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글이 좀 깁니다.

이번 6권을 한마디로 표현 하라면,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나. 주인공이 '셰릴(메인 히로인)'을 만났을 때부터? 소매치기였나, 주인공은 자신의 주머니를 노렸던 동네 꼬맹이가 속한 슬럼가 조직을 찾아가 그 조직의 보스 뚝배기를 따버렸고, 그 후 보스의 위세에 몸을 맡기고 살아가던 '셰릴'을 만나게 되었죠. 뒷배였던 보스가 죽은 후 이대로는 다른 조직에 납치되어 사창가에 팔려가는 미래밖에 없었던 그녀는 주인공을 뒷배로 삼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였고, 주인공은 어찌어찌 그녀의 뒷배가 되었습니다만. 이번 6권에서 구세계 영역에 관한 설정을 풀어 놓게 되면서 그녀의 능력은 혹시 사람들 특히 남자를 매료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하는 느낌이 들게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이 이 세계 사람들 거의 대부분이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 대부분이 자신의 능력을 자각하지 못한 채 무의식적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친다고 설명하고 있죠. 참고로 여기서 능력이란 SF에서 으레 등장하는 오버 테크놀로지 같은 것으로 본 리뷰에서는 설명하기 쉽게 판타지적 요소로 표현하고자 합니다. 사실 필자 머리가 딸려서 다 이해 못 했습니다.

초장부터 셰릴에 관한 썰을 풀어 놓는 이유는, 6권 上, 下를 통틀어(두 권 합쳐 거의 1,200페이지) 셰릴의 분량을 적은데 반해 그녀가 끼치는 영향이 대단히 크기 때문입니다. 사실 지금 생각해 보면 셰릴은 주인공과 처음 만났을 때부터 영향을 끼쳤다고 할 수 있는데요. 인간 불신에 빠져 있는 주인공을 자기 편으로 끌어들였고, 소매치기 사건에서 '카츠야'를 처음 만나 그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아 버렸죠. 어쩌면 주인공에게 뚝배기 따인 보스도 셰릴의 매료에 영향을 받아 당시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그녀를 보호했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게 합니다만. 아무튼 카츠야는 날이 갈수록 그녀를 집착하였고, 셰릴은 그를 비즈니스 관계로만 대하였죠. 애초에 남사친 취급도 안 해주었건만. 그럴수록 카츠야는 주인공을 질투하였고, 결국 그녀를 구출한다는 명목으로 이번에 전면전을 걸고야 말죠. 셰릴은 주인공을 너무나 좋아하고, 그에게 받은 은혜(조직을 보호해 주는 것)를 갚고 싶고, 잘못하면 버림받을 거라는 강박증에 가까운 걱정에 결국 도시의 고위 관리까지 뒷배로 잡으려 발버둥을 치게 되고, 그 결과 이번 下 편에서 돌이킬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지고 맙니다.

정치가 끼이는 순간 기다리는 건 파멸이죠. 이용만 당할 뿐이니까요. 셰릴이 뒷배로 잡은 도시 간부(이하 A)는 다른 간부(이하 B)와 권력투쟁 중이었고, B가 하필이면 카츠야 파벌을 밀어주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작가가 아주 뻔한 글을 써서 좀 씁쓸했습니다만. 권력투쟁이란 뭡니까. 상대를 박살 내는 거잖아요. A는 B에 밀려 고전 중이었고, 마침 셰릴의 뒷배인 주인공이 하필 그때 던만추의 벨처럼 도시에서 신생 루키 취급을 받아 인기인이 되어 있었고, A는 주인공을 이용하려 하죠. 결국 B도 밀리지 않기 위해 나름 인기 있는 카츠야를 투입하고요. 주인공과 카츠야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삐걱거리고 있었고, B가 A를 무너트리기 위해서는 걸림돌인 주인공을 없애기 위해 감언이설로 카츠야를 부추겨 주인공과 맞붙게 합니다. 주인공을 없애면 셰릴을 손에 넣을 수 있다구?라고 하니 안 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사실 리뷰는 엄청나게 축약했습니다만. 요점으로 접근하면 뭐 이런 이야기라고 보시면 됩니다. 아무튼 B로부터 없는 죄를 뒤집어쓴 주인공은 다른 헌터들은 물론이고 카츠야에게 쫓기는 신세에, 마침 광역 통신이 끊기면서 '알파' 마저 사라져 고립무원이 되어 버립니다.

