기하고 출가를 하였다고 합니다. 가보는 그때 받은 것이고, 이 왕자가 마오마오에게 의뢰한 집안의 조상이죠. 그럼 이 왕자를 진시에게 빗대어 본다면? 진시와 마오마오에겐 그럴 뜻이 없다 해도, 아들이 태어난 순간 새로운 황제 운운하며 역모 꾸밀 놈은 얼마든지 생기겠죠.

이번 14권은 시종일관 그런 흐름을 보입니다. 마오마오 일행이 1년 넘게 서도에 갔다 돌아와보니 군부가 황후 파와 황태후(현 황제의 어머니) 파로 나뉘어 자중지란을 펼치고 있었습니다. 그 이면엔 차기 황위 계승권이 있었고요. 거기에 방계 중 방계 황족을 찾는 사람으로 인해 여러 사건이 일어나면서 차기 황위 계승권을 두고 내란(이건 필자 각색)이 일어나는 거 아닐까 하는 분위기를 풍겨갑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 과연 진시와 마오마오는 맺어질 수 있을까? 이 작품이 재미있는 건 그런 분위기를 독자들로 하여금 어떻게 풀어가면 좋을지 생각해 보게 한다는 것입니다. 13권 리뷰에서 필자가 언급했던 야반도주하면 어떨까 같은. 하지만 현 황제에 의해 진시의 출가는 허락되지 않는 상황이고(진시가 하도 열받아서 불로 자신의 옆구리 지지기도), 진시의 출생의 비밀은 둘의 발목을 잡는 형국이죠. 이번엔 진시의 출생의 비밀을 쥐고 있는 결정적인 인물이자 외할머니가 누구인지 밝혀지면서 상황은 더욱 꼬여만 갑니다...만. 사실 마오마오에게 있어서 아무래도 좋은 거지만요. 그보다 1급 기밀 그 이상의 비밀을 아무렇지 않게, 일개 관녀에 지나지 않는 마오마오가 기밀사항인 황족과 나라 중추 이름있는 집안들의 흥망성쇠를 몸소 겪으면서도 무사하다는 의미에서 대단하다 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맺으며: 진시가 황족의 지위를 버리고 마오마오와 맺어진들 과연 무탈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느낌이 들게 하는 14권입니다. 방계 중에 방계 황족을 찾는 사람이 있고, 황후 파와 황태후 파의 파벌 대립 이면에 황위 계승권이 걸려 있다는 개연성을 보여주며 이들(진시와 마오마오)의 미래를 간접적으로 체험하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어서 이건 높은 점수를 줄만 합니다(방계는 진시와 마오마오의 자식에 해당). 그래서 사실 파벌 싸움의 진상이자 엔딩은 맥이 끊어 놓을 정도로 싱겁습니다. 스포일러라 자세히 언급은 힘들지만, 애초에 황후는 진시와 마오마오의 열혈한 팬이고, 황태후도 온건파로서 마오마오에게 힘을 실어줬으면 줬지 위해를 가할 인물이 아니죠, 이건 사실 기억력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기억력이 좋다면 황궁에서 진시와 마오마오가 어떤 대접을 받고 있는지 알 테고, 이번 14권의 주된 이야기인 파벌 싸움도 성립 안 된다는 걸 알 테니까요. 그러니까 누군가가 파벌 싸움을 선동하는 놈이 있지 않을까 하는 추리를 요구하고, 결과적으로 보면 그 선동하는 놈을 잡는 게 이번 14권의 요점이라면 요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는 13권에서의 일 때문에 다시 서먹서먹해저버린 진시와 마오마오가 서로에 대한 접근 방식을 바꿔가는 게 흥미롭습니다. 아빠를 거짓말 탐지기로 쓰고, 집안싸움에 불구경 한다든가, 새로운 후배가 들어와 일을 가르친다든가, 이번 14권은 이야기가 알차게 들어가 있군요.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로렌스와 호로는 딸과 사위를 찾아 다시 세상 밖으로 나왔었습니다만. 그들에게 기다리고 있던 건, 사위는 여명의 추기경이라는 이명을 얻어 막강한 영향력을 가졌고, 딸은 성녀라는 이명을 얻었다는 뉴스였군요. 그 말괄량이가 성녀라니 기가 막히죠. 산 만한 곰을 막대기 하나로 조련하고, 온 산을 헤집고 다니며 말썽만 부리던 딸이 말입니다. 로렌스와 호로는 그 흔적을 찾아 어느 물류 거점 도시에 들리게 되었습니다. 사위의 활약을 듣고, 그가 심혈을 기울여 번역한 성서를 받아 들었을 때는 부모로서(어린 콜을 맡아 키웠으니) 어떤 기분이었을까. 하지만 기쁨도 잠시, 로렌스에겐 그 뒤치다꺼리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청빈한 삶을 바라고 교회 개혁까지는 좋은데 그로 인해 돈맥경화가 생겨 어느 성직자를 도와야 하는 상황에서 도울 수 없는 사태가 생겨 버렸죠.

