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재와 환상의 그림갈 1권 -낙오자들의 청춘 드라마- (스포주의)
이 작품은 이세계물 입니다. 현실 세계에서 이세계인 그림갈로 넘어간 주인공 일행은 살아남기 위해 필사적으로 고블린과 전투를 벌이고, 드랍템을 돈으로 바꿔 근근히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낙오자들의 청춘 자화상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특이한 설정을 첨부 하고 있는데요. 이세계로 소환되면서 현실 세계의 기억을 잃은 것으로, 여타 이세계물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설정으로써 현실 세계에서의 경험과 지혜와 이세계에 대한 환상과 사전정보를 차단하여 등장인물들로 하여금 발가벗은 그대로 시작하게 합니다. 영화 배틀로얄이나 브툼(BTOOOM)을 연상 시키기도 하는데요. 다만 두 작품과는 다르게 서로 죽이기는 하지 않는다는 거지만 살아 남기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해야되는건 일맥상통 합니다.
이세계에 떨어진 12명은 다들 상위 파티를 맺어 떠나고 남은 하루히로는 어영부영하는 사이에 낙오자들로만 구성된 유메, 란타, 시호루와 파티를 맺어 변경 마을 오르타나에 첫발을 내 딛습니다. 이후 마나토와 모구조가 파티에 합류하게 되고 천성이 나서는 성격이 아니었던 하루히로를 대신해 마나토가 잠정적인 리더가 되어 이들은 살아남기 위해 몬스터인 고블린 사냥을 시작 합니다.
잘될리가 없습니다. 각 직업군에 속한 길드에 들어가 7일간 훈련을 받고 나왔다곤해도 현실 세계에 대한 기억은 고사하고 이세계에 대한 정보조차 가지지 않은 상태에서 고블린 한마리 조차 버거워 합니다. 사냥꾼 유메가 쏜 화살은 뒤로 날아가고, 마법사인 시호루가 눈 감고 쏜 마법은 파티원 얼굴에 직격 합니다. 전사 모구조가 휘두른 칼은 나무에 박히고, 칼을 그냥 휘두르기만하는 암흑기사 란타, 상처난 파티원을 치료하랴 몬스터 견제하랴 지시 내리랴 3인분을 소화하는 신관 마나토, 단검으로 휘두르지만 좀처럼 잘 안되는 도적 하루히로. 그렇게 6명이서 겨우 잡은 고블린 한마리에게서 얻은걸로는 하루 먹을 식량과 여관비 대기도 벅찼고, 운좋게 고블린을 잡은 날보다 하루종일 허탕 치는 날이 더 많았습니다.
그렇게 요령을 터득하며 조금식 성장하고 고블린 한두마리는 거뜬하게 해치우며 벌이도 좋아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서로의 느낌과 감정을 알아가고 연애감정도 꽃피우기 시작 합니다. 또래의 여자들처럼 꾸미는데 관심을 보이는 유메와 시호루, 언제나 상냥하고 잘 보살펴주는 마나토에게 연심을 품게되는 시호루, 하지만 그날도 여느날과 마찬가지로 사냥을 나갔던 하루히로 파티는 버거운 고블린을 상대로 패주하면서 마나토를 잃게 됩니다. 늘 파티 중심에서 파티원들을 다독여주고 치료해주고 온화한 성격에 화 한번 안내던 그는 고블린이 던진 칼에 유명을 달리 합니다.
구심점을 잃어버린 하루히로 파티, 비로써 덧없는 인생을 알아 버렸습니다. 당연하게 있던 것이 없어진 빈자리는 무엇으로도 매꾸지 못하였습니다. 파티에서 신관을 잃어버렸다는건 사냥도 불가능하다는 것...
1분기 신작중에 본 작품의 애니메이션이 방영중에 있습니다. 애니메이션을 보고 원작은 어떨까해서 구입해본 필자는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는데요. 보통 원작인 라노벨을 애니화하였을때 줄거리만 추려서 두리뭉실 만드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이 작품의 애니메이션은 원작보다 더욱 치밀하게 구성하였습니다. 가령 마나토를 잃고 밤중에 나와 고뇌하거나 신념을 알아가는 하루히로의 장면은 원작에는 없습니다.
특히 하루히로가 마나토를 생각하며 독백으로 지금의 '우리'를 너에게도 보여주고 싶다.나 애니메이션 8화부분에서 하루히로 파티가 마나토의 의용병 단증을 구입해 그의 무덤에 바치는 장면은 라노벨에서는 에필로그 형식으로 언급될뿐, 최대 백미였던 '눈오는 장면'은 나오지 않습니다. 필자 주관적으로 애니메이션에서 눈오는 장면은 최고로 칭해도 무난하였습니다.
원작인 라노벨과 애니메이션을 비교 했을때, 필자는 애니메이션에 좀더 점수를 주고 싶군요.
보통 원작인 라노벨이 애니화 되었을때 충실성이 역전되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여튼 그렇게 마나토를 보내고 새로운 신관 메리를 영입 합니다. 이 부분도 애니메이션과 똑같이 갑니다. 여기서도 몇몇 요소는 애니메이션이 좀더 구체적으로 나오고 있으며 메리의 과거를 밝히는 장면은 이럴수가를 연발해야할 정도로 애니메이션이 더 극적 입니다. 대신에 라노벨은 애니메이션에서 잘 느끼지 못했던 하루히로의 파티가 메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좀더 구체적으로 나오는데요. 선의가 계속되면 그것이 권리인줄 안다고 현실에서도 꼬집는 경우가 많은데 하루히로의 파티가 딱 그짝 입니다. 당연하게 마나토와 똑같이 해주길 바라게 되고 그렇지 않게 되자 흠잡기 바쁘고 시노하라에게서 그녀의 과거를 알고 나서야 비로써 자신들이 마나토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메리에게 어떤 기대를 하려 했는지 깨닫게 된다는 것 입니다.
기억을 잃은 채 이세계로 넘어와 살기위해 필사적으로 몸부림치고, 살아있는 생명체를 죽일때 고뇌를 비추고, 티격태격 소소한 싸움도 했습니다. 소중한 사람도 잃고 새로운 사람을 받아 들였습니다. 그렇게 메리를 영입하고 파티는 조금 더 성장 하였습니다. 스킬도 새로 익히고 고블린도 5마리까지 동시에 처리가 가능해졌습니다. 그리고 마나토를 그렇게 보내야만했던 원흉 고블린도 격전끝에 처치 하였습니다. 한때 붕괴되지 않을까 했던 파티는 공고히 해졌고 사그라들었던 연애 감정이 다시 피어납니다.
보통 원작인 라노벨이 감정으로 느끼는 부분이 월등했던 반면에 본 작품은 애니메이션이 감정으로 느끼는 부분이 더 크게 작용 합니다. 그래서 읽는데 약간 고역이 뒤 따르기도 하였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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