'유미나'는 파티에서 추방되었다 주인공에게 훈련받고 강해져서 카츠야에게로 돌아갔습니다. 이제 와 생각해 보면 그녀의 행동 하나하나가 사망 플래그였지 않았나 하는 느낌도 듭니다만. 셰릴이 주인공을 아주 좋아하는 것처럼, 유미나도 카츠야를 무척이나 좋아하고 있었죠. 문제는 그런 그녀의 마음을 카츠야는 몰라준다는 것이고요. 그녀의 마음이 진실인지 아님 카츠야가 가진 능력 때문인지는 끝끝내 밝혀지지는 않지만. 카츠야도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능력으로 주변에 영향을 끼치고 있었죠. 그의 능력은 상대로 하여금 호감 혹은 맹목적이 되게 하는 것. 그로 인해 판타지의 자기중심적이고 단편적인 용사와 비슷한 캐릭터가 되었고, 셰릴도 자신의 하렘에 들어와야 하건만 안 들어오니 집착 같은 게 생긴, 근데 작가는 능력 때문인지 그 사람의 원래 성격 때문인지 모호하게 표현하면서 누가 나쁘고 옳다라는 경계를 없애 버립니다. 유미나는 그런 카츠야의 영향을 받았을까 아님 진실로 순애를 보여준 것일까, 아키라를 없애는데 혈안이 된 카츠야가 그와 맞붙게 되면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누명 쓰고 도망 중인 주인공을 찾아가 투항하라고 하죠. 하지만 주인공은 거절합니다.

본 작품은 여느 판타지 하렘처럼 해피하게 흘러가진 않습니다. 죽을 사람은 죽고 살 사람은 살죠. 셰릴의 나비 날갯짓으로 시작된, 도시 간부끼리의 권력투쟁은 현시대 루키(주인공)와 희망(카츠야)의 대결을 불러왔습니다. 그리고 작가는 구시대 영역표 능력을 가미하면서 얘들이 권력투쟁에 휘말리지 않더라도 결국 싸울 수밖에 없다는 예정된 결말을 그려 버리죠. 주인공은 알파가 사라지면서 홀로 싸워야 하며, 그 과정에서 미래에 알파의 의뢰를 클리어하고, 그녀가 없는 미래에서도 혼자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길러 갑니다. 카츠야는 어릴 때부터 주변의 기대를 받아온 것이 영향이 되어 주변의 바램, 누군가를 구해줘야 된다든지에 부응하려다 너무 많은 짐을 짊어지게 되면서 파멸을 맞아 가죠. 유미나는 그런 카츠야를 구하려 노력을 했고, 결국 주인공과 싸우지 않으면 안 되는 지경까지 오고야 맙니다. 결과는, 주인공은 인간 불신에 빠져 있습니다. 한때 동고동락을 하였더라도 자신에게 총구를 들이밀면 가차없죠. 이 작품은 덧없는 인생을 그립니다. 주인공이 인간 불신에 빠진 것도 그의 능력 때문이고, 셰릴이 카츠야의 영향을 받지 않은 것도 그녀의 능력 때문이죠(이건 추정).

맺으며: 이렇게 써놓고 보니 셰릴이 나쁘게 비치는데,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사실상 이번 6권 下 편까지 자신의 능력을 깨달은 사람은 주인공뿐입니다. 외에 몇몇 흑막도 자신의 능력을 알고 있는 듯하지만 이건 나중에 다시 언급하기로 하고요. 셰릴이고 카츠야고 무의식중에 능력이 발동 중이었다 할 수 있습니다(셰릴은 추정 중). 이걸 노리는 흑막도 있는 거 같은데 이것도 나중에 다시 언급하기로 하고요. 아무튼 셰릴 이야기가 나와서인데, 그녀는 주인공을 붙잡기 위해서 B가 보낸 수하들에 의해 고문 당하는 등 고생을 많이 하죠. 여기서 흥미로운 건 고문당하면서도 끝까지 입을 열지 않아 만신창이가 된 그녀를 보자마자 주인공은 꼭지가 돌아서 뒷일 생각도 않은 채 다 작살 내버린다는 것입니다. 그로 인해 현상수배가 되어 쫓기고, 지금 생각해 보면 셰릴이 도시라는 정치에 끼이게 되면서 카츠야도 같이 끼이게 되고 그로 인해 주인공과 맞붙게 하는 아주 좋지 못한 태풍을 불러오면서 어쩌면 셰릴이 최종 보스가 아닐까 하는 느낌마저 들게 한다는 것입니다. 아무튼 640페이지나 되는 방대한 분량을 다 언급하긴 힘들고 리뷰는 주인공 - 셰릴 - 유미나 - 카츠야 위주로 썼습니다.