이 세상에 부패한 성직자도 있는 반면에 사람들을 위해 분골쇄신하는 성직자도 있다는걸, 그를 안타까워했던 마을 사람들이 정식 주교로 성품(聖品)을 추진 중이었습니다만. 마을 사람들을 도와 그 성직자 뒤를 캐면 캘수록 돈과 성품이 필요한 게 아니라 보다 근본적인, 더 이상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 걸까 하는 안타까운 심정이 있다는 걸 알아가죠. 그는 어릴 적 살았던 마을이 붕괴되면서 홀로된다는 것이 무엇인지 뼈저리게 알고 있었거든요. 이는 호로의 과거와 일맥 상통하는 게 있습니다. 수백 년이나 풍작을 관장하며 마을의 안녕을 보살펴 왔더니 이제 너는 필요 없다고 쫓겨났으니까요. 그 성직자도 그런 불안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거 아닐까 하는, 그래서 로렌스는 방향을 바꿔 그의 불안을 없애려 하죠.

두 번째 이야기는 로렌스와 호로의 이야기입니다. 이전 리뷰에서도 숱하게 언급 해온 게 있는데, 호로는 영원을 살아가는 존재이고, 로렌스는 한순간을 살아가는 인간이죠. 세월은 눈 깜짝할 사이에 흘러 로렌스에게도 흔적을 새기기 시작합니다. 호로와 결혼할 때 각자의 시간은 다르게 흐른다는 걸 인정했고, 웃으면서 헤어지자고 다짐도 했지만 세월의 흔적이 보이기 시작한다면 어떤 심정이 될까. 나이 먹기 싫다고 몸부림치기보다 남겨지는 사람을 위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로렌스는 자기가 떠나도 지난날의 추억은 남아 있다는 것을 물질적으로 남기려 합니다. 그래서 약간의 무모해 보이는 관세 문제에 뛰어들게 되죠. 그동안의 사태를 해결해온 능력을 인정한 교회가 그를 스카우트하기 위해 영주 자리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거는 것에 빨대를 꼽아 자기 의도대로 흘러가게 하는 등, 잔머리를 엄청 굴려 댑니다.

그런 그를 바라보는 호로의 마음은 편치만은 않죠. 사실 그는 자기를 만나지 않았다면 대상인으로 성장하지 않았을까. 로렌스의 발을 붙잡은 게 아닐까 하는 불안한 마음, 영주 자리에 낚여 또 사기당하는 거 아닐까 하는 걱정 하는 마음이 겹쳐저 시종일관 전전긍긍하는 게 포인트입니다. 지혜를 빌려줘도 되겠건만, 이번에는 의욕을 내비치며 혼자 해결하려는 그의 뒤를 묵묵히 따라갑니다. 뭐 사실 온종일 술만 퍼마시고 있어서 그다지 조신하다는 말은 못 하겠지만요. 아무튼 멋지게 관세 문제를 풀어내고, 그 몫으로 함께 했던 과거의 추억까지 눈앞에 다시 재현 시키면서 호로의 감동을 이끌어 내는 게 또 다른 포인트입니다. 하지만 넓게 보면 이별을 대비하여 남겨진 자가 아무런 불편 없이 살아갈 수 있도록 사전 작업이라는 것에서 한편으로는 쓸쓸함을 자아내게 하죠. 로렌스가 받았던 몫은 영주의 지리가 아니라 보리였으니까요.