스포일러 때문에 이들의 엔딩을 밝히진 못하지만(꽤 충격적인 결말로서 이와 관련한 건 7권에서 언급해 보겠습니다), 6권 下 편은 이들과의 관계를 청산하는 이야기로서 작가가 언급은 안 했지만 사실상 1부 완결이 되겠습니다. 어떤 도시 간부가 뿌려놓은 떡밥, 카츠야처럼 셰릴에게 반해서 거의 300페이지(上 권까지 합치면 500페이지 이상?)나 분량을 처묵처묵 하던 어떤 헌터 등 이야기는 많지만 지면상 리뷰에서는 생략했습니다. 기업의 후원 등 PPL 받고 잘나가는 장면들도 있어요. 사실 유미나에 대해 더 언급하고 싶지만 이게 특대 스포일러라서요. 부제목도 그녀의 마음을 표현한 것이고요. 일의 시작이 셰릴 같아서 그녀의 비중을 높여 봤습니다. 2부부터는 본격적으로 유적, 특히 츠바키 같은 도시(유적) 관리 인격과의 접촉, 참고로 츠바키는 굉장히 강합니다. 주인공 100명이 있어도 못 이기지 싶더군요. 그녀(츠바키)가 이번 이야기에서 모든 사건의 흑막인가 싶었는데 그딴 건 아니고 그저 주인공이 마음에 들었은 뿐이더군요. 굉장히 살벌한 캐릭터임에도 자신의 마음에 든 상대에는 한없이 관대한 모습에 귀엽다는 느낌도 듭니다. 아무튼 이후부터는 더욱 인간 불신에 빠진 주인공과 도시 사람들 사이 대립을 그리지 않을까 싶군요. 아닌 게 아니라 도시 권력자가 자기를 죽이려 했으니 가만히 있진 않겠죠.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비를 부르는 사나이. 피리 부는 사나이 확장판인가? 아무튼 뭔 행사만 했다 하면 비를 불러서 취소시키는 사나이가 있습니다. 초딩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소풍을 4년 연속 비를 내리게 하여 취소시키고, 중딩, 고딩, 대학, 직장을 다녀도 야외 행사만 했다 하면 비를 내리게 합니다. 한 날은 주인공이 참여 안 하면 비가 오는지 안 오는지 확인해 보니 주인공 탓 맞다는 게 밝혀지죠. 그러니 주변에서는 [비의 남자]라고 놀림 아닌 놀림을 받는 등 유년 시절은 좋은 기억이 없습니다. 문득 아프리카나 중앙 아시아에 주인공을 갖다 심어두면 땅을 비옥하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찮은 생각도 들었습니다만, 작가는 그런 생각이 안 들었나 봅니다. 이세계로 보내 버리는군요. 어느덧 그의 나이 30대, 회사 마치고 퇴근하던 길에 빈혈이 와서 철퍼덕 엎어진 끝에 일어나지 못하고 눈 떠보니 이세계고, 눈앞에 여고생 나이쯤으로 보이는 소녀가 있고, 그녀의 손을 덥석 잡는데, 경찰 아저씨 불러야 되는 상황이랄지 같은 이벤트가 벌어집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20년에 발매되었고, 2권으로 완결되는 작품입니다. 비를 뿌리고 다니는 어느 30대 노총각이 비명횡사해서 눈 떠보니 이세계더라가 주된 내용입니다. 먼치킨이 되어 잘난 맛에 살아가는 파이트 계열은 아니고, 농사짓는 힐링 계열인데요. 주인공의 체질을 이용해 채소를 기르는 이야기입니다. 사실 비를 내리게 하는 능력이라면 써먹을 곳이 많죠. 농사지을 때 물은 반드시 필요하고, 군사적으로는 홍수를 일으켜 을지문덕의 살수대첩 같은 일도 찍을 수 있는 능력이라 하겠습니다. 주인공은 이세계에 도착해서 여고생에게 구해진 후 마침 형편 좋게도 대현자라는 그녀의 할아버지의 제자가 되어 마력을 조작하는 방법을 알아가고, 비를 자기 의지로 조종할 수 있게 되면서 채소 기르는데 적합한 밭의 물뿌리개로 전락하죠. 참고로 지구에서 비를 몰고 다녔던 건 체질이 그랬던 게 맞았고, 이세계같이 마법의 마짜도 몰랐던 세계이니 컨트롤 방법을 당연히 몰랐던 주인공은 튕겨나서 이세계로 오게 되었답니다.

그런데 마른하늘에 날벼락처럼 하늘에서 30대 남정네가 툭 떨어졌는데, 이놈이 어디서 굴러먹던 말 뼈다귀인지로 모를 텐데 냅다 주워서 간호해 주는 히로인(여고생)은 비현실적으로 다가옵니다. 뭐, 세계관 자체가 평화롭기 그지없는, 토끼 마물이 최강으로 나오는 그런 세계이니 면역력이 있을 리가 없겠죠. 아무튼 마을 사람들은 수백 년 전에 비(雨)로 인해 뭐 안 좋은 트라우마가 있는지 비를 몰고 다니는 주인공을 경원시하는군요. 시골 텃세? 먼저 다가가서 저는 나쁜 놈 아닙니다라고 오해를 풀어야 하겠건만 텃세 비슷한 감정을 가지는 주인공, 하기야 지구에서 좋은 소리 못 듣고 자랐으니 피해 망상쯤은 가질만하겠죠. 사부의 권유라 쓰고 물뿌리개를 이대로 방치하는 건 좀 그렇고 하니 밭을 개간해서 채소라도 길러볼 테냐?라는 스승 대현자의 말에 따라 우리네 조선시대나 유럽 중세 시대 사람들이 그랬던 것처럼 맨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풀을 뽑고 쟁기질을 하며 밭을 개간해 갑니다. 보통 이렇게 만들면 영주에게 세금으로 다 뜯기던데...

밭을 개간했으니 채소를 심어야 되는데, 마침 형편 좋게 영주로부터 고대 비(雨)채소라는 아주 희귀한 씨앗을 받습니다. 겸사겸사 딸내미도 받고. 이세계에 가면 하렘은 따놓은 당상이군요. 아무튼 이제 비를 조종할 수 있게 되었고, 밭도 만들었고, 씨앗도 받았고, 남은 건 2세 만들? 30살이나 먹었으면 알 거 다 알지 않나? 자식 농사도 중요하건만 이런 건 없어서 실망. 숲에서 늑대 새끼도 줍고, 품앗이 하듯이 서로가 좁고 줍는 흐뭇한 시간이 흘러갑니다. 다르게 말하면 지루하다고도 하죠. 지구에서 [비의 남자]라며 놀림받은 게 트라우마가 된 건지 늘 비에 신경 썼던 주인공의 마음을 알아채기도 한 듯, 히로인들은 그의 마음을 치유해 주려는 듯 에반게리온 신지 성인판 이야기들은 좀 낯간지럽습니다. 자기보다 절반이나 어린 여자애들에게서 마음의 치유를 받는다 한들 보는 이는 그저 경찰 아저씨를 불러야 하나 하는 생각만 들게 할 뿐이죠. 토끼 3마리에게 휘둘려서 진흙탕에 나자빠지는 주인공 따위 필요 없어요.

맺으며: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고 주인공의 체질도 잘만 쓰면 큰 힘이 된다는 둥 이야기를 확장하는 설정은 있는데 근본적으로는 농사꾼 그 이상은 아닌지라 시종일관 평온하게 흘러갑니다. 수백 년 전, 비(雨)의 시대의 전설에 빗대어 주인공을 신성시하려는 복선도 좀 있고, 소문이 퍼지면 능력을 시기하여 해부하려는 사람도 나올 거라는 좀 시리어스 같은 이야기도 있지만 그냥 한낱 농사꾼의 이야기입니다. 숲에서 댕댕이를 주워 밭의 허수아비로 써먹고, 하루 종일 밭 개간에 채소 돌보는 이야기가 주류입니다. 히로인들이 나와도 손잡는 건 고사하고 그저 밭 김매는 이야기만 이어지죠. 이것들 사는 보람이 없어요. 이왕 이세계에 가서 농사를 짓는다면 거름을 만들며 똥도 먹어보고 고생을 좀 해봐야지, 비(雨)로 다 퉁처버리니까 어디서 흥미를 느껴야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다못해 악덕 영주가 나와서 밭을 가로챈다거나 세금을 못 내서 히로인을 대신 잡아간다거나 같은 위기도 좀 겪어야지, 세상을 너무 물로 보는 거 같더라고요. 밭은 개간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지렁이 같은 것도 나올 거고, 이걸 이용해 닭을 기른다든지, 2권에서 보여주려나? 꼬라지 보니 안 나올 거 같은데?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전체적으로 보면 어느 여고생이 공간 분리 절단 술에 당해 이세계로 전생하여 악착같이 살아간다는 이야기입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생태계 서열에서 비교적 하위에 속하는 거미로 환생했다는 것이지만요. 이야기도 그에 맞게 상위 개체에 쫓겨 다니고, 죽을 위기도 숱하게 넘기죠. 한창 이세계 전생물이 꽃을 피울 때 등장하여 하다 하다 거미로 환생하냐는 말도 들었습니다만, 검(劍)이나 자판기 보다야 낫지 않을까 싶긴 합니다. 이야기의 진행 방식은 여주인공의 1인칭 시각에서 독백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건 미지의 세계에 떨어졌다고 겁을 먹기보단 지금의 상황을 재빠르게 인식하고, 받아들여서 무엇을 해야 살아남는지 같은 직감적으로 알아 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알을 깨고 나왔을 때 주변 상황을 빠르게 인식하여 런(RUN) 함으로서 목숨을 보전하게 되죠. 자신이 거미라는 것에 놀랄 틈도 없이 많은 형제들이 동족 포식을 해대고, 어미로 보이는 성체는 자식을 잡아먹는 아비규환인 상황이었거든요.