그 외의 이야기를 들라면 22권에서 나왔던 다람쥐의 화신 타냐의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철광산 개발로 인해 민둥산이 되어 버린 산을 오랜 기간 동안 나무(주로 도토리)를 심어 푸르게 만들었으며, 그때 잠시 들렸던 스승님(인간으로 추정)을 잊지 못해 하염없이 기다렸다는 것에서 안타깝게 했죠. 산의 처분 문제로 들린 로렌스와 호로에게 도토리 빵을 내밀며 천진난만한 웃음을 보여주었던 그녀가 이번 23권에서도 등장합니다. 호로만큼이나 오래 살았으면서 인간관계는 서투른, 호로보다 나이가 많아 보이는데도 호로에게 동생 취급 당하고, 약간의 백치미로 인해 모성 본능을 자극하는지 신(神)의 종복이라 자처하며 신앙심이 깊었던 엘사의 마음을 녹이기도 했었죠. 교회 입장에서 보면 타냐도 이단인데도 신경 안 쓰는 걸 넘어 종막에는 집에 초대까지 하는 장면은 희극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사실 타냐도 오랫동안 홀로 지내오며 외로움을 견뎌온 것이죠. 로렌스와 호로의 꽁냥을 보며 가족의 따뜻함을 느끼게 해주고 싶어 하는 엘사에게서 그녀야말로 진정한 성직자가 아닐까 했군요. 참고로 엘사는 로렌스와 호로가 결혼하기 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로서 그녀의 고향에서 일어났던 밀가루 사태를 그들이 해결해 준 인연이 있습니다. 지금은 사제가 되어 콜과 뮤리가 저질러 놓은 개혁의 여파로 각 마을 교회에 불려 다니며 일거리를 도와주고 있는데요. 원리원칙 시어머니 같은 성격이라 칠칠치 못한 호로와는 상극이죠. 이번에도 온종일 술만 퍼마시는 호로에게 잔소리를 해대다 꽁냥거리는 그들에게서 무엇을 느꼈는지 다 때려치우고 타냐와 함께 고향으로 돌아가버립니다. 그녀도 세 아이의 엄마가 되어 있었군요. 서로를 감싸주고 보다듬어 주고 서로 다른 시간이 흘러도 곁에 있고 싶어 하는 로렌스와 호로를 보며 가족이란 무엇인지 새삼 깨닫는 것도 이번 23권의 포인트입니다.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말한다는 게 좀 늦은 감이 있지만, 거미녀(이하 여주)가 미궁에서 지상으로 올라오면서 과거(여주 입장에서는 현재)와 미래(반 친구들이 나오는 S 외전)를 교차 진행하던 타임 서술 트릭은 끝이 났습니다. 이후는 여주의 시각에서 마왕을 만나 분자 레벨로 분해되는 등 우여곡절 끝에 동맹 아닌 동맹을 맺고, 반 친구 소피아와 그녀의 종자와 함께 마족령으로 향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반 친구들을 만나러 미래로 가는 여정이라고도 할 수 있죠. 여주가 처음으로 만난 반 친구 소피아는 외전 S에서 '유고'편을 들어 엘프의 나라에 진격했던 인물이기도 한데요. 여기서 작가는 선생님을 이용해 이세계를 관리하는 관리자(신, 神)들의 인식을 나쁘게 표현함과 동시에 소피아를 관리자들 편에선 악당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었다는 것입니다. 진토 베기 악당인 '유고'편에 서게 했으니 이미지는 더욱 굳어지는 듯했죠. 참고로 엘프의 나라에 쳐들어 갔던 유고와 소피아의 이야기는 결말을 내지 않은 채, 마왕과 싸우고 어린 소피아와 마족령으로 떠나는 여주의 이야기로 넘어와버렸습니다. 아무튼 금기 10레벨이 되면 이세계의 이치를 보게 되고 관리자들의 목적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고 했었죠. 그런데 여주도 금기 10레벨을 찍어 이세계의 이치를 봤음에도 그녀는 관리자가 되고 싶어 하는 중인데요.