이후 상황은, 엘로 대미궁이라는 엄청나게 큰 던전에서 이제 막 알을 깨고 나온 유체(幼體)가 살아가기 위한 고군분투를 다룹니다. 여주인공은 고등교육과 인간이라는 고등 생물의 지식을 이용해 상황을 분석하고 위험을 피하고, 거미줄로 집을 짓고 그걸로 지나가는 먹이를 사냥하며 살아갑니다. 당연히 이세계 전생물 답게 치트 스킬도 나오고요. 상황에 따른 스킬을 입수하고 고찰을 해가죠. 인간일 적 사고방식 때문에 벌레등 마물을 먹는 것에 거부감을 보일 뻔도 하지만 굶어 죽지 않으려면 먹어야 되는 게 인상적입니다. 이 과정에서 기죽지 않고 항상 긍정적인 마인드로 살아가려는 모습들이 흥미롭죠. 주된 상황 설명은 여주인공의 독백으로 이루어지며 여고생 특유의 하이 톤의 목소리가 느껴지는 듯해서 작가의 필력이 좋다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사족이지만 필자는 300여 페이지를 읽는 데 3~4일은 걸림에도 본 작품은 반나절만에 주파할 정도로 몰입도가 좋았습니다. 어쩌면 필자가 단순해서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태어나자마자 동족 포식 당할 뻔한 인생 하드모드이고, 집도 절도 없이 쫓겨나 홈리스로 전락하고, 거미 인생(줄여서 거생)을 곱씹을 사이도 없이 제 몸 하나 지키기 위해 짱 박혀서 거미줄로 집을 만들었더니 글쎄 인간족이 홀랑 다 태워버리지 뭡니까. 거미줄은 불에 취약하다는 게 밝혀지죠. 인간과 조우했다는 기쁨을 표현하기도 전에 그들을 피해 혼비백산 도망가는 기구한 인생을 그립니다. 배가 고파 결국 남매인지 자매인지 모를 동족 포식을 해야 했고, 그리마(지네 사촌 돈벌레) 떼와 마주쳐 신체가 조각날 뻔도 하고, 뱀은 거미가 주식이 아닐 텐데도 쫓아옵니다. 말벌에 잡혀 등에 구멍이 나고, 죽을 만큼 아파도 살기 위해 발버둥 치는 장면들이 여간 짠한 게 아닙니다. 그런 고통과 절망을 느끼면서도 조금씩 성장의 기틀을 마련하고 레벨을 올려 진화를 거쳐 가죠. 미궁을 벗어나기 위해 던전 입구를 찾지만 어째서인지 자꾸만 하층으로 내려가고, 결국 지능이 높은 원숭이 무리와 조우하면서 거생일대 위기를 맞는데...

한편 이세계에 전생한 사람은 여주인공만이 아니었습니다. 공간 분리 절단술은 여고 어느 반 하나를 통째로 잘라 버렸고 그 반에 있던 학생 25명과 선생이 말려들었다는 게 밝혀집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건 인간으로 환생한 학생도 있지만 여주인공같이 마물로 환생한 학생도 있다는 것이군요. 이들도 다 치트 스킬을 보유했고 여주인공과 다르게 유복한 왕족이나 귀족으로 환생했다는 설정에서 조금은 불합리가 느껴지죠. 근데 여기서 문득 여주인공은 미궁에서 잡아먹는 마물 중에서 같은 반 학생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못 했을까 하는 것입니다. 여주인공은 학급 전체가 말려 들었다는 걸 미처 깨닫지 못했다는 걸로 퉁칠 수도 있겠습니다만. 이것도 좀 넣어 줬으면 보다 시리어스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군요. 사실 이 생각이 든 연유가, 여주인공이 잡아먹으려 했던 커다란 알이 여주인공은 몰랐지만 사실은 같은 반 여학생이었거든요. 껍질이 깨지지 않아 버려둔 걸 마침 인간족 모험가들이 발견해 왕(王)에게 진상하면서 밝혀지죠.

맺으며: 이세계 전생 치트물 답게 한 1/4은 스킬에 관한 이야기로 덮여 있습니다. 어쩌면 지루할 수도 있는 부분이기도 한데, 작가는 이걸 고려했는지 여고생 특유의 말빨과 성향(聲響)을 적극 활용하고 마치 누군가와 대화하듯이 진행하면서 지루할 틈을 주지 않습니다. 거기에 여주인공이 뿜어내는 항상 긍정적인 마인드가 분위기를 다운시키지 않는 효과를 보인다고 할까요. 그리고 미처 생각 못 한 실수를 겪으며 다음부터는 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려는 모습들도 인상적이죠. 다른 학생들의 성별 전환해서 환생했다든가, 여주인공처럼 마물로 환생한 학생도 있고, 유녀(幼女)로 환생한 선생님까지, 오타쿠들이 좋아하는 요소도 빠짐없이 들어가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좀 우려되는 건, 여느 치트물이 그렇듯 치트 스킬의 등장이라는 것은 곧 먼치킨으로 진화를 뜻하고 이후 어느 정도 성장을 이루면 긴장감이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이번 1권에서 보여준 뱀에게 쫓길 때, 지룡(地龍)의 무섭디 무서운 브레스 공격, 소름 돋는 그리마(지네 사촌 돈벌레) 떼에게 쫓길 때, 마치 선사시대 불을 발견한 호모 사피엔스들처럼 약점인 불을 들고 쫓아오는 인간들의 공포 등을 이후에도 느낄 수 있을까 하는, 이런 요소들 덕분에 1권은 더욱 몰입할 수 있었지 않았나 합니다.

 

 

 

 

 

중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본 작품은 7대 죄악이라는 욕망을 사람(마족)으로 표현하면 어떤 느낌일까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욕망은 갈망이 되고 갈망이 깊어질수록 욕망이 강해져 서열이 되는 세계관을 가지고 있죠. 주인공은 이세계로 전생하기 전부터 최소한의 삶에 대한 활동만 하고 대부분을 자는 데만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갈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에 따라 이세계로 전생하고 수십만 년을 침대에서 보내는 나태의 상징이 되었고, 더욱더 먹는 것과 배설조차 귀찮아하는 타락의 끝을 달린 결과 나태의 마왕이 되었습니다. '로나'는 수천 년 동안 그를 시중들며 색욕에 잠기고 싶은 갈망에 따라 밤마다 주인공을 덮치고 있죠. 대마왕 '카논'의 명령에 따라 주인공을 감시하기 위해 파견된 '리제'는 자신이 가진 분노라는 욕망에 따라 나태가 가지는 본질을 이해하기보단 마왕으로서 일을 하지 않는 주인공에게 화가 치밀어 매일 불살라 버리려 하죠. 질투라는 욕망을 가진 '미디어'는 왜 하필 주인공에게 납치되었을까. 그저 자는데 무언가 안고 싶었던 주인공에게 납치되어 그녀는 그 길로 수천 년이라는 시간 동안 밑바닥부터 시작하여 군(軍)을 이끄는 사령관의 위치까지 올라왔습니다.

폭식의 마왕의 침공으로 3군 중 두 개 군단이 궤멸되면서 사실상 주인공은 고립무원이 되어 버렸습니다. 미디어는 다른 사령관 데지와 간신히 살아남았으나 총사령관 '하드'에 의해 무능력하다는 이유로 곧 처형될 위기에 빠지죠. 그렇다면 하다못해 자신의 갈망인 질투를 충족하고자 무엇을 해야 충족할 수 있는지 생각해 갑니다. 그럴수록 주변에 대한 것들에 질투가 생기고, 그럴수록 갈망은 깊어만 가죠. 그러다 자신이 가진 질투라는 본질을 깨닫고 맙니다. 그리고 갈망을 충족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에 따라 그녀는 주인공 방에 침입합니다. 오만은 사람을 위에서 내려다 보고 우월을 해야 직성이 풀리는 원죄입니다. 총사령관 하드는 수십만 년 동안 주인공을 보좌하며 자신이 가진 오만의 본질을 찾아다녔죠. 그리고 찾아냅니다. 자신이 가진 오만을 완성 시키려면 무엇을 해야 되는지를요. 그것은 바로 자신을 창조했던 주인공을 넘어서는 것. 자신보다 강한 자를 우월해야 비로소 오만이 완성된다는 것을. 이번 이야기는 원죄라는 갈망에 따라 오만의 하드가 쿠데타를 일으켜 자신을 창조한 아버지(주인공)를 제끼려는 폐륜을 다루고 있습니다.