 

 

여주는 7권에서 UFO 폭탄을 흡수하고 최종 진화한 끝에 이세계 시스템(레벨, 능력치)에서 튕겨 나 거미의 범주를 벗어나게 되었습니다. 상반신만 인간이었던 아라크네에서 이젠 다리까지 완전한 인간형이 되었죠. 물론 진짜 인간은 아닌 거 같고, 인간 형상을 한 무언가쯤 되겠군요. 관리자 아무개의 말에 따르면 그녀는 신화를 이룩했다니까 관리자(신,神)쯤 되었다는 것인데, 이렇게 되면 엘프들이 관리자들에게 반기를 드는 것과 선생님이 경계하는 이유가 무엇인지가 더욱 궁금해지죠. 그러니까 여주가 악당이 되겠다고 마음먹지 않은 이상(그런 표현도 없지만) 관리자들의 이미지는 재고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요점은 관리자들은 진짜 악당인가? 그런데 이번 8권에서 엘프 족장이 전생자들(반 친구들)을 대하는 태도는 무슨 실험 쥐 취급이고(사실 자신 이외엔 다 도구 취급 중), 관리자와 대립하는 족장에게 줄곧 가스라이팅 당한 선생님이 자신이 가진 출석부라는 능력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에서 오는 초조함(이건 필자 주관적 생각)과 선생이라는 입장을 버리지 못해 그저 아이들을 보호하려 관리자들을 매도하고 있는 거 아닐까 하는 느낌을 받게 했습니다.

 

 

물론 이것도 소피아를 '유고'편에 서게 해서 관리자와 더불어 악당 이미지를 심어준 것처럼 작가의 블러프일 수도 있겠고, 알고 봤더니 관리자들은 진짜 악당이 맞을 수도 있겠죠. 여주는 사실 일반적인 선악 개념보다는 자신에게 위해를 가하면 그게 누가 되었든 퇴치하니까 이게 그녀의 선악 기준이고, 그녀는 관리자들이든 인족이든 자신에게 위해를 가하지 않는 이상 아무래도 좋다는 성격이니까요. 근데 사실 이번 8권에서 선생님은 진짜로 관리자들이 전생자들을 희생 시킨다고 믿고 아이들을 보호하려는 것보다 선생이라는 책임감에 짓눌려 강박증에 가까운 집착을 보이는 느낌도 있었습니다. 선생님의 고유 능력인 출석부에 아이들이 언제 죽는지는 나오지만 누구에 의해 죽는지는 나오지 않고 있는 것에서 진짜로 관리자들에 의해 희생되는지도 의문이죠. 물론 완결 난 이 시점에서 이 추리가 무슨 소용인가 싶긴 합니다만. 이번에는 소피아를 막무가내로 납치하려 하고, 다른 전생자 납치하려다 실패하여 죽게 하는 등, 결코 선생님과 더불어 엘프는 좋은 이미지가 아닌 것도 있습니다만. 그리고 여주 일행을 습격하려는 엘프 족장의 거짓말에 놀아나는 것에서 어쩌면 선생님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일 수도 있겠다는 느낌도 있습니다.

사설이 너무 긴데, 한 번쯤 정리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걸 써 봤습니다만. 제대로 정리된 것 같지도 않군요. 요점은 관리자들은 악당인가? 일단 넘어가고, 이번 8권에서는 UFO 사건 이후 신화를 이루며 거미가 아니게 됨과 동시에 힘을 잃어버린 여주가 2년이나 지났는데도 여전히 힘을 찾지 못해 고생하는 걸 보여주고 있습니다. 마차에 짐짝처럼 실려가며 멀미로 죽을 고생을 하고, 소피아는 제법 키가 커졌습니다. 참고로 그녀는 진조 흡혈귀입니다. 흡혈귀인 것도 있고, 전생자 특전에 여주가 아직 쌩쌩할 때 받았던 훈련과 마왕의 어드바이스, 인형 거미와의 대련으로 레벨은 1이면서 엄청 강해졌습니다. 갓난아기 때부터 여주와 동고동락했지만 모녀의 유대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사실 여주는 방임주의에 가깝고, 오히려 인생의 어드바이스 해주는 마왕을 더 찾는다고 할까요. 지금은 마족령을 항해 산맥 하나를 넘어야 하는데, 여기서 뜻하지 않게 또 한 명의 전생자(반친구)를 만나게 되죠. 고블린으로 전생한, 용사 이후 새로운 주인공급이 그녀들을 가로막습니다. 이 고블린도 여주만큼이나 빠른 진화를 하고, 그 바탕엔 인간들에 의해 가족을 잃었다는 슬픔과 강제로 동족 포식을 해야만 했던 증오가 맞물려 최악의 버서커로 성장하는, 아무런 힘이 없는 여주는 절체절명의 위기는 맞아 갑니다.

 

 

맺으며: 사실 이번 8권은 이세계로 전생한 고블린(반 친구)의 이야기입니다. 꽤 강렬하죠. 고블린으로 태어났다고 자신과 동족을 혐오하는 것보다 순응해 살아가고, 여동생을 끔찍이 아끼고 능력을 각성 시켜 마을에 보탬이 되려 노력하는 게 흥미롭죠. 그것을 인족들에 짓밟히고, 그에 대한 증오에 먹혀 정신이 망가져가는, 이번 8권은 이로써 엘프 다음으로 인족도 여주 입장에서는 퇴치의 대상이라는 전초전 성격이 강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상으로 올라왔을 때 먹을 것을 갖다 바치고, 토지신 취급하며 신성시해준 인족도 있지만 그들은 전쟁에 휘말려 다 죽어 버렸으니. 물론 고블린이 지금 처한 현실을 여주는 아직 모르고 있으니 섣부르게 이렇다 저렇다 할 단계는 아니긴 합니다. 이 고블린의 이야기는 아직 진형형이고, 엘프 족장 다음으로 향불(장례식 때 쓰는 그 향불)을 제대로 맞게 해주었으니 여주가 힘을 되찾는다면 한 번쯤 진짜로 죽일 수도 있겠다는 느낌도 듭니다. 다만 7권보다는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이야기를 쭉쭉 늘리는 통에 기승전결이 마려운 건 여전합니다. 350여 페이지나 쓰고도 결말을 내지 않는 건 대체. 4권인가 5권인가 외전 S에서 같은 편먹고 나오니까 결말은 낼 거 같긴 합니다만. 아무튼 여전히 인형 거미녀들은 귀엽고 개성 강하고, 소피아는 시종을 향한 츤데레가 얀데레로 진화하고, 여주는 방구석에서 뒹굴뒹굴, 힘을 잃어 그토록 경계했던 마왕에게 기대야 하는 입장 등 소소한 이야기도 흥미롭습니다. 선생님은 본격적으로 아이들 납치에 나서는 등 앞으로 여주 일행과 충돌하지 않을까 하는 느낌도 있습니다.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돼지의 생간을 먹고 식중독에 걸려 이세계로 넘어간 20살 오타쿠 청년의 이야기 제2탄입니다. 사실 제목도 그렇고 이야기의 근간이 되는 돼지의 생간도 그렇고 대체 얼마나 가벼운 작품일까 싶기도 합니다만. 결코 가벼운 이야기는 아닙니다. '예스마'라는 소녀들이 8살에 각지에 팔려가듯 노예의 삶을 살다 16살에 목숨을 걸고 왕도로 귀환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거든요.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귀환율이 매우 낮다는 것입니다. 그녀들이 차고 있는 목걸이와 신체는 마력의 원천이 되어 아주 비싼 값에 팔리고 있죠. 왕도로 귀환하는 수많은 예스마들은 사냥꾼들에 붙잡혀 짧은 생을 마감합니다. 이 작품의 메인 히로인 '제스' 또한 예스마로서 16세가 되자 왕도로 가야만 했죠. 그녀는 전날에 기도를 올렸습니다. 같이 가줄 수 있는 사람을 내려 달라고. 눈을 뜨자 그녀의 앞에 돼지로 환생한 주인공(이하 돼지)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왜 하필 주인공은 돼지인가. 그리고 어째서 예스마는 16세가 되면 왕도로 가야만 하는가. 무사히 도착한 예스마들은 어떻게 되는가. 돼지는 '제스'를 왕도로 인도한다는 임무를 마쳤습니다. 그리고 돼지는 지구로 다시 돌아갈 수 있었고요.