1권이 개그였다면 2권은 시리어스를 다루고 있습니다. 7대 죄악인 원죄에 충실하려는 캐릭터들이 그들의 욕망이 어떻게 시작되고 어떻게 완성되어 가는지 그 캐릭터 시각에서 조금은 처절하게 풀어 놓고 있습니다. 가령 주인공이 가진 나태는 지구에 있을 때부터 그가 가진 특성이었고, 이세계로 전생하면서 운이 따랐는지 자기의 갈망에 따라 잠만 자는 게 허락되면서 나태의 마왕으로 탄생하게 되죠. 미디어는 주인공에게 납치된 이후 자신이 가진 질투라는 욕망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찾게 되고 어이없는 해답에 이르게 되는 장면들이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오만의 하드가 이 세상에 태어나 수십만 년 동안 주인공을 위해 주변을 평정하면서 자신의 욕망이 무엇인지 알아가죠. 그것은 강자를 우월하는 것, 결국 자신의 창조주까지 제끼고 자신이 창조주가 되려 하는, 마치 영화 프로메테우스의 '데이빗'을 보는 듯했습니다. 이렇듯 악마(마족)는 마치 피를 갈구하는 흡혈귀처럼 갈망을 추구하고 그 끝이 설사 주인을 해치는 것이라도 멈추지 않는 폭주 기관차라는 거라고 역설합니다. 이런 이야기는 각 캐릭터 시각에서 자서전 형식으로 때론 처절하게 풀어놓고 있죠.

맺으며: 그중에 가장 인상적인 캐릭터를 들라면 질투라는 원죄를 자진 '미디어'를 꼽을 수 있습니다. 자신의 행동이 추하다는 걸 알면서도 갈망을 충족하기 위해 총사령관 하드에 의해 처형될 거라는 걸 뻔히 알면서도 도망가지 않고 주인공 곁에 남는, 목숨보다도 갈망을 우선시하고 결국 충족해가는 장면들이 굉장히 인상적이죠. 그리고 여느 히로인들은 감히 선을 넘지 못하는 부분을 과감히 넘기도 하는데, 적나라하게 표현은 못 하겠고 그냥 축복받지 못하는 19금 요소라고만 해두겠습니다. 사실 주인공이 나서면 모든 게 해결되는 일이기도 했었죠. 미디어의 질투를 받아주고, 리제의 분노의 불길에 좀 타주고, 오만의 하드에게 힘의 차이를 알려 주었다면? 폭식의 마왕이 쳐들어 왔을 때 판타지에서 군주가 그러는 것처럼 제일 먼저 전장에 달려갔으면? 하지만 나태의 본질은 그걸 허락하지 않는 게 인상적이죠. 나태의 본질은 이불 속에서 움직이지 않는 거니까요라고, 인간족 용사가 쳐들어 왔을 때 끝끝내 주인공에게 생채기 하나 못 낸 이유가 이불 속에서 움직이지 않아서 그렇다고 하니(움직이지 않을수록 방어력이 올라간다는 설정) 정말로 설정에 충실함에 있어서 본 작품만큼 완성도 높은 작품은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스포일러를 최대한 자제하는 것도 있지만 사실 제대로 이해 못 한 부분도 있어서 리뷰가 자꾸 두루뭉술해졌군요. 양해 바랍니다.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국가 권력급으로 성장한 주인공은 온갖 곳에서의 러브콜을 마다하고, 국가가 내줄 수 있는 명예와 부를 마다하고 여전히 던전에만 들어가고 있습니다. 사실 여기까지 보면 욕심 없는, 서민적이고, 던전의 위협에서 사람들이 안심하고 지내게 해준다는 친근한 이미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만. 그동안의 고생을 보답받는 것이 없어서 좀 아쉽긴 하죠. 낡은 아파트에서 벗어나 큰 집으로 이사 간다든지, 줄곧 병원에서 익면증으로 잠들어 있었던 어머니와 여행을 다녀온다든지, 대입 준비 중인 여동생을 학원에 보내준다든지, 집안 관련해서 할 일이 엄청 많음에도 주인공 시키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죠. 관심이 없는지, 작가가 이런 쪽 표현에 약한지. 물론 호위로 그림자 병사를 붙여 놓긴 합니다만. 지금은 일단 아는 동생과 2인 길드를 만들어 공식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당면 과제는 레벨 업. 이게 좀 심해서 무엇이 그를 레벨 업에 내몰고 있는지, 던전에서 출몰하는 몬스터들에게 인간을 죽이라는 메시지가 끊임없이 심어진다고 하는 거 보면 주인공은 의식하지 못하고 있지만 던전 시스템이 레벨 업하라고 내몰고 있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죠.