1권에서 예스마들의 여정은 빈말로도 좋다고 할 수 없었죠. 어떤 예스마는 조각조각 나서 알콜에 절여지고, 어떤 예스마는 산 채로 내장이 뜯겨 몸이 썩어가면서도 마지막 힘을 짜내어 '제스'를 도와주는 장면들은 처절함 그 이상이었습니다. 그리고 여정의 끝. 돼지는 돼지불고기가 되었죠(이건 이 작품 특유의 조크). 그리고 현재. 돼지는 오타쿠 모임(돼지도 오타쿠)에서 이세계 사정을 듣습니다. 흥미롭게도 이세계 전생은 돼지만이 아니었던 것이죠. 돼지가 지구로 돌아오고 나서 이세계는 격변의 시기를 맞이했습니다. 제스를 왕도로 인도하는 여정에서 알게 된 이캐맨 '노트'. 한때는 제스와 야한 짓 한 거 아니냐는, 돼지의 가슴을 철렁하게 했던 이야기의 주인공. 그놈이 예스마 해방 전선을 꾸려 레지스탕스를 하고 있다는 것. 그로 인해 예스마 사냥에 애로사항이 꽃 핀 사냥꾼들이 북부에 제국을 세워 '노트'와 왕국을 견제하고 나선 것. 예스마를 관리하고 있는 왕국의 왕족. 이렇게 3파전이 되어 자중지란이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돼지는 사실 한 발짝 물러서서 제스를 바라보고 있었죠. 건드리면 돌이킬 수 없다는 듯이. 그녀의 마음을 알고 있으면서. 그럼에도 그는 다시 이세계 행을 택합니다.

돼지는 다시 이세계로 전생했지만 그의 앞에 제스는 없었습니다. 이번 2권 이야기는 이캐맨 '노트'를 도와 예스마들을 구하고, 제스와 재회를 그립니다. 여정은 쉽지만은 않지만 비상한 머리를 가동해 위기를 헤쳐 나가죠. 그러나 북부 제국은 어중이떠중이 사냥꾼들이 모여 나라를 세운 것치고는 힘이 강하여 노트의 해방군과 왕국을 옥죄는 상황이고, 왕국은 오랫동안 평화에 찌들어 제대로 대처를 못하는 상황이었죠. '제스'는... 돼지와 함께 했던 기억을 봉인 당했습니다. 돼지와 이별하던 날. 그녀는 폐인이 되어버렸죠. 예스마가 왜 각지로 팔려가고 나이가 차면 왕도로 귀한 하는가는 핵심 스포일러라서 언급은 힘들지만, 왕국 나름대로 사정이 있다는 게 밝혀졌죠. 주인공은 그것을 이해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위정자들은 노력보다 편한 길을 택하여 예스마들을 사지로 내몰고 있다는 느낌은 지울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살아 돌아온 '제스'에겐 어떤 사명이 기다리고 있었죠. 그녀는 마법을 배우며 사명을 다해가면서도 기억 속에 꽂혀있는 책갈피(봉인된 기억)가 무엇인지 알아내고자 끊임없이 노력합니다. 그럴수록 그녀의 마음은 커져만 가고, 그것이 그녀를 성장시키는 계기가 됩니다.

그리고 돼지는 예스마를 관리하는 이세계의 왕을 다시 만납니다. 예스마들도 엄연한 백성임에도 사지로 내몰아 악덕한 인물인 줄 알았더니 사려 깊은 영감이라는 게 밝혀지죠. 왕에게서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 나라의 근간을 지키기 위해. 평화를 지키기 위해. 어둠과 타협해온. 스포일러라서 자세히 언급은 힘듭니다만. 한 가지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왕은 누구보다도 '제스'를 걱정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제스에게서 예스마의 미래를 보고 있다는 것. 왕은 북부 제국과 싸우며 저주를 받아 곧 죽을 운명입니다. 죽어 가면서도 '제스'를 부탁하는 그의 인품은 좋아서 예스마들을 사지로 내몰고 있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북부 제국군의 침공은 제스와 돼지에게도 화가 미칩니다. 전쟁의 한 가운데, 드디어 마주하게 된 돼지와 제스. 제스에겐 주인공에 대한 기억이 봉인되어 있습니다. 왕은 그녀 스스로 풀길 바라고 있죠. 그러면 그녀는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는 거라며. 감동의 재회를 하지만 돼지는 한 발짝 물러서서 그녀를 바라봅니다. '제스'는 기억을 떠올리지 못합니다.

맺으며: 많이 축약했는데 사실 이번 2권 메인 히로인은 '셀레스(표지)'라는 13세 예스마입니다. 이캐맨 '노트'를 사모하여 그를 찾아 돼지(주인공)과 함께 길을 떠나죠. 하지만 필자에게 있어서 중반부터 이캐맨 노트와 더불어 별로 중요치 않아 뺐습니다. 그보다 주인공이 왜 돼지로 전생하는지에 대한 이유가 좀 충격적이었군요. '제스'는 부정하지만, 예스마들이라고 해서 마냥 착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죠. 사실 그런 것들보다 이번 2권에서 흥미로운 점을 꼽으라면 당연히 제스와 돼지의 재회가 아닐까 하는데요. 좋아하는 여자를 다시 만나도 무언가가 깨지는 거 아닐까 싶어 한 발짝 물러서서 바라보는 남자, 그런 남자를 떠올리기 위해 마력 고갈을 일으킬 정도로 결사적인 마음이 되어 가는 여자. 여자를 지키기 위해 아무런 능력도 없으면서 적에게 덤벼들었다 저주받아 죽어가는 남자, 그 남자를 구하기 위해 대신 저주받아 죽어가는 여자. 그리고 여자는 죽음 직전에서 기억을 떠올리는 장면들은 연애 드라마로 손색이 없었습니다. 사실 제목 때문에 약간 외면받는 거 같은데, 작가의 필력이 대단히 좋습니다. 사람의 감정이라든지, 암울해져 가는 상황을 밝게 하려는지 오타쿠 특유의 저질 행동을 펼쳐놓는 솜씨가 좋죠. 그걸 리뷰하는 필자의 필력이 개판이라서 제대로 전달 못하는 게 결점이지만요.

 

 

 

 

 

 

중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마법 소녀부터 해서 발이 치일 정도로 많았던 용사와 마왕, 신(神)들.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능력을 망라해서 장르를 통합했던 이야기도 막바지에 다다랐습니다. 지구로 돌아가기 위해 현자가 주최한 지저 퀘스트에 참여는 하였습니다만, 대현자가 느닷없이 주인공 없애기 대회로 바꿔버립니다. 주인공은 주인공대로 난처한 게 그동안 모았던 현자의 돌은 어딘가로 가버렸고, 어딘가로 가버렸던 현자의 돌이 무한 증식해서 개나 소나 다 들고 다니는 요상한 일들이 벌어졌죠. 이때까지의 고생은 대체 뭐였을까. 그래도 대회를 통과하면 소원 들어준다고 하니 참여는 했는데, 애초에 자기 죽이는 대회에 왜 참여하고 그럴까. 아무튼 이거 1등은 따놓은 당상(주인공)이 참여하면 이거야말로 밸런스 붕괴 아닌가? 했더니 주인공의 분량은 별로 없고 먼치킨 엑스트라들끼리 지지고 볶고 알아서 나자빠집니다. 여전히 브레이크라곤 눈곱만큼도 없는, 개념이 안드로메다로 날아가 버린 능력자들이 북적북적 거리며 자기들이 알아서 솎아내주니 주인공으로서는 손 안 대고 코 풀기. 근데 이것들 대현자에 낚여서 주인공 없애러 와 놓고 왜 지들끼리 싸우는데 동의하는지 의문.