근데 작가가 의식하고 집필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주인공 여동생이 다니는 학교에 던전이 생성되면서 여동생은 위기일발인 상황에 빠집니다. 좀 더 집안을 신경 쓰라는 작가의 배려일까요? 넷플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와 비슷한 일이 벌어지죠. 이렇다 할 메인 히로인이 없는 작품에서 여동생은 무엇보다 귀중한 존재. 몬스터들에 의해 학생들은 떼죽음 당하고 여동생도 위기일발. 이때 주인공은 부산에서 어느 길드의 초청으로 레이드를 뛰고 있습니다. 자, 주인공은 여동생의 위기를 알아채고 제시간에 구할 수 있을 것인가? 이후 주인공의 레벨 업 당위성이 겨우 성립됩니다. 가족을 지켜야 한다는 것. 사실 초반에 이랬으면 개연성이 조금 더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군요. 여동생이 다니는 학교에 던전이 생긴 것도 우연이 아니라는 듯, 세계적으로 던전 생성률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이상 현상이 일어납니다. 이에 주인공의 가치는 더욱 올라가죠. 아니 작가 양반, 이게 중요한 게 아니라 여동생을 휘말리게 했으면 더 챙겨야 되는 거 아님?

아무튼 레벨 업에 더욱 치중하던 주인공은 던전 시스템의 유도로 어느 이중 던전에 들어갑니다. 여기서 예전 E급일때 만났던 석상과 재회하죠. 그에게서 던전 시스템 생상 과정과 왜 주인공만 선택해서 레벨 업 시스템을 주었는지에 대한 복선이 어느 정도 풀립니다. 하지만 호의적이지는 않군요. 주인공 뚜까 패면서 과거인지, 평행세계인지는 모르겠지만 주인공이 되어야 할게 무엇인지 비추죠. 요컨대 의도적으로 이때까지의 레벨 업과 그가 얻었던 직업도 모두 인위적으로 주어졌었다는 것. 그러니까 석상은 어딘가에 써먹기 위해 주인공을 선택했고(뉘앙스로 보면 무언가의 환생체 같기도 하고), 그를 각성 시키려는지 뭔지 잘 모르겠지만 마지막 시험이라면서 궁지로 몰아넣는데... 하지만 그게 무엇이 되었든 주인공은 주인공. 이때까지 여느 작품이고 적이 시킨다고 고대로 되었던 주인공이 있었던가요. 그런데 내버려둬도 잘 빌어먹고 있는 주인공 구한답시고 애꿎은 헌터들을 몰살 시키는 건 좀 아니잖아 같은 일도 일어나서 마이너스로 다가옵니다.

여기서 한 가지 흥미로운 일이 벌어집니다. 제주도를 발판 삼아 제2의 을사조약을 꿈꿨던 일본에 초대형 S급 던전이 출몰하면서 멸망의 길을 걷는다는 것이군요. 제주도에서 S급 헌터를 대거 잃었던 일본은 대응 불가능하게 되었죠. 주인공 때문에 파워 인플레가 일어나고는 있지만, 사실 본 작품에서 몬스터는 굉장히 강하죠. 제주도에 발생했던 개미던전에서 출몰한 수컷 개미 한 마리가 일본으로 건너가 작은 도시 하나를 궤멸 시켰을 정도니까요. 그렇담 일본의 위기를 구해줄 사람은 누구인가. 사실 이 부분에서 현실 국가가 아니라 가상의 국가를 만들고 좀 더 당당하게 역사적으로 반성할 거 있으면 해야 된다는 메시지를 던졌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군요. 그러나 반대로 애니메이션 2기가 제작된다고 하던데 분명 이 부분도 애니화 될 테고 어떻게 표현될지 기대된다고 할까요. 주인공은 미국으로부터 모임에 초청받는 등 날로 입지를 굳혀가고 월드적인 유명인이 되어 갑니다. 이제 주인공의 다음 행동은?

맺으며: 그래도 여전히 높은 점수를 줄만한 게 억지로 히로인을 만들지 않으며 엮으려 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병원 간호사 등 그동안 썸 탈만한 캐릭터는 있었지만 연결된 건 없었죠. 너무 충실해서 김빠질 정도랄까요. 그래서 모 히로인이 조금씩 치고 올라오고 있어서 반갑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얘들 고등학생도 아닌데 좀 더 과감하게 행동시키면 안 될까요. 여동생에 대해서도 분량을 더 뽑을 수 있었을 텐데, 가정에 소홀히 하는 아빠처럼 그러지 말고 얘기도 좀 하고 그러자고요. 근데 완결되어 버렸으니 이런 말 해봐야 소용없겠지만요. 많은 게 아쉽습니다. 주인공 먼치킨이야 흔하니까 이건 넘어가더라도 주변과 좀 더 어울렸으면 어땠을까 싶더군요. 일본 작품들에 흔히 나오는 아싸들도 주변과 어울리며 사회성을 키웠는데. 본 작품에서는 레벨업성애자가 되어서 던전만 싹쓸이하는 장면들만 있으니 조금은 불만족스러웠군요. 그만큼 진행이 빨라서 지루해지지 않는 장점은 있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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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석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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