그리고 라스트 보스의 등장. "대현자". 이세계를 만든 장본인이자 이세계는 그가 꾸는 꿈의 세계. 그가 바라는 모든 것이 실현되고 이루어지는 세상. 얼마나 그렇게 살아왔을까, 삶은 지루하고 재미없었습니다. 그렇다면 삶을 재미있게 가꾸면 되겠지. 심심함을 주체 못 해서 다른 세계에서 사람들을 납치해와 똘마니(현자) 만들기 한다며 지금부터 서로 죽여라를 아무렇지 않게 해대고, 남의 여자를 탐하는, 그런 주제에 내가 잘생겨서 여자들이 꼬이는 걸 어떡하라고?라며 그는 남의 집안을 풍비박산 나게 만들고도 죄의식이 없는 후레자식으로 성장하게 되죠. 그가 실수한 게 있다면 주인공을 소환하도록 방치했다는 것. 그에게 뿅간 여신들에게 힘을 받아 무한의 존재가 되어 시야가 좁아진 결과. 주인공을 없앨 수 있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는 바보가 되고, 주인공은 인간의 궤를 벗어났다는 측근의 충고를 무시한 멍청이가 자기 묫자리 파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주인공에게 광역 도발기를 시전한 결과. 그는 평범하게 태어나고 자랐죠. 의붓 여동생과 메이드 여고생, 부잣집 여친등 그대로 살아갔다면 여느 러브 코미디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을 겁니다.

외에 엑스트라들 이야기도 있지만, 언급하면 글이 길어지니까 생략. 여러 장르를 섞어 놓으니 캐릭터들 참 많이 나옵니다. 뜬금없기도 하고, 주인공과 인연을 맺기도 하지만 종착역에 다다랐을 땐 저마다의 길을 가는가 하면 리타이어 되기도 하죠. 기억에 남는 걸 꼽으라면 가령 악역 영애 출연자군요. 보통 여느 악역 영애라면 전생해서 자신의 악평을 바로 잡아가는 반면에 이 작품에서 출연하는 악역 영애는 악평을 더 가속 시킨다든지 같은 게 있습니다. 이게 좀 신선하죠. 여러 종류의 신(神)이 있고, 용사와 마왕이 나오고 SF 우주선과 로봇도 등장하죠. 등장인물 하나하나가 우주를 지우는 능력을 가졌고, 세계를 넘나들고, 평행 세계가 존재하고, 시공을 넘나드는 세계관을 보여줍니다. 이런 세계관에서 사실 단순하게 보면 즉사 치트는 널리고 널렸지만 주인공의 능력은 특별하다는 작가의 상상력과 창의력이 정말 대단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엔터테인먼트에서 터부로 여기는 걸 아낌없이 투입한다고도 할 수 있죠. 요컨대 망겜 소리 들을만한 소재가 다 들어가 있다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만.

맺으며: 이 작품의 특징을 들라면 주인공의 즉사 치트도 있지만, 여러 캐릭터들을 출연시켜 저마다의 인생을 사실적으로 그려간다는 것입니다. 하나하나가 주인공급이죠. 그래서 여러 장르를 넘나들기도 합니다. 근데 문제는 너무 많아서 일일이 다 기억 못 한다는 것이지만요. 딱히 중요하지도 않고요. 그저 재미를 위한 장치로만 작용하는데, 이는 라스트 보스 대현자가 바라는 '재미'와 '그가 꾸는 꿈의 세계'와 일맥 상통하기도 합니다.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능력치가 나오는 건 꿈이니까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던집니다. 주인공의 능력도 대현자의 꿈의 일부에 지나지 않았을 수 있으나, 사실 주인공의 능력은 별개라고 그동안 꾸준히 복선이 나왔었죠. 이번에는 주인공의 정체까지 밝혀지면서 대현자 따위는 명함도 못 내민다는 걸 알 수 있고요. 어느 날 대현자의 미모가 빛을 발하게 되었고 그의 미모에 이끌려 여신들이 찾아와 그의 마음에 들기 위해 전능이라는 힘을 부여함으로써 평범한 사람이 힘을 얻으면 어떻게 되는가를 보여주는 작품이 아닐까 했습니다. 아무튼 완결입니다. 엔딩까진 언급하는건 그렇고, 그냥 무난하게 끝나는군요. 아쉬운 게 있다면 주인공을 보살폈던 '아사카' 씨의 이야기가 별로 없다는 것. 그녀 덕분에 주인공은 참 올바르게 자랐죠. 마지막으로 사실 나무야 미안해 소리를 듣고 있지만, 머리 아픈 복선이나 계산 없이 보기엔 이보다 좋은 작품은 없을 거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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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석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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